[종목 분석] 레고켐바이오, ADC 시장에서 경쟁력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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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2006년 설립된 ADC(항체·약물 접합체) 및 합성신약 전문기업이다. 합성신약 원천기술인 ‘레고케미스트리(LegoChemistry)’, 차세대 ADC 원천기술 ‘콘쥬올’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수의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레고켐바이오는 핵심 사업인 ADC 관련 총 7건의 기술이전, 누적 계약총액 3조6000억 원을 달성했다. 기술이전 외에도 이뮨온시아, 안텐진, 셀렉타, 한미약품 등 다수의 국내외 기업들과 공동연구·개발 및 기술이전 옵션 계약을 체결하며 ADC 시장에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입증했다.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ADC, 2026년까지 연평균 39% 성장 전망
ADC란 ‘마법의 탄환’이라 불릴 만큼 단일클론항체의 표적화 능력과 세포 독성 약물의 강력한 세포 살상 능력을 결합시킨 항체의약품이다. 정상 조직 세포에서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표적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 ADC의 주요 개발 목적이다.
이처럼 효과가 강력하면서 부작용이 없는 치료제의 가능성 때문에 ADC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2018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획득한 ADC 치료제는 2000년 화이자의 ‘마일로타그’를 시작으로 다케다·시애틀 제네틱스(시젠)의 ‘애드세트리스’, 로슈의 ‘캐사일라’ 등 4개에 불과했다.
친수성이 강한 항체와 친유성이 강한 화합물 간 연결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표적 암세포가 아닌 정상 조직에서 항체와 링커가 조기에 끊어지게 될 경우 원하지 않는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2019년 12월 2종의 ADC 치료제 ‘패드세브’(시젠·아스텔라스 제약)와 ‘엔허투’(다이이치산쿄·아스트라제네카)가 허가를 획득하며 ADC 기술에 대한 관심은 다시 높아졌다. 이를 기점으로 2020년에는 이뮤노메딕스(길리어드에 인수)가 최초의 ‘Trop2’ ADC인 ‘트로델비’ 상업화에, GSK는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블렌레프’ 상업화에 성공했다.
2021년에는 ADC테라퓨틱스의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치료제 ‘자일론타’와 시젠·젠맙의 자궁경부암 치료제 ‘티브닥’이 상업화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2018년까지 5개에 불과하던 ADC 신약은 2021년 현재 12개로 빠르게 증가했다.
글로벌 ADC 시장 역시 고성장이 예상된다. 이밸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2020년 37억2000만 달러(약 4.4조 원)이던 ADC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39% 성장해 264억1000만 달러(31.4조 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상업화된 ADC의 적응증 확장이 본격화되는 만큼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ADC의 미충족 수요 충족시켜줄 레고켐바이오의 ‘콘쥬올’ 플랫폼
ADC 치료제 시장 고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며 개발되는 ADC 파이프라인의 수도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출시 또는 출시를 앞둔 후기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의 ADC 치료제들은 균질의 단일물질 ADC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균질의 ADC 치료제가 아니라는 의미는 동일한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는 ADC의 구성 요소인 항체와 링커를 결합하는 방식의 기술적 한계 때문이다.
이러한 1세대 ADC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ADC 기술로 레고켐바이오의 콘쥬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콘쥬올 기술은 1세대 ADC 기술과는 달리 링커가 부착될 수 있는 부위(CaaX body)를 활용해 특정 부위에만 톡신이 결합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순도 높은 단일물질 생성이 가능해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우수한 치료 효과로 이어진다. 최근에는 CaaX body 없이도 링커와 결합이 가능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CaaX body 부착을 꺼려온 항체 개발사 수요에도 부합한다.
콘쥬올은 우수한 항체·링커 결합기술뿐만 아니라 높은 링커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 효과적인 톡신 방출이 가능하다. 또한 암세포에만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톡신을 개발해 부작용은 낮고 효과는 우수한 ADC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
레고켐바이오는 차세대 ADC 기술을 바탕으로 다수의 글로벌 신약 개발사들과 플랫폼 및 물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포순과 HER2 ADC 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시작으로 다케다와 ADC 플랫폼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0년에만 익수다, 시스톤, 픽시스와 총 4건의 플랫폼 및 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유럽 소재 바이오텍인 소티오와 계약금 및 마일스톤 포함 최대 1조2000억 원 규모의 ADC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그 외에도 여전히 다수의 ADC 물질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인 만큼 ADC에 대한 높아진 관심 속 추가적인 기술이전 모멘텀도 존재한다.
레고켐바이오의 기술이전된 파이프라인들 중 임상 단계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은 포순이 중국에서 진행 중인 HER2 ADC가 있다. 현재 HER2 ADC 임상 1a상 역시 순항 중이며, 조만간 1a상 마무리를 통해 유방암 환자 대상 1b상 개시가 예상된다. 2022년에는 대규모 글로벌 학회에서 1a상 결과 발표와 더불어 위암 환자 대상 2상이 개시될 예정이다. 콘쥬올 플랫폼이 적용된 첫 임상 결과 발표인 만큼 아직 기술이전되지 않은 HER2 ADC 글로벌 판권에 대한 가치 부각과 더불어 ADC 플랫폼에 대한 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2021년 자금조달을 바탕으로 후보물질 확보 가속화 및 자체 임상 개시 전망
지난 7월 레고켐바이오는 제3자 배정 1600억 원 규모 전환우선주 발행 결정을 공시했다. 제3자 배정에는 쿼드자산운용, 한국투자파트너스, 데일리파트너스 등 국내 주요 바이오 벤처펀드들이 참여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이번 자금조달을 통해 후보물질 단계 파이프라인을 기술이전하고 기존 항체 보유 회사와의 수익배분 모델을 통해 물질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공격적인 자체 글로벌 임상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동시에 항체 기술도입을 통한 수익성과 파이프라인 가치 제고 등을 통해 기술이전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매년 1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자체 임상 개발할 예정이며, 임상 단계에서의 기술이전을 통한 기술이전 규모 확대도 가능하다. 이미 임상 개발을 담당할 미국 자회사 설립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만큼 2022년부터 자체 임상 개시가 기대된다. 물론 기존의 후보물질 단계 파이프라인 기술이전이라는 전략과 자체 임상 개발 전략은 병행될 예정인 만큼 여전히 다수의 기술이전 모멘텀은 유효하다. 오히려 자체 임상개발까지 더해짐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ADC 제약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계획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저자 소개>
이동건
서강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연세대에서 제약산업학 협동과정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 하나금융투자에서 제약·바이오 업종 분석 업무를 시작해 현재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헬스케어팀장 겸 애널리스트로 재직하고 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2월호에 실렸습니다.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ADC, 2026년까지 연평균 39% 성장 전망
ADC란 ‘마법의 탄환’이라 불릴 만큼 단일클론항체의 표적화 능력과 세포 독성 약물의 강력한 세포 살상 능력을 결합시킨 항체의약품이다. 정상 조직 세포에서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표적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 ADC의 주요 개발 목적이다.
이처럼 효과가 강력하면서 부작용이 없는 치료제의 가능성 때문에 ADC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2018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획득한 ADC 치료제는 2000년 화이자의 ‘마일로타그’를 시작으로 다케다·시애틀 제네틱스(시젠)의 ‘애드세트리스’, 로슈의 ‘캐사일라’ 등 4개에 불과했다.
친수성이 강한 항체와 친유성이 강한 화합물 간 연결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표적 암세포가 아닌 정상 조직에서 항체와 링커가 조기에 끊어지게 될 경우 원하지 않는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2019년 12월 2종의 ADC 치료제 ‘패드세브’(시젠·아스텔라스 제약)와 ‘엔허투’(다이이치산쿄·아스트라제네카)가 허가를 획득하며 ADC 기술에 대한 관심은 다시 높아졌다. 이를 기점으로 2020년에는 이뮤노메딕스(길리어드에 인수)가 최초의 ‘Trop2’ ADC인 ‘트로델비’ 상업화에, GSK는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블렌레프’ 상업화에 성공했다.
2021년에는 ADC테라퓨틱스의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치료제 ‘자일론타’와 시젠·젠맙의 자궁경부암 치료제 ‘티브닥’이 상업화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2018년까지 5개에 불과하던 ADC 신약은 2021년 현재 12개로 빠르게 증가했다.
글로벌 ADC 시장 역시 고성장이 예상된다. 이밸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2020년 37억2000만 달러(약 4.4조 원)이던 ADC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39% 성장해 264억1000만 달러(31.4조 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상업화된 ADC의 적응증 확장이 본격화되는 만큼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ADC의 미충족 수요 충족시켜줄 레고켐바이오의 ‘콘쥬올’ 플랫폼
ADC 치료제 시장 고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며 개발되는 ADC 파이프라인의 수도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출시 또는 출시를 앞둔 후기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의 ADC 치료제들은 균질의 단일물질 ADC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균질의 ADC 치료제가 아니라는 의미는 동일한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는 ADC의 구성 요소인 항체와 링커를 결합하는 방식의 기술적 한계 때문이다.
이러한 1세대 ADC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ADC 기술로 레고켐바이오의 콘쥬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콘쥬올 기술은 1세대 ADC 기술과는 달리 링커가 부착될 수 있는 부위(CaaX body)를 활용해 특정 부위에만 톡신이 결합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순도 높은 단일물질 생성이 가능해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우수한 치료 효과로 이어진다. 최근에는 CaaX body 없이도 링커와 결합이 가능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CaaX body 부착을 꺼려온 항체 개발사 수요에도 부합한다.
콘쥬올은 우수한 항체·링커 결합기술뿐만 아니라 높은 링커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 효과적인 톡신 방출이 가능하다. 또한 암세포에만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톡신을 개발해 부작용은 낮고 효과는 우수한 ADC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
레고켐바이오는 차세대 ADC 기술을 바탕으로 다수의 글로벌 신약 개발사들과 플랫폼 및 물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포순과 HER2 ADC 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시작으로 다케다와 ADC 플랫폼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0년에만 익수다, 시스톤, 픽시스와 총 4건의 플랫폼 및 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유럽 소재 바이오텍인 소티오와 계약금 및 마일스톤 포함 최대 1조2000억 원 규모의 ADC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그 외에도 여전히 다수의 ADC 물질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인 만큼 ADC에 대한 높아진 관심 속 추가적인 기술이전 모멘텀도 존재한다.
레고켐바이오의 기술이전된 파이프라인들 중 임상 단계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은 포순이 중국에서 진행 중인 HER2 ADC가 있다. 현재 HER2 ADC 임상 1a상 역시 순항 중이며, 조만간 1a상 마무리를 통해 유방암 환자 대상 1b상 개시가 예상된다. 2022년에는 대규모 글로벌 학회에서 1a상 결과 발표와 더불어 위암 환자 대상 2상이 개시될 예정이다. 콘쥬올 플랫폼이 적용된 첫 임상 결과 발표인 만큼 아직 기술이전되지 않은 HER2 ADC 글로벌 판권에 대한 가치 부각과 더불어 ADC 플랫폼에 대한 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2021년 자금조달을 바탕으로 후보물질 확보 가속화 및 자체 임상 개시 전망
지난 7월 레고켐바이오는 제3자 배정 1600억 원 규모 전환우선주 발행 결정을 공시했다. 제3자 배정에는 쿼드자산운용, 한국투자파트너스, 데일리파트너스 등 국내 주요 바이오 벤처펀드들이 참여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이번 자금조달을 통해 후보물질 단계 파이프라인을 기술이전하고 기존 항체 보유 회사와의 수익배분 모델을 통해 물질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공격적인 자체 글로벌 임상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동시에 항체 기술도입을 통한 수익성과 파이프라인 가치 제고 등을 통해 기술이전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매년 1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자체 임상 개발할 예정이며, 임상 단계에서의 기술이전을 통한 기술이전 규모 확대도 가능하다. 이미 임상 개발을 담당할 미국 자회사 설립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만큼 2022년부터 자체 임상 개시가 기대된다. 물론 기존의 후보물질 단계 파이프라인 기술이전이라는 전략과 자체 임상 개발 전략은 병행될 예정인 만큼 여전히 다수의 기술이전 모멘텀은 유효하다. 오히려 자체 임상개발까지 더해짐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ADC 제약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계획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저자 소개>
이동건
서강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연세대에서 제약산업학 협동과정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 하나금융투자에서 제약·바이오 업종 분석 업무를 시작해 현재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헬스케어팀장 겸 애널리스트로 재직하고 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2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