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노바티스의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킴리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T세포의 치료제 ‘제1막’이 열렸다.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DLBCL) 등 일부 혈액암에서 1회 치료만으로 암세포가 몸에서 사라지는 완전관해(CR)가 보고되면서 ‘꿈의 항암제’라는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현존 CAR-T는 한계점이 명확하다. 먼저 혈액암이 아닌 고형암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전체 암 중 혈액암의 비중은 약 16%이며, 나머지는 고형암이다. 과반수를 차지하는 고형암에서 효과가 없어 꿈의 항암제 같은 별명은 허울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CAR-T가 고형암에서 힘을 못 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종양미세환경의 방해 공작이다. 종양미세환경은 활성화된 T세포를 저해하는 조절T세포를 끌어들이는 방어기제를 갖췄다. 더군다나 CD19라는 명확한 항원이 있는 혈액암과 달리 항원이 다양해 CAR-T로 표적하기가 수월하지 않다.

이 때문에 조절T세포를 저해하거나, 고형암이 발현하는 다양한 암 항원을 표적하기 위한 TCR-T, TIL 등의 새로운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는 물론 그 어떤 신약 벤처기업도 아직 성공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다.

T세포는 강력한 면역세포인 만큼 그 종류도 다양하다. 암세포를 공격하는 세포독성T세포를 비롯해 세포독성T세포의 활성을 저해하는 조절T세포, 후천면역에 기여하는 기억T세포 등 종류만큼 역할도 세분화됐다.

우리 몸 최고의 면역항암제인 T세포를 더 정교하고 강력하게 만들려는 노력뿐 아니라 조절T세포를 이용해 또 다른 난치병인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려는 도전적인 연구도 시작됐다.

킴리아, 예스카타 등 자가 CAR-T가 연 T세포치료제의 제1막에 이어, 그 뒤를 잇는 T세포를 활용한 새로운 이야기 ‘제2막’을 이번 호에서 소개한다.

1. REPORT) T세포 르네상스, 1막에서 2막으로
2. FOCUS) T세포의 또 다른 얼굴… TCR-T, 그리고 TIL
3. ANALYSIS) 조절T세포는 왜 주목받는가
4. MARKET) 2021 세포치료제 시장 이모저모
5. HOT COMPANY) 한미약품·테라이뮨·네오젠TC·티카로스


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2년 1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