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part 5. COMPANY] 티카로스, 다양한 신규 플랫폼으로 무장한 차세대 CAR-T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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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늦어도 3월까지는 티카로스의 첫 번째 후보물질 ‘TC011’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하려고 합니다. TC011이 상용화된 킴리아 등에 비해 암세포에 달라붙는 특이도(efficacy)가 60%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 우수한 임상 효과도 기대하고 있죠.”
이재원 티카로스 대표의 말이다. 임상 1상의 적응증은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DLBCL)이다. 노바티스의 킴리아나 길리어드의 예스카타도 이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선발주자들이 해결하지 못한 미충족 수요(unmet needs) 대신 ‘정면승부’를 선택한 셈이다.
이 대표는 “혹자들은 CAR-T가 로컬 비즈니스(지역 사업)라고 하지만 세포치료제를 대신 생산할 수 있는 위탁생산업체(CMO)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어 결국 글로벌 플레이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며 “같은 적응증에서 주목할 만한 임상 결과를 내야 우리 CAR-T가 경쟁사 대비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립 CAR, 컨버터 CAR
가장 먼저 임상 시험대에 오르는 1번 주자 TC011에는 티카로스의 플랫폼 기술 중 하나인 ‘클립 CAR’를 적용했다.
CAR는 암 항원을 인지하는 도메인(antigen recognition domain)과 T세포에게 ‘공격 명령’을 내리는 신호전달 도메인(signaling domain),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힌지 혹은 막 도메인(transmembrane spacer)으로 구성된다.
이 대표는 “더 우수한 항원 인지 도메인과 신호전달 도메인을 찾기 위한 연구는 활발한 반면 힌지 도메인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클립 CAR 기술은 힌지를 구성하는 데 쓰던 기존 물질 대신 신규 단백질(mol-x)을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립 CAR를 적용한 CAR-T의 동물실험 결과, T세포와 암세포 간 상호작용이 강화돼 암세포를 살해하는 효능이 기존 CAR-T 대비 3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힌지 도메인은 표적 항원결정기(epitope)와 단일사슬단편항체항원(scFv) 사이 거리를 좁혀 상호작용을 강화하거나 scFv의 결합친화도를 감소시켜 표적 항원이 아닌 다른 항원에 대한 활성화를 감소시키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카로스의 2번 타자인 TC012는 클립 CAR 기술에 ‘컨버터’라는 또 다른 플랫폼 기술이 추가된 형태다. 이 대표는 “컨버터 CAR-T가 기존 CAR-T 대비 3배 이상 종양 제거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동물실험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컨버터 CAR-T는 변환을 한다는 ‘컨버터’라는 의미처럼 T세포 표면에 있는 서로 다른 면역관문수용체의 세포 외 도메인과 세포 내 도메인을 바꿨다. 다시 말해 T세포의 암세포 공격을 억제하는 CTLA-4 세포 내 도메인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공격을 활성화시키는 CD28의 세포 내 도메인을 끼워 넣었다.
이 대표는 “두 수용체 모두 공동자극분자 B7을 인식하며, CTLA-4의 세포 외 도메인의 친화도(affinity)가 CD28보다 높기 때문에, ‘CTLA4-CD28 키메라’가 발현된 T세포는 더 강하게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 대표는 종양세포와 종양 내 혈관내피세포에서 자주 발현하는 항체를 표적하는 유전자를 추가로 T세포에 넣는 새로운 후보물질 계획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그는 “인간 유래 유방암 조직을 쥐에 넣고 실험해봤을 때 부분반응(PR)을 달성했다”며 “CAR-T로 고형암에서 부분반응을 봤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클립 CAR와 CTLA4-CD28 키메라, 종양 내 혈관내피세포를 표적하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CAR-T라면 고형암에도 효과를 보지 않겠냐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티카로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CAR-T를 켜고 끌 수 있는 스위처블 CAR-T에 대한 전임상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티카로스는 렌티바이러스를 통해 T세포에 키메릭 유전자를 전달한다. 국내 CAR-T 업계에서 임상 속도가 가장 빠른 큐로셀은 짧은 머리핀 RNA(shRNA)를 이용해 면역을 억제하는 PD-1과 TIGIT의 발현을 저해한다. 서울대병원 등 대형 병원과 임상 계획
티카로스는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국립암센터와 손잡고 임상시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티카로스의 참전으로 서울성모병원을 제외한 서울 5대 병원의 CAR-T ‘지형도’가 완성됐다. 삼성서울병원은 큐로셀과 손을 잡고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앱클론은 서울아산병원과 손잡고 임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티카로스가 서울대병원과 연이 닿게 된 건 공동설립자인 최경호·최은영 서울대 의대 교수의 네트워크 덕이 컸다.
이 대표는 “티카로스가 국내 다른 경쟁사보다 임상 진입은 늦었지만 가장 다양한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다”며 “TC011을 시작으로 올해 4분기엔 클립 CAR와 컨버터 기술을 동시에 넣은 TC012의 임상 진입을 개시하고, 내년엔 고형암 임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카로스의 누적 투자금액은 시리즈C를 포함한 330억 원이다. 현재 기업공개(IPO) 주관사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 4분기 중 기술평가를 받은 뒤 기술특례트랙으로 내년 하반기 중 코스닥시장에 입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IPO에 시동을 걸 때쯤이면 TC011은 이미 임상 2상 진입을 앞둬 시장의 플레이어들과 본격적인 효능 경쟁을 벌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2년 1월호에 실렸습니다.
이재원 티카로스 대표의 말이다. 임상 1상의 적응증은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DLBCL)이다. 노바티스의 킴리아나 길리어드의 예스카타도 이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선발주자들이 해결하지 못한 미충족 수요(unmet needs) 대신 ‘정면승부’를 선택한 셈이다.
이 대표는 “혹자들은 CAR-T가 로컬 비즈니스(지역 사업)라고 하지만 세포치료제를 대신 생산할 수 있는 위탁생산업체(CMO)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어 결국 글로벌 플레이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며 “같은 적응증에서 주목할 만한 임상 결과를 내야 우리 CAR-T가 경쟁사 대비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립 CAR, 컨버터 CAR
가장 먼저 임상 시험대에 오르는 1번 주자 TC011에는 티카로스의 플랫폼 기술 중 하나인 ‘클립 CAR’를 적용했다.
CAR는 암 항원을 인지하는 도메인(antigen recognition domain)과 T세포에게 ‘공격 명령’을 내리는 신호전달 도메인(signaling domain),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힌지 혹은 막 도메인(transmembrane spacer)으로 구성된다.
이 대표는 “더 우수한 항원 인지 도메인과 신호전달 도메인을 찾기 위한 연구는 활발한 반면 힌지 도메인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클립 CAR 기술은 힌지를 구성하는 데 쓰던 기존 물질 대신 신규 단백질(mol-x)을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립 CAR를 적용한 CAR-T의 동물실험 결과, T세포와 암세포 간 상호작용이 강화돼 암세포를 살해하는 효능이 기존 CAR-T 대비 3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힌지 도메인은 표적 항원결정기(epitope)와 단일사슬단편항체항원(scFv) 사이 거리를 좁혀 상호작용을 강화하거나 scFv의 결합친화도를 감소시켜 표적 항원이 아닌 다른 항원에 대한 활성화를 감소시키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카로스의 2번 타자인 TC012는 클립 CAR 기술에 ‘컨버터’라는 또 다른 플랫폼 기술이 추가된 형태다. 이 대표는 “컨버터 CAR-T가 기존 CAR-T 대비 3배 이상 종양 제거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동물실험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컨버터 CAR-T는 변환을 한다는 ‘컨버터’라는 의미처럼 T세포 표면에 있는 서로 다른 면역관문수용체의 세포 외 도메인과 세포 내 도메인을 바꿨다. 다시 말해 T세포의 암세포 공격을 억제하는 CTLA-4 세포 내 도메인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공격을 활성화시키는 CD28의 세포 내 도메인을 끼워 넣었다.
이 대표는 “두 수용체 모두 공동자극분자 B7을 인식하며, CTLA-4의 세포 외 도메인의 친화도(affinity)가 CD28보다 높기 때문에, ‘CTLA4-CD28 키메라’가 발현된 T세포는 더 강하게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 대표는 종양세포와 종양 내 혈관내피세포에서 자주 발현하는 항체를 표적하는 유전자를 추가로 T세포에 넣는 새로운 후보물질 계획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그는 “인간 유래 유방암 조직을 쥐에 넣고 실험해봤을 때 부분반응(PR)을 달성했다”며 “CAR-T로 고형암에서 부분반응을 봤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클립 CAR와 CTLA4-CD28 키메라, 종양 내 혈관내피세포를 표적하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CAR-T라면 고형암에도 효과를 보지 않겠냐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티카로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CAR-T를 켜고 끌 수 있는 스위처블 CAR-T에 대한 전임상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티카로스는 렌티바이러스를 통해 T세포에 키메릭 유전자를 전달한다. 국내 CAR-T 업계에서 임상 속도가 가장 빠른 큐로셀은 짧은 머리핀 RNA(shRNA)를 이용해 면역을 억제하는 PD-1과 TIGIT의 발현을 저해한다. 서울대병원 등 대형 병원과 임상 계획
티카로스는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국립암센터와 손잡고 임상시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티카로스의 참전으로 서울성모병원을 제외한 서울 5대 병원의 CAR-T ‘지형도’가 완성됐다. 삼성서울병원은 큐로셀과 손을 잡고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앱클론은 서울아산병원과 손잡고 임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티카로스가 서울대병원과 연이 닿게 된 건 공동설립자인 최경호·최은영 서울대 의대 교수의 네트워크 덕이 컸다.
이 대표는 “티카로스가 국내 다른 경쟁사보다 임상 진입은 늦었지만 가장 다양한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다”며 “TC011을 시작으로 올해 4분기엔 클립 CAR와 컨버터 기술을 동시에 넣은 TC012의 임상 진입을 개시하고, 내년엔 고형암 임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카로스의 누적 투자금액은 시리즈C를 포함한 330억 원이다. 현재 기업공개(IPO) 주관사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 4분기 중 기술평가를 받은 뒤 기술특례트랙으로 내년 하반기 중 코스닥시장에 입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IPO에 시동을 걸 때쯤이면 TC011은 이미 임상 2상 진입을 앞둬 시장의 플레이어들과 본격적인 효능 경쟁을 벌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2년 1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