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 개발 기업인 셀세이프가 9일 GC셀과 세균 진단키트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이 자체 개발한 세균 진단키트를 대규모로 납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C셀은 향후 모든 바이오의약품 품질관리(QC)에 셀세이프의 진단키트를 사용할 예정이다. 한재진 셀세이프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불안으로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이번 계약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세균 진단키트는 생산하는 바이오의약품이 세균, 바이러스 등에 감염돼 오염됐는지를 확인하는 제품이다. 셀세이프가 납품하는 제품은 가장 흔한 감염균인 마이코플라즈마 진단키트다. 현재 마이코플라즈마 진단키트는 써모피셔, 로슈 같은 글로벌 진단기업이 독과점하고 있다. GC셀도 지난해까지 외국 제품을 사용했다.

GC셀이 진단키트를 교체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지난해 초다. 기존에 사용하던 수입 제품의 위양성률(가짜 양성)이 평균 5% 이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월 기준으로 10%에 달하기도 했다. 위양성률이 10%라는 의미는 정상적인 의약품 10개 중 1개는 버리게 된다는 의미다.

GC셀이 주로 생산하는 세포치료제는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높은 위양성률은 손익과 직결된다. 한 대표는 “자체 평가에서 셀세이프 제품의 위양성률은 0%에 가깝게 나왔다”며 “이런 결과를 토대로 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국내 중소기업이 품질력으로 글로벌 기업을 뛰어넘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국내 바이오 소부장 산업의 기술력이 향상된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보고 있다. 바이오 소부장은 국내 기술이 부족해 외국 제품이 주도하고 있다. 한 대표는 “우리 기술력을 증명한 만큼 다른 국내외 기업과의 연쇄적인 계약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