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폴더블폰 렌더링 이미지/사진=레츠고디지털 캡처
애플의 폴더블폰 렌더링 이미지/사진=레츠고디지털 캡처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독주 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르면 내년쯤 폴더블 아이폰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됐던 애플이 2025년에나 폴더블을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씨넷은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의 새로운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이 폴더블폰 출시 계획을 2025년으로 미뤘다고 전했다.

로스 영 DSCC 창업자는 "공급망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폴더블폰 시장 진입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폴더블 아이폰 출시는 2025년 이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애플이 공급망과 수차례 논의 끝에 폴더블폰 출시 시점을 미루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는 "애플은 폴더블 맥북 출시를 위해 공급자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며 약 20인치의 대형 폴더블 노트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공개 시점은 2025년 이후일 것으로 예측하며 이를 통해 애플이 새로운 제품군을 구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공개 시점을 2025년 이후라고만 설명했을 뿐, 실제 출시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애플은 시장성 등의 이유를 들어 폴더블폰 시장을 좀 더 관망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애플의 아이폰 폴더블폰 출시 시점을 두고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애플 소식에 정통한 대만 TF인터내셔널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5월 애플이 2023년에 8인치의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반면 같은해 12월 영 창업자는 "폴더블 아이폰은 아무리 빨라도 2024년 출시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업계가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진출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폴더블폰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계기가 되기 때문. 삼성전자는 2019년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를 처음으로 개발해 선보였고, 이후 현재 클렘셸(조개껍데기) 모양의 갤럭시Z플립 폴더블까지 내놓은 상황이다.

초기 내구성이나 기능이 다소 떨어진다는 비판에도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3를 내놓기까지 무수한 연구개발을 통해 폴더블폰 선두주자로 우뚝섰다. 삼성전자가 현재 폴더블폰 글로벌 시장점유율 88%를 차지한 배경이다.

다만 일반 스마트폰보다 작은 폴더블폰 시장 규모는 아쉬운 대목.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은 890만대다. 같은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13억9100만 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전체 시장에서 폴더블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폴더블폰 출하량은 전년(2020년) 대비 148% 성장했지만 폴더블폰을 내놓은 중국 제조사가 자국에서만 판매하고 있는 점, 화웨이의 경우 P50포켓을 글로벌 출시했으나 구글 안드로이드가 아닌 자체 운영체제(OS) '훙멍'을 사용한 점 등의 한계로 인해 폴더블폰 전체 시장 규모의 성장이 더디다는 해석도 나온다.

애플의 폴더블폰 출시가 연기되면서 당분간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독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을 하반기 주력 플래그십(최상급 기종)으로 채택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폴더블폰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올해는 폴더블폰 판매 1400만대를 목표로 잡았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