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그룹 계열사인 한컴MDS 인수전에 최소 10개사가 뛰어들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한컴MDS 산하 신산업 계열사를 묶어 파는 ‘통매각’ 구조여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컴MDS 인수전에 10여 개 이상 원매자가 참가해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갔다. 전략적투자자로는 시스템통합(SI) 업체와 전자·자동차업계 대기업 계열사들이 참여했다. 소프트웨어(SW) 포트폴리오에 관심 있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도 재무적투자자(FI)로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컴그룹은 상반기 내 모든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합병(M&A)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개별 협상을 통해 수의계약(프라이빗딜) 형태로 진행된다. 대상 지분은 한글과컴퓨터가 보유한 한컴MDS 지분 32.37%다. 한컴그룹 측은 약 1000억원의 매각가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글과컴퓨터는 2015년 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던 MDS테크(현 한컴MDS)의 지분 29.97%를 745억원에 사들였다. 자문사인 케이알앤파트너스는 다음달 초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컴MDS는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임베디드(내장형 시스템)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551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기록했다. 한컴로보틱스(로봇), 한컴모빌리티(모빌리티), 한컴인텔리전스(AI·IoT) 등 14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 대다수가 이번 M&A에서 함께 통매각된다. 한컴프론티스 등 일부 계열사는 제외될 예정이다.

한컴그룹은 지난달 발표한 대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 KDAN모바일과 함께 해외 홀딩스를 마련하는 등 사업군 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컴MDS 산하 기업들은 당장은 수익이 나지 않지만 모두 미래 산업 핵심 기술을 갖춰 투자 여력이 있는 주주, 특히 대기업이나 PEF 운용사가 관심을 가질 만한 사업 영역”이라고 전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