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이 세계 최초로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를 광범위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26일 밝혔다.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미토콘드리아 DNA에 변이가 생기면 5000명 중 한 명 꼴로 심각한 유전질환을 갖게 된다. 암·당뇨·노화 관련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DNA 돌연변이 95개 중 90개는 DNA를 구성하는 4종의 염기인 아데닌(A)과 티민(T), 구아닌(G), 시토신(C) 중 1개에서 변이가 생기는 ‘점 돌연변이’다

돌연변이가 생긴 염기를 원래의 염기로 교정하면 대부분의 미토콘드리아 유전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까지 DNA의 시토신(C) 염기를 티민(T) 염기로 교정하는 기술만 개발 됐다는 것이다. 전체 점 돌연변이의 10%(9개)에 불과했다.

이번에 IBS 연구진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아데닌(A) 염기를 교정하는 기술(사진)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전체 점 돌연변이의 43%(39개)를 고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 교정 범위를 크게 늘린 셈이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질환 치료 길 열렸다
이번 연구 논문의 제1저자인 조성익 IBS 연구원은 세균에서 유래한 효소(DddA·시토신 탈아미노)에 주목했다. 조 연구원은 이 효소가 사다리 형태로 구성된 DNA의 이중가닥을 일시적으로 풀어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는 이 효소를 이용한 융합 염기 교정 기술을 제작해 인간의 DNA에 실험한 결과 아데닌(A)이 구아닌(G) 염기로 바뀌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총 17개의 DNA를 대상으로 검증한 결과 최대 49%에 달하는 교정 효율을 보여줬다.

교신 저자인 김진수 전 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장은 “마땅한 치료법이 없었던 미토콘드리아 유전질환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며 “바이오제약, 농림수산업, 환경 산업 등에 폭넓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셀에 게재됐다.

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