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석 대표 "비대면 진료, 코로나 끝나도 수요 늘 것" [인터뷰]
“한 해 국내에서 발행되는 처방전은 10억 건에 달합니다. 이 중 5~10%는 온라인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봅니다.”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 굿닥의 임진석 대표(사진)는 27일 ‘코로나19 유행이 수그러들면 비대면 진료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이미 편리함을 경험했기 때문에 재사용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자신했다. 비대면 진료 시장의 성장세가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임 대표는 “집 밖에 바로 식당가가 있어도 음식배달 앱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의료 서비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임 대표가 2012년 창업한 굿닥은 병원 검색 서비스와 비대면 병원 예약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코로나로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후로는 기존 병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40만 건이 넘는 비대면 진료를 중개했다. 굿닥의 비대면 진료 서비스는 실시간 연결이 특징이다. 앱 내 영상 시스템을 통해 신청 즉시 플랫폼 내에서 병원 진료가 가능하다. 2020년 9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20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종식되면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 서비스 자체가 막힐 가능성이 있다. 비대면 진료가 계속 이뤄지려면 현행 의료법을 개정해야 한다.

임 대표는 “재진 등으로 제한이 생길 수는 있지만 결국 비대면 진료가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했다. 그동안 원격 의료에 ‘무조건 반대’ 입장이었던 대한의사협회에서도 기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의협은 대형 병원 쏠림 현상을 우려했는데, 실제 비대면 진료 환자의 81%는 1차 의원급을 이용했다”며 “비대면 진료가 상시 허용되면 바빠서 병원을 못 찾던 회사원도 낮에 진료받거나, 문턱이 높았던 여성 질환에 대한 수요도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국회에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을 토대로 비대면 진료를 상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굿닥은 장기적으로 개인건강기록(PHR) 서비스를 강화해 질병예방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임 대표는 “아프면 상비약이 생각나는 것처럼 굿닥은 아플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상비앱, 헬스케어 분야의 슈퍼앱이 되겠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