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시작부터 달랐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협업툴 등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핵심 기술과 인재를 보유한 스타트업, e커머스 시장의 혈투에서 살아남을 ‘필살기’를 갖춘 플랫폼, 창의력과 기술력으로 메타버스 유니버스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이 투자업계의 러브콜을 받았다. 최근 1년간 벤처캐피털(VC)로부터 시리즈 A 초기 투자를 받은 총 418개 스타트업을 분석한 결과다.
돈 몰리는 스타트업 '대해부'…미래 유니콘, 여기서 나온다
#1 오픈마켓보다 편집숍이 인기

편집 쇼핑몰이 줄줄이 등장했고, 아예 소비자 직접 판매방식(D2C)을 선택하는 중소형 브랜드가 많아지고 있다. 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기업이 다음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후보군이 되는 셈이다. 생활용품 브랜드 생활공작소, 생필품 직거래 커머스 레브잇, 한정판 스니커즈 중개 플랫폼 에스엘디티는 시리즈 A 라운드에서 100억원 이상을 모집했다. 가구 편집숍 브런트도 60억원을 투자받았다.

#2 ‘아묻따’ 비건 열풍

몸에 쓰는 건 ‘아무것도 묻고 따지지 말고’ 비건이다. 비건은 본래 육식하지 않는 완전 채식을 의미하는데 패션, 뷰티 등 분야에서 친환경 마케팅으로 활용되고 있다.

비건을 앞세운 브랜드가 가장 공격적으로 침투하고 있는 분야는 화장품이다. 아로마티카, 슈어베이스, 어뮤즈 등이 비건 화장품 브랜드를 앞세워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클렌즈 주스 업체에서 비건 식품 기업으로 변신한 올가니카는 지난 1월 43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대체육 기업으로 변신한 덕분에 몸값이 제대로 뛴 경우다.

#3 대기업에 맞서는 ‘개인 취향’ 브랜드

e커머스 ‘쩐의 전쟁’에선 D2C 채널을 확보한 브랜드 제품이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제 맥주 브랜드 세븐브로이맥주, 더쎄를라잇브루잉은 제주맥주에 이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e커머스 브랜드를 인수하는 ‘애그리게이터’에 자금이 몰리는 것도 작은 브랜드들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서다.

#4 성역 무너진 전문서비스

법무, 회계, 경영컨설팅, 광고 등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도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중소사업자를 위한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앤굿(30억원)은 변호사업계의 ‘숨고’ 같은 플랫폼이다. 메신저를 통해 전문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트로스트’를 운영하는 휴마트컴퍼니도 30억원을 유치했다. 블록체인 기반의 참여자 보상형 Q&A 서비스를 제공하는 더코퍼레이션도 30억원을 투자받았다.

#5 커지는 팬테크(Fan-tech) 시장

스타트업으로 흘러 들어간 VC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지식재산권(IP)의 범위가 캐릭터, 팬덤으로 확대되는 게 뚜렷하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팬테크, 팬덤 비즈니스 등 부르는 이름도 다양하다.

연예인들의 ‘부캐(부가적인 캐릭터)’ 전문 매니지먼트사인 갤럭시코퍼레이션, ‘원조’ 팬덤 비즈니스 플랫폼 위버스의 핵심 멤버들이 설립한 비마이프렌즈가 대표적이다.

#6 3% 선택을 받은 블록체인 기업

최근 1년간 진행된 시리즈 A 투자금액 가운데 3%가량이 블록체인 기업에 흘러 들어갔다. 블록체인 기반 QR 코드를 활용한 유통관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블록오디세이는 3월 블록체인 분야 최고 투자금인 358억원을 유치했다.

블록체인 투자 인프라를 가장 활발하게 확장하는 기업으로 DSRV랩스가 꼽힌다. 멋쟁이사자처럼은 코딩 교육에서 P2E 대체불가능자산(NFT) 게임회사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사례다.

#7 콘텐츠 몸값 키우는 메타버스

메타버스 관련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시장도 더불어 커지고 있다. 시각특수효과(VFX) 제작사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3월 시리즈 A 라운드에서 1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숨에 유치하며 1조원대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8 왜 기업용 협업툴에 몰려드나

코로나19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B2B SaaS)과 물류 자동화가 두 축으로 꼽힌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스윗테크놀로지스는 글로벌 기업용 협업툴 슬랙에 도전하고 있다. 온라인 화이트보드 기반의 비주얼 협업툴 ‘알로’(SW 개발사 오시리스시스템즈), 리서치와 문서작성 소프트웨어 ‘타입드’(비즈니스캔버스), 매장 직원의 스케줄 및 업무관리 등 현장 직원을 위한 협업툴 ‘샤플’(샤플앤컴퍼니)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협업툴이 줄줄이 투자를 유치했다.

허란/김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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