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이 끌고 정부가 민다"…과기부, R&D 예타 조건 대폭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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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업무보고…관련 위원회 수 절반으로 줄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해 국가혁신체제를 민관협력을 기반으로 새롭게 구축한다.
또 정부위원회를 대대적으로 통폐합하는 대통령실의 기조에 맞춰 과학기술 관련 정부 소속 위원회의 절반을 정리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1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독대해 이런 내용을 포함한 업무보고를 했다.
◇ R&D 예타 기간·조사 대상 기준 완화
과기정통부는 민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체계를 세우기 위해 R&D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 사업의 조건을 크게 완화한다.
예타 조사 기준을 현재 500억 원 이상의 사업에서 1천억 원 이상의 대형 사업으로 바꿔 대상을 축소하고, 예타 통과 이후에도 사업 계획을 바꿀 수 있도록 한다.
예타 조사 기간도 총사업비 3천억 원 이하인 경우 6개월로 단축한다.
현재는 총사업비와 관계없이 9∼11개월간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과기정통부 장관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민관협의체에 참여하며, 민간전문가가 직접 초격차 전략기술 프로젝트를 설계토록 한다.
국가 전략기술은 오는 9월까지 선정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들 기술을 육성하기 위해 범부처 사업에 대한 통합적 R&D 예산 배분·조정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 원천기술 확보 노력…반도체 '민관 총력체제'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제2의 반도체'처럼 10∼20년 후까지 우리 미래를 책임질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투자를 유도한다.
우선, 양자·바이오·6G 등 새롭게 태동하는 첨단분야는 민관 협업으로 기초·원천 기술을 개발해, 핵심 특허를 조기에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이미 강점을 가진 반도체, 소형원전, 디지털 신산업, 사이버보안 등 분야는 해외진출 지원 등을 통해 차세대 기술이 최단 시간 내에 시장에 진입하도록 지원한다.
정부는 또 그간 국가가 개발을 주도해 온 위성·발사체 등 우주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체계종합기업을 육성하고 민간 주도의 우주 경제 시대를 촉진한다.
중요성이 계속 커지고 있는 반도체 분야는 '민관총력체제'를 가동해 산학연이 보유한 장비와 인프라를 연계·공동활용한다.
이런 기술혁신을 위해 단기로는 수요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중장기로는 최고급 인재 확보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를 중심으로 대학에 계약정원제로 반도체 계약학과를 설치하고 마이크로학위와 디지털 학석사 통합 과정 등 '패스트러닝 트랙'을 마련한다.
◇ 허준이 필즈상 계기로 외국과 인력교류 강화
정부는 역량 있는 인재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연계하고 우수연구자에게 10년간 장기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한우물파기' 사업 등을 지원한다.
또, 서울대 초빙석좌교수이던 일본의 필즈상 수상자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의 도움으로 수학적 재능을 발견한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의 사례를 참고해 외국과 인력교류를 강화키로 했다.
국내에 해외 석학과 인재를 유치하고, 우수한 박사후연구원에게는 국외 선진기관 연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 위원회 수 절반으로…누리호 성공에 '우주위'만 대통령 소속 유지
과기정통부는 각 부처의 공통과제인 '위원회 정비'에 앞장서기로 했다.
과학기술 분야의 정부 위원회 28개 중 11개는 폐지하고 3개는 소속을 하향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 수준의 절반만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5일 대통령 직속 위원회는 최대 70%까지, 전 부처 기준으로는 30%에서 최대 50%까지 각종 정부 소속 위원회를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대통령 소속 위원회 중에서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폐지되며,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총리 소속으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국가우주위원회가 대통령 소속을 유지하는 유일한 과학기술 분야 위원회가 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국가우주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으로 유지키로 한 이유로 범부처 역량 결집과 조정의 필요성을 들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로 촉발된 대한민국 우주경제 비전 실현의 상징"이라며 "우주정책의 범위가 R&D에서 안보,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리 및 부처 소속 위원회는 총 25개로 이중 10개가 폐지되고, 국무총리 소속 위원회였던 원자력진흥위원회와 정보통신전략위원회 등 2개가 부처 소속으로 하향된다.
우체국보험분쟁조정위원회 등 다른 기구로 대체할 수 없고 분쟁을 조정하는 등 준사법적 성격을 가진 위원회 13개만 남긴다.
폐지되는 위원회 중 국가초고성능컴퓨팅위원회와 국가핵융합위원회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로, 인터넷주소정책심의회는 정보통신전략위원회로 통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따라 헌법 제127조 제③항에 근거해 설치된 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구조개편이 불가피해보인다.
임요업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정책과장은 전날 열린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서 "(과학기술자문회의는) 자문기능과 정책심의기능이 혼재돼 있다"며 "(헌법에 역할이 명시돼있으므로) 자문하는 기능은 그대로 남겨둬야겠지만, 정책을 민간 중심으로 심의하는 기능은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국제과학기술벨트협의회, 성과지표심의위원회, 여성과학기술인육성위원회 등 성격상 순수 자문이나 전문성 확보를 위해 설치한 위원회들이 통폐합된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업무보고 전날인 14일 기자 상대 사전브리핑에서 "위원회들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열리고 있는지, 상황이 바뀌어서 더는 필요 없어진 부분이 있는지 등의 기준에 따라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해 국가혁신체제를 민관협력을 기반으로 새롭게 구축한다.
또 정부위원회를 대대적으로 통폐합하는 대통령실의 기조에 맞춰 과학기술 관련 정부 소속 위원회의 절반을 정리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1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독대해 이런 내용을 포함한 업무보고를 했다.
◇ R&D 예타 기간·조사 대상 기준 완화
과기정통부는 민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체계를 세우기 위해 R&D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 사업의 조건을 크게 완화한다.
예타 조사 기준을 현재 500억 원 이상의 사업에서 1천억 원 이상의 대형 사업으로 바꿔 대상을 축소하고, 예타 통과 이후에도 사업 계획을 바꿀 수 있도록 한다.
예타 조사 기간도 총사업비 3천억 원 이하인 경우 6개월로 단축한다.
현재는 총사업비와 관계없이 9∼11개월간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과기정통부 장관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민관협의체에 참여하며, 민간전문가가 직접 초격차 전략기술 프로젝트를 설계토록 한다.
국가 전략기술은 오는 9월까지 선정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들 기술을 육성하기 위해 범부처 사업에 대한 통합적 R&D 예산 배분·조정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 원천기술 확보 노력…반도체 '민관 총력체제'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제2의 반도체'처럼 10∼20년 후까지 우리 미래를 책임질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투자를 유도한다.
우선, 양자·바이오·6G 등 새롭게 태동하는 첨단분야는 민관 협업으로 기초·원천 기술을 개발해, 핵심 특허를 조기에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이미 강점을 가진 반도체, 소형원전, 디지털 신산업, 사이버보안 등 분야는 해외진출 지원 등을 통해 차세대 기술이 최단 시간 내에 시장에 진입하도록 지원한다.
정부는 또 그간 국가가 개발을 주도해 온 위성·발사체 등 우주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체계종합기업을 육성하고 민간 주도의 우주 경제 시대를 촉진한다.
중요성이 계속 커지고 있는 반도체 분야는 '민관총력체제'를 가동해 산학연이 보유한 장비와 인프라를 연계·공동활용한다.
이런 기술혁신을 위해 단기로는 수요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중장기로는 최고급 인재 확보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를 중심으로 대학에 계약정원제로 반도체 계약학과를 설치하고 마이크로학위와 디지털 학석사 통합 과정 등 '패스트러닝 트랙'을 마련한다.
◇ 허준이 필즈상 계기로 외국과 인력교류 강화
정부는 역량 있는 인재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연계하고 우수연구자에게 10년간 장기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한우물파기' 사업 등을 지원한다.
또, 서울대 초빙석좌교수이던 일본의 필즈상 수상자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의 도움으로 수학적 재능을 발견한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의 사례를 참고해 외국과 인력교류를 강화키로 했다.
국내에 해외 석학과 인재를 유치하고, 우수한 박사후연구원에게는 국외 선진기관 연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 위원회 수 절반으로…누리호 성공에 '우주위'만 대통령 소속 유지
과기정통부는 각 부처의 공통과제인 '위원회 정비'에 앞장서기로 했다.
과학기술 분야의 정부 위원회 28개 중 11개는 폐지하고 3개는 소속을 하향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 수준의 절반만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5일 대통령 직속 위원회는 최대 70%까지, 전 부처 기준으로는 30%에서 최대 50%까지 각종 정부 소속 위원회를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대통령 소속 위원회 중에서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폐지되며,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총리 소속으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국가우주위원회가 대통령 소속을 유지하는 유일한 과학기술 분야 위원회가 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국가우주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으로 유지키로 한 이유로 범부처 역량 결집과 조정의 필요성을 들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로 촉발된 대한민국 우주경제 비전 실현의 상징"이라며 "우주정책의 범위가 R&D에서 안보,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리 및 부처 소속 위원회는 총 25개로 이중 10개가 폐지되고, 국무총리 소속 위원회였던 원자력진흥위원회와 정보통신전략위원회 등 2개가 부처 소속으로 하향된다.
우체국보험분쟁조정위원회 등 다른 기구로 대체할 수 없고 분쟁을 조정하는 등 준사법적 성격을 가진 위원회 13개만 남긴다.
폐지되는 위원회 중 국가초고성능컴퓨팅위원회와 국가핵융합위원회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로, 인터넷주소정책심의회는 정보통신전략위원회로 통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따라 헌법 제127조 제③항에 근거해 설치된 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구조개편이 불가피해보인다.
임요업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정책과장은 전날 열린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서 "(과학기술자문회의는) 자문기능과 정책심의기능이 혼재돼 있다"며 "(헌법에 역할이 명시돼있으므로) 자문하는 기능은 그대로 남겨둬야겠지만, 정책을 민간 중심으로 심의하는 기능은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국제과학기술벨트협의회, 성과지표심의위원회, 여성과학기술인육성위원회 등 성격상 순수 자문이나 전문성 확보를 위해 설치한 위원회들이 통폐합된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업무보고 전날인 14일 기자 상대 사전브리핑에서 "위원회들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열리고 있는지, 상황이 바뀌어서 더는 필요 없어진 부분이 있는지 등의 기준에 따라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