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 알뜰폰 스퀘어. 사진=조아라 기자
서대문 알뜰폰 스퀘어. 사진=조아라 기자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본격적으로 통신업에 진출하자 알뜰폰 업계의 불만이 흘러나오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1일 알뜰폰 사업자(MVNO)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요금제 탐색부터 알뜰폰 개통까지 할 수 있도록 기능을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알뜰폰 가입 과정에서는 토스 인증서를 활용할 방침이다. 장민영 비바리퍼블리카 사업전략리드는 "알뜰폰 가입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통신비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면서 은행, 금융권이 잇따라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2019년 10월 금융위원회 금융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을 출시하면서 통신 사업에 진출했다. 현재 약 30만명에 가까운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브엠은 기존 LG유플러스 망에 이어 올 하반기 SK텔레콤과 KT 망을 이용하는 신규 요금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 역시 KT와 손 잡고 이달 초부터 신한은행 앱 '신한 쏠(SOL)'에서 알뜰폰 가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알뜰폰 사업자들과 제휴를 통해 판매채널을 제공한다는 입장이지만, 알뜰폰 업계에서는 향후 신한은행의 통신업 직진출을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금융권이 통신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본업과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제 및 통신 데이터를 결합한 소비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훨씬 더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이용자 생활 패턴을 파악하면 개별 소비자 취향 맞춤형 상품을 선제적으로 출시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더 많은 사업자들이 알뜰폰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알뜰폰 업계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유인책인 시장 특성상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진출할 경우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고사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지난 19일 방송통신위원회에 KB리브엠·통신자회사 등 대기업의 불공정 알뜰폰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방통위의 강력제재를 통한 기존 통신시장(MNO)과의 공정경쟁 회복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아울러 통신 3사에게는 KB리브엠에 대한 보이콧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 특성을 감안하면 자본력을 지닌 대기업들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향후 독과점 시장 형성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