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테슬라', '식품업계의 테슬라'…언론에서는 각 업종의 혁신 기업들을 접할 때마다 이같은 수식어를 쏟아냅니다. 설립된 지 19년이 된 이 자동차 회사는 여전히 혁신 기업의 아이콘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테슬라가 받는 도전도 만만치않습니다. 이 회사를 보는 시선은 (그리고 CEO인 일론 머스크를 보는 시선은) 과거와 같지 않습니다.
지금의 테슬라를 만든 장점들, 그리고 부각되고 있는 이 회사의 리스크 요인을 김필수 대림대 미래모빌리티학과 교수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습니다.
테슬라는 도대체 어떤 기업일까…장·단점 해부하기 [긱스]
테슬라는 전기차 혁신의 아이콘이다. 전기차 생산량이 다른 제작사보다 몇배 많은데, 모델에 따라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도 높다. 영업이익률도 남다르다. 다른 글로벌 경쟁사들은 약 5~6% 수준인 반면 테슬라는 20%를 훌쩍 넘는다.

테슬라의 인기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새로운 기술과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차별화된 특화 요소를 가미해 전기차의 잠재적 소비자들인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테슬라의 미래가 마냥 밝은 것은 아니다. 테슬라만큼 소비자·투자자들의 호불호가 명확한 기업도 흔치 않다.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높은 반면 한편으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매우 크다. 특히 전체적인 품질 수준에 대해서는 '실망스럽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사회적 기여도가 매우 낮은데다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도 가끔 부각된다. 일론 머스크는 애매모호하고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발언으로 사회적 공분을 쌓기도 한다. 그 밖에 심각한 문제점 때문에 테슬라는 양극의 특성을 가진 기업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테슬라의 장점과 단점을 명확히 따져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책임자(CEO) 일론 머스크(사진=AFP)
테슬라의 최고경영책임자(CEO) 일론 머스크(사진=AFP)

OTA부터 온라인 판매까지...테슬라의 남다른 도전

우선 장점을 보자. 왜 테슬라는 잘 팔릴까? 무엇보다 장점을 부각할 줄 아는 기업이라는 점에서다. 테슬라는 크게 두 가지 부분이 소비자를 열광시키고 있다. 우선 OTA(Over The Air)라는 실시간 무선 업데이트 기법이 그렇다. 테슬라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 중 이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물론 이 부분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다른 글로벌 제작사들이 이 부분에 대한 기술적 완성도가 낮아서 적용하지 않은 게 아니다. 자동차는 움직이는 이동수단인 만큼 빠른 속도로 달리는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것은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각 국가별로 규제가 강하다. 우리나라는 아예 진행하기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테슬라는 모험을 택했다. OTA를 다양하게 시도하다 보니 각 국가별로 수출하면서 여러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우리의 경우 자동차 관리법 위반이었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결국 허용됐다. FTA가 상위법인 만큼 막을 수 있는 명분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현대차 그룹 등도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해 진행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운행 도중 문제점이 나타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테슬라는 OTA를 다양하게 진행하다 보니 오래될수록 자동차 자체는 더욱 똑똑해지게 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운행하는 테슬라의 모든 운행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서 분석한 빅 데이터를 다시 모든 차량에 업데이트하면서 차는 더 스마트해진다. 이를 토대로 오토 파일럿이라고 하는 자율주행 기능을 업데이트하고, 결과적으로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앞서가게 됐다. 차를 '움직이는 가전제품',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만들면서 미래를 주도하는 자율주행차로 가고 있다고 하겠다. 이 때문에 테슬라가 하드웨어 회사가 아닌 소프트웨어 회사로 평가되기도 한다. 젊은 층이 가장 열광하는 대목 역시 이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에 있다.

테슬라의 두 번째 장점은 소프트웨어의 강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드웨어 부품을 통합해 소프트웨어로 연계시키는 작업을 확실히 진행하면서 지금도 모든 글로벌 제작사가 고통을 받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에 대응하고 있다. 즉 반도체 여러 개를 하나로 통합하고 이를 소프트웨어로 연계하면서 부족 현상을 극복하고 있다. 리콜의 경우도 기존처럼 하드웨어를 교체하는 방법이 아니라 운행하면서 실시간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다른 글로벌 제작사는 엄두를 내지 못한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다.

테슬라의 또 다른 특징은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판매만 한다는 것이다. 기존엔 딜러를 통한 오프라인 판매가 주된 방법이다. 테슬라가 본사 중심의 온라인 판매만 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큰 변화를 주도했다. 지금은 여러 자동차 기업들이 온라인을 자동차 판매 창구로 활용하고 있지만 신차를 처음부터 온라인만으로 판매한 기업은 테슬라가 유일했다. 이 과감한 시도를 통해 테슬라는 유통 과정에서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판매 방법은 여러 국가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수입차를 대변하는 수입자동차협회가 큰 역할을 하고 있으나 테슬라가 온라인 판매만 하면서 전체적인 판매 시스템을 흔들어 놓았다. '회원사로는 참여하지 않고 먹거리만 빼간다'는 부정적 시각이 부각되기도 했다. 딜러가 없다보니 해당 판매 국가에서 고용 창출 등에도 미미하다. 이익만 가져가고 해당 국가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밉상' 이미지가 커졌다.

테슬라의 미래지향적 혁신은 여러 자동차 회사들의 관행을 바꿔놓았다. 생산 자동화, 배터리 업그레이드, 제작단가 감축을 통한 이익률 극대화, 판매방식의 단순화 등 여러 면에서 글로벌 제작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전과 달리 테슬라의 방식을 차용하고 보완하며 쫓아오는 글로벌 제작사가 많아지다보니 후발 업체들과의 차이가 좁아졌다. 테슬라가 여전히 '혁신의 아이콘'으로 계속 주목받고 있지만 그 간극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
테슬라 매장 (사진=AFP연합)
테슬라 매장 (사진=AFP연합)

내 정보는 얼마나 수집되나..커지는 리스크 요인

테슬라는 다양한 장점 못지않게 리스크 요인을 가지고 있다. 실시간 무선 업데이트 기술 OTA가 그렇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OTA는 양날의 칼이 된다. 운행 도중 전원이 모두 나가는 먹통이 되면서 길거리 한복판에 차량이 정지하는 사태가 생길 수 있다. 또는 모델3의 경우 전원이 나가면 뒷도어가 열리지 않아서 비상시에 탈출을 못하게 될 수 있다보니 국내 자동차관리법 위반 논란도 제기된다. 다른 도어도 전원이 나가면 바닥 매트 등을 들추고 비상 스위치를 당겨야 한다. 직관성이 높은 기존 제작사 차량의 도어 손잡이와는 거리가 먼 방법이어서 위험성은 항상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되는 자율주행 기능의 불완전 논란이 크다. 물론 불법적인 장치를 통해 경고를 무시하고 운행하는 운전자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으나 미국에서만 매년 수백 건 이상의 관련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부분은 상당히 심각하다. 불완전한 자율주행 장치임에도 소비자들에게 알아서 운전을 안전하게 해준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오토 파일럿이라는 명칭도 일반인에게 잘못된 인식을 준다는 점 때문에 독일 법원 등에서 제제가 가해지기도 했다.

세 번째는 해당 국가에 사회적 기여도가 크게 낮다는 점이다. 각 국가마다 절찬리에 판매되어 수익률이 매우 크지만 실질적으로 해당 국가에 투자하는 금액은 미미하다. 우리 나라에서도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사회적 기여도 매우 낮다는 평가를 듣는다. 교육이나 연구시설에 차량를 기부하는 제도도 아예 없다.
국내 지사의 경우도 운신의 폭이 적어서 본사의 지침을 받아서 결정한다. 일각에서는 지사 직원의 복지와 월급 등이 여러 면에서 열악하다는 언급도 나온다. 최근 테슬라 본사 전체 직원의 10% 정도를 해고하는 등 구직과 해직의 잦은 사례는 더욱 부정적이라 할 수 있다. 기업의 윤리적 측면이나 사회에 대한 기여도를 경시하는 방식은 아쉬운 대목이다.

네 번째는 글로벌 시장에 운행되는 모든 테슬라 차량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정보가 합법적으로 수집되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심지어 최근 가동이 되기 시작한 카메라 가능 등을 통해 실내 정보를 얼마나 수집하는 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에서 테슬라 차량의 관공서 출입이 제한되는 것은 주지할 만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약 3년 전 서울 한남동에서 발생한 모델X의 화재로 탑승자가 사망하면서 정보 수집과 관련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사고기록장치가 고장나자 경찰은 이 차량에서 테슬라 본사로 실시간 전송된 차량정보를 제공받아 분석하고 발표했다. 어떤 정보를 합법적으로 수용하는 것인지,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등을 국가 차원에서 잘 들여다보아야 한다.

대외 소통에 소극적이라는 점도 테슬라와 관련해 눈여겨봐야할 대목이다. 문제가 불거지더라도 회사 차원의 해명을 내놓거나 기자회견 등을 갖는 경우가 별로 없다. 소비자의 알권리에 대한 인식이 약하고 회사 전체적으로 '비밀주의'가 팽배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테슬라의 장점 대신 이런 리스크 요인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테슬라에 대한 각국 정부와 소비자의 시각이 예전 같지 않다. 기존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국내에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차 EV6 등이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잡고 있다. 테슬라의 향후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 지 여러 면을 고민을 해야 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모빌리티학과 교수
김필수 대림대 미래모빌리티학과 교수

김필수 한국퍼스널모빌리티 협회장/ 대림대 미래모빌리티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