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망사용료 논의 급물살…GSMA, 분담안 협의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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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MA, 내달 망 투자 분담안 논의
아태지역 행사 열고 의견 모아
구글·메타도 참석…자체 트래픽 절감안 강조
아태지역 행사 열고 의견 모아
구글·메타도 참석…자체 트래픽 절감안 강조
통신 기업들의 구글·넷플릭스 등 ‘빅테크’에 대한 망 투자 비용 분담 요구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 통신사업자 모임인 GSMA가 내달 말 빅테크에 대한 망 투자 비용 분담 요구안 협의를 벌이기로 했다. GSMA는 세계 220여개 국에 걸쳐 통신 사업자 750곳이 참여한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GSMA는 다음달 말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주요 참여사간 회의를 열고 빅테크들의 망 투자비용 분담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GSMA는 이에 대한 전초 단계격으로 지난 2~3일 싱가포르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모바일 360’ 행사를 열어 아태지역 정부와 통신·플랫폼 사업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GSMA는 지난 2~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통신기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함께 이사회를 개최해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에 대한 망 투자 비용 분담안을 논의했으나 이사회 내부 협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당시 행사장에서 만난 한 국외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 기업 관계자는 한국경제신문에 “유럽과 아시아 통신사들이 논의를 적극 벌인 반면 미국 통신사 일부는 협의안에 찬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GSMA가 지역별 의견을 먼저 모으고자 모바일360을 활용했다는 게 통신업계의 설명이다. 이번 행사엔 빅테크 기업인 구글과 메타(옛 페이스북) 통신정책총괄 임원도 참여했다. 구글에선 글로벌통신정책총괄이, 메타는 아태지역 통신정책총괄이 참석해 통신사 관계자들과 논의를 벌였다. 국내에선 KT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참여했다.
이번 논의 자리에서 통신사들은 트래픽 비중을 크게 차지하는 글로벌 CP들이 네트워크 투자에 동참해야 한다는 논의를 벌였다.
행사에서 디지털 생태계 투자·이용간 선순환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발표한 신현문 ETRI 박사는 “지난해 국내 기준 무선 인터넷 트래픽의 60% 이상을 동영상이 차지했다”며 “올해는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80% 이상 비중까지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구글과 메타는 자체적으로 트래픽 전송량을 절감하는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GSMA 논의에선 CP들의 망 투자비용 분담에 대한 구체안이 오를 전망이다. GSMA 이사회는 앞서 세 가지 방안을 검토했다. 글로벌 CP가 통신사에 직접 망 투자 비용을 내는 안, 국가별로 정부가 주도해 관리하는 망관리기금을 조성해 CP가 참여하는 안, 망 투자 비용 직접 분담 대신 CP가 각국 정보통신 소외 계층을 지원하는 간접 분담 방안 등이다.
망사용료는 세계 통신사와 구글·메타·넷플릭스 등 빅테크들간 최근 가장 큰 논쟁거리다. 코로나19 장기화에다 AR·VR 기술 발달 등이 맞물리면서 고화질 동영상과 게임 서비스 수요가 늘어 통신망 트래픽이 급증했다. 통신사의 CP 전용망 증설 필요성도 그만큼 늘었다. 일례로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이 히트를 친 작년 9~10월에만 넷플릭스 트래픽 증가로 인해 망을 두 차례 증설했다.
현재까지는 통신사가 따로 비용을 들여 구축한 전용 망을 CP가 무상으로 사용하는 구조다. 특정 OTT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망 사용자들까지 OTT ‘헤비유저’로 인한 데이터 인프라 비용을 나눠 부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에선 네이버·카카오·CJ ENM 등이 망 투자 비용을 분담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와 애플티비 등 일부 외국 CP들은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망 이용 대가를 우회 지불한다. CP가 CDN 전문 사업자에게 돈을 지급하고, CDN사업자는 통신사에 돈을 내는 방식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앞서 이를 두고 "디즈니의 방침은 '선량한 시민'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GSMA 안팎에선 유럽 각국의 망 투자 분담 요구 움직임이 가장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에 따르면 유럽집행위원회(EC)는 OTT의 망 주자 비용 분담 관련 이니셔티브를 준비하고 있다. 연내 이를 공개하는 게 목표다.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 CP와 ISP간 법적 다툼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국내 법원은 넷플릭스가 법원에 ‘SK브로드밴드에 갚을 채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며 2020년 제기한 소송에 대한 작년 1심 판결에서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망 사용료 지급 여부를 놓고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통신사업자가 다퉈 나온 최초 판결이다. 넷플릭스는 판결에 불복해 지난해 7월 항소를 제기했고. SK브로드밴드는 같은 해 9월 반소(맞소송)로 맞서고 있다. 각 사에 대한 증인 신문은 각각 오는 24일(SK브로드밴드), 오는 10월12일(넷플릭스)로 예정돼 있다.
트래픽 갈등은 앞으로 더 심화할 일만 남았다는 게 통신·OTT업계의 공통된 중론이다. 메타버스·AR·VR·디지털트윈 등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서비스가 늘면서 데이터 트래픽이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라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CP의 망 투자 비용 분담 없이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망 증설에 드는 비용을 일반 이용자에게 전부 올려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이는 통신 연결성(커넥티비티)을 늘려야 한다는 공공가치에도 위배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GSMA는 다음달 말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주요 참여사간 회의를 열고 빅테크들의 망 투자비용 분담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GSMA는 이에 대한 전초 단계격으로 지난 2~3일 싱가포르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모바일 360’ 행사를 열어 아태지역 정부와 통신·플랫폼 사업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GSMA는 지난 2~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통신기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함께 이사회를 개최해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에 대한 망 투자 비용 분담안을 논의했으나 이사회 내부 협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당시 행사장에서 만난 한 국외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 기업 관계자는 한국경제신문에 “유럽과 아시아 통신사들이 논의를 적극 벌인 반면 미국 통신사 일부는 협의안에 찬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GSMA가 지역별 의견을 먼저 모으고자 모바일360을 활용했다는 게 통신업계의 설명이다. 이번 행사엔 빅테크 기업인 구글과 메타(옛 페이스북) 통신정책총괄 임원도 참여했다. 구글에선 글로벌통신정책총괄이, 메타는 아태지역 통신정책총괄이 참석해 통신사 관계자들과 논의를 벌였다. 국내에선 KT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참여했다.
이번 논의 자리에서 통신사들은 트래픽 비중을 크게 차지하는 글로벌 CP들이 네트워크 투자에 동참해야 한다는 논의를 벌였다.
행사에서 디지털 생태계 투자·이용간 선순환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발표한 신현문 ETRI 박사는 “지난해 국내 기준 무선 인터넷 트래픽의 60% 이상을 동영상이 차지했다”며 “올해는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80% 이상 비중까지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구글과 메타는 자체적으로 트래픽 전송량을 절감하는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GSMA 논의에선 CP들의 망 투자비용 분담에 대한 구체안이 오를 전망이다. GSMA 이사회는 앞서 세 가지 방안을 검토했다. 글로벌 CP가 통신사에 직접 망 투자 비용을 내는 안, 국가별로 정부가 주도해 관리하는 망관리기금을 조성해 CP가 참여하는 안, 망 투자 비용 직접 분담 대신 CP가 각국 정보통신 소외 계층을 지원하는 간접 분담 방안 등이다.
망사용료는 세계 통신사와 구글·메타·넷플릭스 등 빅테크들간 최근 가장 큰 논쟁거리다. 코로나19 장기화에다 AR·VR 기술 발달 등이 맞물리면서 고화질 동영상과 게임 서비스 수요가 늘어 통신망 트래픽이 급증했다. 통신사의 CP 전용망 증설 필요성도 그만큼 늘었다. 일례로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이 히트를 친 작년 9~10월에만 넷플릭스 트래픽 증가로 인해 망을 두 차례 증설했다.
현재까지는 통신사가 따로 비용을 들여 구축한 전용 망을 CP가 무상으로 사용하는 구조다. 특정 OTT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망 사용자들까지 OTT ‘헤비유저’로 인한 데이터 인프라 비용을 나눠 부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에선 네이버·카카오·CJ ENM 등이 망 투자 비용을 분담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와 애플티비 등 일부 외국 CP들은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망 이용 대가를 우회 지불한다. CP가 CDN 전문 사업자에게 돈을 지급하고, CDN사업자는 통신사에 돈을 내는 방식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앞서 이를 두고 "디즈니의 방침은 '선량한 시민'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GSMA 안팎에선 유럽 각국의 망 투자 분담 요구 움직임이 가장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에 따르면 유럽집행위원회(EC)는 OTT의 망 주자 비용 분담 관련 이니셔티브를 준비하고 있다. 연내 이를 공개하는 게 목표다.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 CP와 ISP간 법적 다툼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국내 법원은 넷플릭스가 법원에 ‘SK브로드밴드에 갚을 채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며 2020년 제기한 소송에 대한 작년 1심 판결에서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망 사용료 지급 여부를 놓고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통신사업자가 다퉈 나온 최초 판결이다. 넷플릭스는 판결에 불복해 지난해 7월 항소를 제기했고. SK브로드밴드는 같은 해 9월 반소(맞소송)로 맞서고 있다. 각 사에 대한 증인 신문은 각각 오는 24일(SK브로드밴드), 오는 10월12일(넷플릭스)로 예정돼 있다.
트래픽 갈등은 앞으로 더 심화할 일만 남았다는 게 통신·OTT업계의 공통된 중론이다. 메타버스·AR·VR·디지털트윈 등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서비스가 늘면서 데이터 트래픽이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라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CP의 망 투자 비용 분담 없이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망 증설에 드는 비용을 일반 이용자에게 전부 올려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이는 통신 연결성(커넥티비티)을 늘려야 한다는 공공가치에도 위배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