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도 안 훔쳐간 세탁물서 아이디어…장마로 세탁앱 주문 세 배나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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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서비스 '런드리고' 조성우 대표
더운 날씨와 급작스러운 폭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요즘 주목받는 스타트업이 하나 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식주컴퍼니(서비스명 런드리고)다.
조성우 런드리고 대표(사진)는 “폭염과 장마 등이 이어질 때 세탁 주문이 크게 늘어난다”며 “매출, 이용자 수 모두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런드리고는 매일 서울 등 수도권에서 3500~4000가구의 주문을 받고 있다. 가구당 평균 7~10벌 정도의 세탁물을 맡기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에 3만 벌 안팎을 세탁하는 셈이다. 세탁 비용은 주문이 많은 와이셔츠 기준으로 1벌에 1900원 정도다. 런드리고의 올해 매출은 45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런드리고는 밀려드는 수요에 지난 5월 경기 군포에 축구장 2개 크기(1만1900㎡)의 제3공장을 열기도 했다. 조 대표는 “군포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일반 소비자 대상 세탁 공장”이라며 “최대 하루 1만 가구 정도의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국내 새벽배송의 시초격인 배민프레시(옛 덤앤더머스) 창업자이기도 하다. 덤앤더머스를 2011년 세운 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에 2015년 매각했다. 그는 당시 ‘고통스러워서 더 이상 창업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대인 관계가 나빠진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회사 매각 뒤 ‘푹 쉬자’는 생각으로 떠난 201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여행이 아이러니하게도 세탁 시장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 당시 친구와 렌터카를 타고 여행하다 주차해둔 사이 도둑이 유리창을 깨고 물건을 훔쳐 가는 일이 발생했다. 유일하게 도둑이 가져가지 않은 건 가방에 담아놨던 ‘빨랫감’이었다. 조 대표는 “도둑도 안 가져가는 거라면 세탁물을 집 앞에 놔둬도 되겠다. 새벽배송처럼 서비스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런 아이디어로 2019년 3월 탄생시킨 모바일 세탁 앱 서비스가 런드리고다. 회사명이 의식주컴퍼니인 것은 ‘세탁이 혁신되면 주거 공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조 대표의 믿음 때문이다. 그는 LG그룹 임원 조찬 모임의 올해 첫 강연자로 초청돼 세탁 시장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셰어하우스, 오피스텔 등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모바일 세탁 서비스 이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세탁기나 건조기를 구매하지 않는 사람이 생겨나고 있다”며 “좁은 집을 여유롭게 쓰는 주거 공간의 변화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대기업 홍보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7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수년간 홍보실에서 근무했다. 창업 열망으로 2011년 퇴사해 덤앤더머스를 세웠다. 쿠폰 서비스를 하다가 식당 추천 서비스를 내놨고, 이후 신선식품 정기 배송 서비스로 방향을 전환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조성우 런드리고 대표(사진)는 “폭염과 장마 등이 이어질 때 세탁 주문이 크게 늘어난다”며 “매출, 이용자 수 모두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런드리고는 매일 서울 등 수도권에서 3500~4000가구의 주문을 받고 있다. 가구당 평균 7~10벌 정도의 세탁물을 맡기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에 3만 벌 안팎을 세탁하는 셈이다. 세탁 비용은 주문이 많은 와이셔츠 기준으로 1벌에 1900원 정도다. 런드리고의 올해 매출은 45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런드리고는 밀려드는 수요에 지난 5월 경기 군포에 축구장 2개 크기(1만1900㎡)의 제3공장을 열기도 했다. 조 대표는 “군포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일반 소비자 대상 세탁 공장”이라며 “최대 하루 1만 가구 정도의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국내 새벽배송의 시초격인 배민프레시(옛 덤앤더머스) 창업자이기도 하다. 덤앤더머스를 2011년 세운 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에 2015년 매각했다. 그는 당시 ‘고통스러워서 더 이상 창업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대인 관계가 나빠진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회사 매각 뒤 ‘푹 쉬자’는 생각으로 떠난 201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여행이 아이러니하게도 세탁 시장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 당시 친구와 렌터카를 타고 여행하다 주차해둔 사이 도둑이 유리창을 깨고 물건을 훔쳐 가는 일이 발생했다. 유일하게 도둑이 가져가지 않은 건 가방에 담아놨던 ‘빨랫감’이었다. 조 대표는 “도둑도 안 가져가는 거라면 세탁물을 집 앞에 놔둬도 되겠다. 새벽배송처럼 서비스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런 아이디어로 2019년 3월 탄생시킨 모바일 세탁 앱 서비스가 런드리고다. 회사명이 의식주컴퍼니인 것은 ‘세탁이 혁신되면 주거 공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조 대표의 믿음 때문이다. 그는 LG그룹 임원 조찬 모임의 올해 첫 강연자로 초청돼 세탁 시장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셰어하우스, 오피스텔 등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모바일 세탁 서비스 이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세탁기나 건조기를 구매하지 않는 사람이 생겨나고 있다”며 “좁은 집을 여유롭게 쓰는 주거 공간의 변화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대기업 홍보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7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수년간 홍보실에서 근무했다. 창업 열망으로 2011년 퇴사해 덤앤더머스를 세웠다. 쿠폰 서비스를 하다가 식당 추천 서비스를 내놨고, 이후 신선식품 정기 배송 서비스로 방향을 전환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