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빈센조'
드라마 '빈센조'
CJ 계열 콘텐츠 업체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빈센조’에 260억원을 투자했다. 이 투자로 세액공제받은 돈은 7억5000만원. 만약 CJ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같은 드라마를 제작했다면 얼마를 공제받을까. 네 배 이상 많은 33억5000만원이다. 이처럼 미국, 유럽연합(EU) 등에 비해 콘텐츠산업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정부가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쪽으로 제도를 손보기로 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공격적인 투자로 드라마 제작비가 크게 상승했지만 국내 기업은 투자 여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세액공제 확대를 위해 관련 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OTT 투자 세액공제율 상향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기정통부는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인 현 세액공제율을 각각 5%, 10%, 15%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치권에서도 여야 구분 없이 공제율 상향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차관은 “글로벌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국내 OTT의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제율 상향을 통해 한국 콘텐츠산업의 성장동력을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이 같은 OTT 지원책을 포함한 ‘국가 디지털 종합 정책’을 조만간 발표한다.

정책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미국 뉴욕에서 공개한 ‘디지털 비전’을 토대로 △기업의 인재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산업 육성 △메타버스 핵심 기술 확보 △신산업 주파수 공급 및 전파 규제 해소 방안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박 차관은 “한국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 디지털 질서를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이승우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