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로봇이 폐 속 헤엄치며 약물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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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로봇 활용연구 활발
MIT 연구진 '로봇캡슐' 개발
소장 점액층 뚫고 인슐린 전달
MIT 연구진 '로봇캡슐' 개발
소장 점액층 뚫고 인슐린 전달
폐 속을 헤엄치면서 항생제를 전달하는 로봇, 소장 점액층을 뚫고 인슐린을 전달하는 로봇 캡슐(사진)….
지난달 말 미국 연구진이 국제학술지에 공개한 마이크로로봇이다. 의약품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몸속 표적 기관까지 약물을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약물전달시스템(DDS) 개발이 늘어나는 이유다. 국내에선 DDS 연구에 화학 물질을 주로 활용한다. 해외에선 기계공학, 나노과학 등을 결합한 로봇 기술로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은 최근 점액층으로 덮인 소장 장벽을 통과해 상피층에 약물을 전달하는 로봇 캡슐을 개발했다. 당뇨 치료를 위한 인슐린제 등은 대부분 주사제로 개발된다. 단백질 약물이 소장 점액층을 통과하지 못해 먹는 약으로는 약효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리야 스리니바산 MIT 코크연구소 연구원은 이런 한계를 로봇 캡슐로 극복했다. 캡슐 끝부분이 회전하면서 소장 점액층을 ‘터널’처럼 뚫어 약물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로보틱스에 실린 동물실험 결과 로봇캡슐로 인슐린, 항생제 등을 투여했더니 일반 캡슐을 활용할 때보다 20~40배나 많은 약물을 전달할 수 있었다. 약물이 나온 뒤엔 점액층이 메꿔져 염증도 생기지 않았다. 모더나 창업자로 알려진 로버트 랭거 MIT 교수도 이번 논문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소장뿐 아니라 위나 결장에도 활용할 수 있는 로봇 캡슐을 개발할 계획이다.
앞서 조지프 왕 UC샌디에이고 나노공학과 교수팀도 세균성 폐렴을 치료하는 마이크로로봇 개발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머티리얼스에 공개했다.
로봇 표면은 물에 사는 식물인 조류세포, 생분해성 나노입자 등으로 구성됐다. 폐 속을 떠다니며 세균에 항생제를 직접 전달한다. 세균성 폐렴에 감염된 동물모델을 활용해 기도에 삽관한 튜브에 마이크로로봇을 넣었더니 1주일 만에 감염 증상이 사라졌다. 왕 교수는 “치료 후 나노입자와 조류입자는 모두 사라져 독성이 있는 물질은 몸속에 하나도 남지 않는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지난달 말 미국 연구진이 국제학술지에 공개한 마이크로로봇이다. 의약품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몸속 표적 기관까지 약물을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약물전달시스템(DDS) 개발이 늘어나는 이유다. 국내에선 DDS 연구에 화학 물질을 주로 활용한다. 해외에선 기계공학, 나노과학 등을 결합한 로봇 기술로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은 최근 점액층으로 덮인 소장 장벽을 통과해 상피층에 약물을 전달하는 로봇 캡슐을 개발했다. 당뇨 치료를 위한 인슐린제 등은 대부분 주사제로 개발된다. 단백질 약물이 소장 점액층을 통과하지 못해 먹는 약으로는 약효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리야 스리니바산 MIT 코크연구소 연구원은 이런 한계를 로봇 캡슐로 극복했다. 캡슐 끝부분이 회전하면서 소장 점액층을 ‘터널’처럼 뚫어 약물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로보틱스에 실린 동물실험 결과 로봇캡슐로 인슐린, 항생제 등을 투여했더니 일반 캡슐을 활용할 때보다 20~40배나 많은 약물을 전달할 수 있었다. 약물이 나온 뒤엔 점액층이 메꿔져 염증도 생기지 않았다. 모더나 창업자로 알려진 로버트 랭거 MIT 교수도 이번 논문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소장뿐 아니라 위나 결장에도 활용할 수 있는 로봇 캡슐을 개발할 계획이다.
앞서 조지프 왕 UC샌디에이고 나노공학과 교수팀도 세균성 폐렴을 치료하는 마이크로로봇 개발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머티리얼스에 공개했다.
로봇 표면은 물에 사는 식물인 조류세포, 생분해성 나노입자 등으로 구성됐다. 폐 속을 떠다니며 세균에 항생제를 직접 전달한다. 세균성 폐렴에 감염된 동물모델을 활용해 기도에 삽관한 튜브에 마이크로로봇을 넣었더니 1주일 만에 감염 증상이 사라졌다. 왕 교수는 “치료 후 나노입자와 조류입자는 모두 사라져 독성이 있는 물질은 몸속에 하나도 남지 않는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