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택시는 안잡혀요"…장애인 건강, 비대면 의료가 대신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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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사는 곽현주 씨는 감기로 동네 병의원을 찾아야 할 때마다 불편함을 겪었다. 곽 씨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인데, 동네에 장애인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병원 자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곽 씨는 최근 발에 동상이 걸리자 직접 피부과를 찾는 대신 영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비대면 진료앱을 선택했다. 그는 "몸이 안 좋을 때 무조건 참지 않아도 될까 싶었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가 거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의 의료권을 높이는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22일 헬스케어 플랫폼 굿닥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 제휴 병원 중 장애친화의료기관과 장애인건강주치의 사업에 참여하는 병의원들의 수가 늘고 있다. 병의원에 매번 오가기 어려운 장애인들의 건강관리 수단으로 비대면 진료가 새롭게 활용되기 시작하면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건강문제가 발생했거나 건강이 악화된 장애인 비율은 비장애인보다 4.8% 더 높았다. 다만 병원 진료를 받은 장애인의 건강문제 발생 비율은 비장애인보다 15.7% 낮았다.
문제는 장애인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아가는 데까지 문턱이 높다는 것이다. 훨체어를 타는 장애인의 경우 병원까지 이동하려면 보통 저상버스를 타거나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해야 하는데, 대기시간이 길거나 출퇴근 시간에는 배차받기 어렵다. 장애인 콜택시 이용 불편의 근본 원인은 차량 부족이다. 현행법상 장애인 150명 당 1명꼴로 확보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180명당 1대가 운영 중이다.
지체장애인인 곽 씨도 그동안 아파도 병원 방문을 포기하는 일이 많았다. 곽 씨는 "큰 병원 재활의학과를 가는 건 미리 예약하고 준비해서 갈 수 있지만 갑자기 생긴 감기나 피부질환 진료를 받기 위해 동네 병의원을 방문하는 일이 굉장히 불편했다"며 "그래서 가벼운 질환들은 진료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참고 견디거나 집에 있는 상비약을 이용해 처치하곤 했다"고 말했다. 병원까지 장애인콜택시를 타고 간다고 해도, 병원에 경사로가 설치돼있는지, 엘레베이터가 있는지,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인지도 하나하나 확인해야 했다. 곽 씨는 "이런 편의시설을 가진 병원이 지역에 많지도 않다"고 했다. 어려움을 겪던 곽 씨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굿닥을 알게됐다. 굿닥은 전국 6000여 개 의료기관과 제휴를 맺고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을 제공한다. 앱 내 비대면 진료 기능을 통해 영상음성 진료 후 약을 배송받을 수 있다. 곽 씨는 "아플 때 어디를 어떻게 가야하나 고민하고 편의시설을 갖춘 병원을 찾는 것이 일인데, 바로 진료받고 약까지 배송받을 수 있어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했다.
의료기관들도 비대면 진료가 장애인 의료권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장애친화의료기관인 위드연의원 측은 "정확한 진료를 위해 대면진료가 우선적으로 필요하지만 이후 재진 비대면 진료를 병행해 예후 관리를 진행하면 환자는 더욱 밀도있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며 "감기, 장염 같은 경우 비대면 상담으로 시의적절하게 약을 처방하고, 베리어 프리 의료환경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비대면 진료는 '감염병 위기 단계가 심각 이상일 때 한시 허용한다'는 내용의 감염병 예방법 개정안이 통과돼 한시적으로만 가능한 서비스다. 비대면 진료를 상시 제도화하는 것을 둘러싸고 정부의 논의가 시작될 예정이지만 의료계와 약업계 등의 반발 등이 변수다. 비대면 의료 플랫폼들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비롯해 도서 벽지 주민들에게 비대면 진료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임진석 굿닥 대표는 “지체장애인의 경우 간단한 경증 진료 및 약처방을 위해 소요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비대면진료를 통해 장애인 건강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장애인 의료접근성 향상과 건강증진을 위해 굿닥과 제휴된 장애친화의료기관들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건강문제가 발생했거나 건강이 악화된 장애인 비율은 비장애인보다 4.8% 더 높았다. 다만 병원 진료를 받은 장애인의 건강문제 발생 비율은 비장애인보다 15.7% 낮았다.
문제는 장애인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아가는 데까지 문턱이 높다는 것이다. 훨체어를 타는 장애인의 경우 병원까지 이동하려면 보통 저상버스를 타거나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해야 하는데, 대기시간이 길거나 출퇴근 시간에는 배차받기 어렵다. 장애인 콜택시 이용 불편의 근본 원인은 차량 부족이다. 현행법상 장애인 150명 당 1명꼴로 확보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180명당 1대가 운영 중이다.
지체장애인인 곽 씨도 그동안 아파도 병원 방문을 포기하는 일이 많았다. 곽 씨는 "큰 병원 재활의학과를 가는 건 미리 예약하고 준비해서 갈 수 있지만 갑자기 생긴 감기나 피부질환 진료를 받기 위해 동네 병의원을 방문하는 일이 굉장히 불편했다"며 "그래서 가벼운 질환들은 진료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참고 견디거나 집에 있는 상비약을 이용해 처치하곤 했다"고 말했다. 병원까지 장애인콜택시를 타고 간다고 해도, 병원에 경사로가 설치돼있는지, 엘레베이터가 있는지,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인지도 하나하나 확인해야 했다. 곽 씨는 "이런 편의시설을 가진 병원이 지역에 많지도 않다"고 했다. 어려움을 겪던 곽 씨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굿닥을 알게됐다. 굿닥은 전국 6000여 개 의료기관과 제휴를 맺고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을 제공한다. 앱 내 비대면 진료 기능을 통해 영상음성 진료 후 약을 배송받을 수 있다. 곽 씨는 "아플 때 어디를 어떻게 가야하나 고민하고 편의시설을 갖춘 병원을 찾는 것이 일인데, 바로 진료받고 약까지 배송받을 수 있어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했다.
의료기관들도 비대면 진료가 장애인 의료권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장애친화의료기관인 위드연의원 측은 "정확한 진료를 위해 대면진료가 우선적으로 필요하지만 이후 재진 비대면 진료를 병행해 예후 관리를 진행하면 환자는 더욱 밀도있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며 "감기, 장염 같은 경우 비대면 상담으로 시의적절하게 약을 처방하고, 베리어 프리 의료환경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비대면 진료는 '감염병 위기 단계가 심각 이상일 때 한시 허용한다'는 내용의 감염병 예방법 개정안이 통과돼 한시적으로만 가능한 서비스다. 비대면 진료를 상시 제도화하는 것을 둘러싸고 정부의 논의가 시작될 예정이지만 의료계와 약업계 등의 반발 등이 변수다. 비대면 의료 플랫폼들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비롯해 도서 벽지 주민들에게 비대면 진료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임진석 굿닥 대표는 “지체장애인의 경우 간단한 경증 진료 및 약처방을 위해 소요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비대면진료를 통해 장애인 건강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장애인 의료접근성 향상과 건강증진을 위해 굿닥과 제휴된 장애친화의료기관들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