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주복 킨드릴코리아 대표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의 '백조의 발' 노릇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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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서 2021년 분사..아마존 MS 구글 등과 '연합군' 형성
"IBM 시절부터 쌓아온 고객 신뢰가 역량"
"IBM 시절부터 쌓아온 고객 신뢰가 역량"
"기술 발전의 혜택 뒤에는 어디에나 '백조의 발'처럼 움직이고 있는 킨드릴이 있습니다."
류주복 킨드릴코리아 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반 대중에게 친숙한 회사는 아니지만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거나 비행기를 타거나 주식 거래를 하는 데 필요한 정보기술(IT) 서비스의 상당수에는 킨드릴 서비스가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킨드릴은 2021년 IBM의 클라우드 네트워크 보안 디지털워크플레이스 등 사업을 인적분할해 생긴 회사다. 이름은 낯설지만, 류 대표의 설명대로 포천 100대 기업 중 75%를 포함해 4000여개 글로벌 기업들이 '킨드릴 인사이드' 고객일 정도로 기업 간 거래(B2B) 방식의 IT 서비스 분야 점유율이 높다. IT 분야의 아웃소싱 서비스(매니지드 서비스)와 시스템 구축 및 개발에 대한 컨설팅 업무 두 가지를 모두 많이 하는데, 매니지드 서비스 분야에 좀 더 중점(목표비중 85%)을 두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킨드릴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류 대표는 1989년 IBM에 입사해 33년 넘게 근무해 온 뼛속까지 IBM 맨이다. 컨설팅 등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는 "110년 넘은 역사를 가진 IBM이 클라우드 등 성장하는 분야의 고객군이 달라지면서 이 부분을 떼어내 킨드릴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BM에서 정년을 맞을 줄 알았는데 회사가 분할될 때는 서운한 마음까지 들었다"면서도 "IBM이 전혀 지분을 갖지 않은 새 회사가 되면서 접근할 수 있는 시장 규모가 분야별로 최대 5배까지 커졌다"고 했다. 예컨대 분사 직후 킨드릴은 즉각 '하이퍼 스케일러'라고 부르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오라클 시스코 등과 연합군을 형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함께 기술 개발도 하고 공동 투자도 하며 고객에게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자는 것이다. IBM 아래에 있을 때는 경쟁 관계 등으로 인해 취할 수 없었던 전략이다.
이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류 대표는 "IBM 솔루션을 우선 써야 한다는 행동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고객의 수요에 가장 맞는 솔루션을 찾을 수 있는 '행동의 자유'를 갖게 됐다"고 했다. 국내 클라우드사들과도 협력관계다. "작년 10월 한 고객사가 IBM 클라우드에서 네이버 클라우드로 무중단 이전하는 작업을 도왔는데, 완료하자마자 (IBM 클라우드가 있던)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나서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며 그는 "IBM과의 협업 관계를 지속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고객의 상황에 맞춰 '가장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킨드릴의 강점"이라고 했다.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 후에는 재해복구(DR) 서비스 관련 문의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류 대표는 "IBM 입사 당시엔 메인프레임이 최고인 줄 알았는데 클라이언트 서버로 사업의 중심이 이동했고,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는 인터넷 비즈니스가 급성장하는 모습을 봤다"며 "2010년대부터 시작된 클라우드 컴퓨팅은 앞서 존재하던 컴퓨팅 모델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앞서의 모델에서 크게 점프(도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술적인 도약일 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방법을 크게 바꿨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인터넷 뱅킹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뒤에서 이를 돕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류 대표는 "20년 전에는 기업이 직접 서버를 사서 운영해야 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 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며 "좀 더 빨리 이런 시장을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는 생각마저 할 때가 많다"고 했다.
그는 "IT 복잡성을 다루는 것이 킨드릴이 가장 잘 하는 일이고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며 국내에서는 최근 부산은행의 IT 시스템을 효율화하는 프로젝트, 롯데카드의 금융시스템의 이전 업무 등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킨드릴은 혈족(kin)과 덩굴손(tendril)을 조합해서 '고객과 혈족과 같은 신뢰 관계를 가지고 덩굴손처럼 같이 성장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며 "IBM 시절부터 쌓아 온 고객의 신뢰와 인정이 핵심 역량인 만큼 앞으로도 고객의 좋은 동반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류주복 킨드릴코리아 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반 대중에게 친숙한 회사는 아니지만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거나 비행기를 타거나 주식 거래를 하는 데 필요한 정보기술(IT) 서비스의 상당수에는 킨드릴 서비스가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킨드릴은 2021년 IBM의 클라우드 네트워크 보안 디지털워크플레이스 등 사업을 인적분할해 생긴 회사다. 이름은 낯설지만, 류 대표의 설명대로 포천 100대 기업 중 75%를 포함해 4000여개 글로벌 기업들이 '킨드릴 인사이드' 고객일 정도로 기업 간 거래(B2B) 방식의 IT 서비스 분야 점유율이 높다. IT 분야의 아웃소싱 서비스(매니지드 서비스)와 시스템 구축 및 개발에 대한 컨설팅 업무 두 가지를 모두 많이 하는데, 매니지드 서비스 분야에 좀 더 중점(목표비중 85%)을 두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킨드릴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류 대표는 1989년 IBM에 입사해 33년 넘게 근무해 온 뼛속까지 IBM 맨이다. 컨설팅 등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는 "110년 넘은 역사를 가진 IBM이 클라우드 등 성장하는 분야의 고객군이 달라지면서 이 부분을 떼어내 킨드릴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BM에서 정년을 맞을 줄 알았는데 회사가 분할될 때는 서운한 마음까지 들었다"면서도 "IBM이 전혀 지분을 갖지 않은 새 회사가 되면서 접근할 수 있는 시장 규모가 분야별로 최대 5배까지 커졌다"고 했다. 예컨대 분사 직후 킨드릴은 즉각 '하이퍼 스케일러'라고 부르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오라클 시스코 등과 연합군을 형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함께 기술 개발도 하고 공동 투자도 하며 고객에게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자는 것이다. IBM 아래에 있을 때는 경쟁 관계 등으로 인해 취할 수 없었던 전략이다.
이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류 대표는 "IBM 솔루션을 우선 써야 한다는 행동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고객의 수요에 가장 맞는 솔루션을 찾을 수 있는 '행동의 자유'를 갖게 됐다"고 했다. 국내 클라우드사들과도 협력관계다. "작년 10월 한 고객사가 IBM 클라우드에서 네이버 클라우드로 무중단 이전하는 작업을 도왔는데, 완료하자마자 (IBM 클라우드가 있던)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나서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며 그는 "IBM과의 협업 관계를 지속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고객의 상황에 맞춰 '가장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킨드릴의 강점"이라고 했다.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 후에는 재해복구(DR) 서비스 관련 문의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류 대표는 "IBM 입사 당시엔 메인프레임이 최고인 줄 알았는데 클라이언트 서버로 사업의 중심이 이동했고,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는 인터넷 비즈니스가 급성장하는 모습을 봤다"며 "2010년대부터 시작된 클라우드 컴퓨팅은 앞서 존재하던 컴퓨팅 모델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앞서의 모델에서 크게 점프(도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술적인 도약일 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방법을 크게 바꿨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인터넷 뱅킹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뒤에서 이를 돕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류 대표는 "20년 전에는 기업이 직접 서버를 사서 운영해야 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 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며 "좀 더 빨리 이런 시장을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는 생각마저 할 때가 많다"고 했다.
그는 "IT 복잡성을 다루는 것이 킨드릴이 가장 잘 하는 일이고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며 국내에서는 최근 부산은행의 IT 시스템을 효율화하는 프로젝트, 롯데카드의 금융시스템의 이전 업무 등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킨드릴은 혈족(kin)과 덩굴손(tendril)을 조합해서 '고객과 혈족과 같은 신뢰 관계를 가지고 덩굴손처럼 같이 성장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며 "IBM 시절부터 쌓아 온 고객의 신뢰와 인정이 핵심 역량인 만큼 앞으로도 고객의 좋은 동반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