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어려워지자 애플스토어 '오픈런'까지

조 씨는 "아직 배터리 성능이 그렇게 많이 떨어진 건 아니지만 비용이 오른다니 이번에 배터리를 바꿀 생각이다. 그런데 당장 예약 가능한 매장이 없어 마음이 급하다"고 말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다음달부터 아이폰·아이패드, 맥북 시리즈 등 주요 제품군의 배터리 교체비용을 인상한다. 인상 계획을 밝힌 이후 배터리 교체 수요가 몰리며 현재 서울 지역 전 매장에서 사전예약이 열리는 즉시 매진될 정도로 붐비고 있다. 사람이 몰린 탓에 일부 이용자들은 "예약날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아이폰 배터리 교체비용, 3월에 '두 차례' 인상할 듯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음달 말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자진시정안에 따라 애플 수리비 10% 할인 정책이 종료된다. 이에 따라 수리비는 기존 대비 11% 인상된 3만4000원이 적용된다. 할인 종료로 높아진 기본 수리비에 올 3월 글로벌 인상분까지 고려하면 다음달 아이폰 이용자들의 '체감 인상'은 두 차례가 된다.
앞서 애플코리아는 이동통신사에 광고와 무상수리 비용 등을 떠넘기는 '갑질'에 대한 자진시정안으로 수리비 10% 할인을 포함한 1000억원 규모의 지원안을 제출한 바 있다. 해당 상생안은 2021년 3월29일부터 적용돼 다음달 28일 종료된다.

"한 주치 예약 마감"…애플스토어 '오픈런'까지

때문에 아이폰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흘러나온다. 미국 등 다른 국가의 인상폭과 비교하면 인상률이 높아서다.
애플에 따르면 미국은 올 3월부터 20달러(29% 인상), 영국은 29%, 프랑스 32%, 일본 31% 수준으로 배터리 교체 비용이 인상된다. 하지만 국내 인상률은 애플의 상생안이 종료되면서 체감 인상폭이 39%에서 적게는 54%, 많게는 68%까지 치솟는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애플은 한국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특정 기일의 실제 환율을 일괄 적용하고, 인상 폭도 미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진행해달라"고 촉구했다.

애플 고객센터를 통한 전화예약도 어려웠다. 고객센터는 "최근 배터리 교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모든 매장의 예약이 열리는 족족 마감되고 있다"며 "현재 예약 가능한 날짜 확인이 어렵다.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대기하다가 신규 예약 슬롯을 기다리거나 현장 취소분이 생기면 예약할 수 밖에 없다"고 안내했다.
아예 애플 매장을 찾아 '오픈런' 하거나 3~6시간가량 대기하며 현장 접수를 시도하는 경우까지 있다. 서울 여의도 애플스토어에서 만난 20대 아이폰 이용자는 "수리가 많이 밀려있고 부품 재고조차 없어서 현장 접수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조만간 시간을 내 다시 방문할 계획"이라고 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어렵사리 예약에 성공해도 재고 부족 등으로 당일 수령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