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을 대표할 스페셜리스트를 모십니다." 애플이 대대적 직원 채용에 나서면서 새 애플스토어 개점을 준비 중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현재 서울에만 4개 매장을 운영 중인 애플은 연내 서울에 매장 2곳을 추가로 열 전망이다.

애플은 21일 공식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에서 근무할 직원 채용에 나섰다. 직무별로 채용을 진행하는데 이날 등록된 구인 공고 글만 11개에 달한다.

△관리자 △상급 관리자 △스토어 리더 △오퍼레이션 엑스퍼트 △지니어스 △스페셜리스트 △엑스퍼트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 프로 △비즈니스 엑스퍼트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 등 11개 분야다. 애플스토어 내 대부분의 직급을 망라한 것으로 보인다.

근무 지역은 '대한민국 내 다양한 위치'로 애플은 구체적 장소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서울 홍익대 인근이 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올린 3개의 공고에서 애플은 근무 지역을 '서울 서부'로 명시해 홍대 인근에 매장을 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재는 지역이 '서울'로 수정된 상태다.

애플이 서울의 핵심 상권에만 매장을 여는 만큼 서부권에서 가장 유력한 장소로 홍대가 유력 후보지로 떠올랐다. 홍대입구 사거리 부근에 공사 중인 건물이 애플스토어의 기존 인테리어와 비슷한 점도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한다.
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오픈한 애플스토어 잠실점을 찾은 시민들이 애플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잠실점은 전날인 24일에 오픈한 국내 4호 애플스토어다.  /사진=연합뉴스
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오픈한 애플스토어 잠실점을 찾은 시민들이 애플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잠실점은 전날인 24일에 오픈한 국내 4호 애플스토어다. /사진=연합뉴스
애플이 홍대에 매장을 열면 서울시내 애플스토어 매장은 6개로 늘어난다. 5호점은 강남에 문을 연다. 애플은 현재 강남에 애플스토어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비제바노 건물 지상 1층(805.48㎡)과 2층(783.04㎡) 임차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매장 개점일로부터 10년이며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올 상반기 중 오픈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한국 매장을 빠르게 늘리면서 국내 소비자들과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2018년 1월 신사동 가로수길에 애플스토어 1호점을 오픈한 후 3년 만인 2021년 2월 여의도에 2호점을 열었다. 지난해는 명동점(4월)과 잠실점(9월)을 잇따라 선보이며 개점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

강남과 홍대에 애플스토어가 들어서면 국내 애플스토어 매장 수는 일본 도쿄(5곳)보다 많아지고 세계적으로도 애플스토어를 많이 보유한 도시가 된다. 미국을 제외하면 애플스토어가 6개 이상 밀집한 대도시는 중국 상하이, 영국 런던, 캐나다 토론토, 호주 시드니 등 4곳에 그친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있는 애플스토어 잠실점을 찾은 시민들이 애플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있는 애플스토어 잠실점을 찾은 시민들이 애플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애플이 한국에 공을 들이는 데에는 국내 시장 점유율 만년 2위임에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아이폰의 국내 점유율은 2019년 16.6%에서 이듬해 17.9%, 2021년에는 24.4%로 상승했다. 국내 시장이 삼성전자의 안방이긴 하나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리며 세를 확대하고 있다.

MZ세대가 많이 모여드는 핫플레이스를 중심으로 매장을 여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혀 아이폰에 대한 충성도와 친밀감을 강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애플스토어 확대는 애플페이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애플은 이달 초 애플페이의 한국 출시를 공식 확인했다.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국내 아이폰 이용자들도 애플페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돼 애플의 한국 시장 공세가 어느 때보다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을 늘리는 것은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애플이 그만큼 한국 시장에 자신감이 있다는 얘기"라며 "애플페이가 도입되면 아이폰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애플스토어는 소비자들 관심을 행동으로 이끌어내는 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