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IFC몰 애플스토어 여의도점 [사진=뉴스1]
서울 영등포구 IFC몰 애플스토어 여의도점 [사진=뉴스1]
전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꽉 잡은 애플이 한국에서도 세를 확대하고 있다. 서비스 출시 첫날 100만건이 등록된 애플페이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페이 사용자는 서비스 개시 첫날인 지난 21일 100만건을 훌쩍 넘어섰다. 현대카드만 지원하고, 교통카드 기능이 없는 데다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반쪽 페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것을 무색게 하는 화려한 데뷔다.

그간 한국 시장에서 아이폰의 단점으로 꼽히던 간편결제의 부재를 애플페이로 채운 만큼 아이폰의 약진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말까지 약 700만여명의 국내 아이폰 이용자가 기존 사용 중이던 간편결제 플랫폼을 애플페이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변수는 단말기 보급 속도다. 단말기를 얼마나 빠르게, 다양한 결제처에서 사용할 수 있느냐가 애플페이의 시장 영향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 도입은 온·오프라인 간편결제의 벽을 허문다는 데 의의가 있는데, 혁신적인 서비스가 확산하기 위해선 이용 경험 자체가 늘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사례를 들며 단말기 보급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국내 온라인 간편결제 업계 1위 네이버페이는 2019년부터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키우겠다고 밝혔으나, 현재 오프라인 가맹점은 12만 곳 수준이다.

애플은 올해 하반기 아이폰15 시리즈를 출시한다. 이를 계기로 국내 시장 점유율과 함께 애플페이 이용자 수가 함께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짙다. 아이폰의 국내 점유율은 2019년 16.6%에서 이듬해 17.9%, 2021년에는 24.4%로 상승했다. 이와 같은 기세라면 '연간 점유율 30%' 벽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애플은 고급 모델과 일반 모델을 차별화하는 '급 나누기' 전략으로 구매력이 높은 젊은 세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국내서도 아이폰의 고급형 모델인 프로·프로맥스가 인기다. 경기 침체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고급 스마트폰 판매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인데 한국 시장도 같은 공식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전 세계 프리미엄 시장에서 지난해 점유율 75%로 압도적 1위를 달성했다. 그 뒤를 삼성전자(16%), 화웨이(3%), 샤오미(1%)가 따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중국 봉쇄 등으로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맥스' 모델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지 않았다면 고가 스마트폰이 더 많이 팔렸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