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토즈소프트의 자체 IP 기반 블록체인 게임인 '세라프: 인 더 다크니스'. 자료=액토즈소프트
액토즈소프트의 자체 IP 기반 블록체인 게임인 '세라프: 인 더 다크니스'. 자료=액토즈소프트
업계 일각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문에도 블록체인 게임이 국내에서 속속 개발되고 있다. 법적 규제로 국내 판로가 막혀 있지만 대체불가능토큰(NFT)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게임사들이 잇따라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나서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액토즈소프트는 블록체인 게임인 ‘세라프:인 더 다크니스’의 알파 테스트를 11일부터 17일까지 7일간 실시하기로 했다. RPG 장르인 이 게임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게임 내에 다양한 NFT 장비를 제공한다. 일부 아이템은 NFT 시장을 통해 현금화도 가능하다. 액토즈소프트 관계자는 “개발된 게임에 블록체인을 덮어씌우는 수준인 다른 게임들과 달리 개발 단계에서부터 블록체인 시스템을 적용했다”며 “연내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도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적용한 보드게임인 ‘모두의 마블 2:메타월드’를 오는 19일 해외에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의 블록체인 자회사인 마브랙스의 ‘MBX 플랫폼'을 통해 게임 내 재화를 현금으로 교환하는 구조다. 게임에서 얻게 되는 캐시를 퍼블릭 토큰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이 게임은 메타버스를 통해 뉴욕과 같은 실제 도시의 지적도를 기반으로 게임 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지식재산권(IP) 기반으로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만들고 있다. 네오위즈도 산하 싱가포르 법인인 ’인텔라X'가 개발 중인 폴리곤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NFT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폴리곤은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쓰이는 블록체인 솔루션이다. 왁스, 하이브, BNB체인 등과 함께 블록체인 게임의 주요 기반 플랫폼으로 꼽힌다.

컴투스도 블록체인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컴투스홀딩스의 자회사인 컴투스플랫폼은 대원미디어와 NFT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컴투스플랫폼은 대원미디어가 보유한 IP 관련 콘텐츠를 자체 NFT 생태계에 편입시킬 계획이다. 이미 컴투스홀딩스는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인 엑스플라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 6종을 공급하고 있다. 연내 ’서머너즈워:크로니클‘ 등 10여종의 게임을 엑스플라에 추가 탑재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만드는 데에 그간 가장 주도적인 행보를 보인 건 위메이드다. 위메이드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인 ’위믹스 플레이‘를 다른 게임 제작사에 공급하면서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 자체 플랫폼에 100개 게임을 도입하는 게 목표다. 위메이드는 MMORPG인 미르4와 미르M을 블록체인을 통해 하나의 경제 생태계로 묶으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미르4가 2021년 연말 동시접속자 14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달 미르M도 동시접속자 22만명을 넘어섰다.

업계 일각에선 블록체인 게임의 확산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론도 나온다. 블록체인 게임 대다수가 재화 획득에 초점이 맞춰 있다보니 게임 자체의 재미나 완성도를 충분히 살리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게임 속 재화를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게임을 국내 공급할 수 없다는 점도 블록체인 게임 확산의 걸림돌로 꼽힌다. 게임산업법은 경품 등을 제공해 사행성을 조장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을 서비스 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해외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소업체 위주로 게임 개발사들이 잇따라 블록체인 플랫폼에 게임을 넣고 있다”며 “하지만 게임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질적 성장 없이는 블록체인 게임을 확산시키는 데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