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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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데이터스토리지 기업 웨스턴디지털이 해커들로부터 ‘최소 8자리’ 몸값을 요구받았다. 이 회사는 이달 초 내부 시스템 해킹 공격을 받았다. 해커들은 고객 정보를 포함해 대량의 데이터를 탈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10테라바이트 분량의 데이터를 훔쳤다고 주장하는 해커들이 웨스턴디지털을 상대로 ‘최소 8자리’ 몸값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해커들은 훔진 데이터를 게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이런 금액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8자리면 1000만달러(130억원) 단위다.
사진=웨스턴디지털 홈페이지
사진=웨스턴디지털 홈페이지
앞서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3일 해커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클라우드 및 백업 서비스 ‘마이클라우드’ 운영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마이 클라우드는 10년 넘게 구글 드라이브, 마이크로소프트 원드라이브, 박스(Box) 등 주요 기업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회사에 따르면 클라우드 서비스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해커들은 정확히 어떤 데이터를 훔쳤는지에 대해선 세부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다만, 해커 중 한 명은 테크크런치 측에 회사 내부 코드 서명 인증서로 디지털 서명된 파일을 보여줬다. 웨스턴디지털을 사칭해 파일에 디지털 서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다. 이와 함께 회사 고객 정보 중 여러 회사 임원의 전화번호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들은 “웨스턴디지털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랜섬웨어 갱단(Alphv) 웹사이트에 훔친 데이터를 게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웨스턴디지털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