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원천 차단하고 미세 암세포도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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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꿀 양자기술
정부, 2035년까지 3조 투자
핵심인력 키워 세계 4강 목표
도청·감청·해킹 불가능한 통신
관측 정밀도 크게 높인 센서
슈퍼컴으로 수만 년 걸릴 난제
순식간에 풀어낼 양자컴 개발
정부, 2035년까지 3조 투자
핵심인력 키워 세계 4강 목표
도청·감청·해킹 불가능한 통신
관측 정밀도 크게 높인 센서
슈퍼컴으로 수만 년 걸릴 난제
순식간에 풀어낼 양자컴 개발
정부가 2035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최소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양자 과학기술을 선도국의 85%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양자 과학기술 연구인력을 박사급은 7배, 학사·석사급은 10배 늘린다는 게 골자다. 양자 산업 세계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높이고, 양자 기술을 공급하고 활용하는 기업도 1200개까지 늘리겠다는 세부 목표도 세웠다. 양자 과학기술이 발전하면 실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살펴봤다.
상용화를 앞둔 분야 중 하나로 양자통신을 들 수 있다. 양자통신이 가능해지면 불법 도·감청과 해킹이 어려워진다. 해커나 도청자가 있을 경우 송·수신 중이던 데이터 자체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기존 통신 방식이 송·수신자 간 공을 주고받는 식이라면, 양자암호통신은 서로 비눗방울을 교환하는 것과 같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국가정보원, 통신 3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양자암호통신 상용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병원, 공장, 연구소 등에서 40여 개의 활용 사례를 확보했다. 국가기간망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도 시작됐다.
양자 센서에 대한 기대도 크다. 양자 센서는 양자 자력계, 양자 중력계, 양자 레이더 등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양자 센서를 활용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은 암 검사 정밀도를 ‘10㎜’에서 ‘0.01㎜’ 단위로 높여준다. 미세 암세포를 발견하고 치료하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양자 기술을 적용한 ‘심자도 시스템(MCG)’도 개발했다. 심장 근육에서 발생하는 미세 전류가 만들어내는 자기장을 양자 센서로 측정해 심장에 문제가 있는지를 진단한다.
양자컴퓨터는 양자물리학의 원리를 적용한 신개념 컴퓨터다. 슈퍼컴퓨터로 수만 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난제를 순식간에 풀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신약 개발, 신물질 개발에 활용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신약을 개발하려면 수십만 개 후보 물질의 효능을 일일이 분석해야 한다. 10년 이상 걸린다.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면 후보 물질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코로나19 같은 신종 전염병이 창궐하더라도 백신·치료제 개발이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분야로 금융이 꼽힌다. 현재 세계 금융회사는 ‘RSA 알고리즘(공개키 암호화)’을 쓴다. 한국 공인인증서도 RSA 방식이다. 슈퍼컴퓨터는 RSA 암호 해독에 100만 년 이상 걸린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짧은 시간 안에 RSA 알고리즘을 풀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8%(10위)에 불과한 세계 양자 시장 점유율을 10%(4위 수준)로 끌어 올리고, 양자 기술을 공급·활용하는 기업은 1200개(현재 80개)로 늘린다는 게 정부의 청사진이다. 1000큐비트급 이상 양자컴퓨터와 양자통신 전국망, 양자 인터넷, 양자 센서 등을 단계적으로 상용화하는 계획도 추진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세계에 흩어진 한국 양자 연구자들의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며 “플랫폼을 통해 신뢰성과 안정성을 보장하는 양자컴퓨터 시스템과 양자통신, 양자 센서 기술을 개발하는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자 기술은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경제, 화학, 의료, 보안, 에너지 분야에서 엄청난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양자통신 기술로 해킹·도청 막아
10일 과학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양자 과학기술 전략보고회를 열고 양자 과학기술로 바뀌는 한국의 미래 산업을 조망했다. 양자는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 단위다. 양자역학을 활용하는 양자컴퓨터와 양자 센서, 양자암호통신 등 신기술을 양자 과학기술로 통칭한다.상용화를 앞둔 분야 중 하나로 양자통신을 들 수 있다. 양자통신이 가능해지면 불법 도·감청과 해킹이 어려워진다. 해커나 도청자가 있을 경우 송·수신 중이던 데이터 자체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기존 통신 방식이 송·수신자 간 공을 주고받는 식이라면, 양자암호통신은 서로 비눗방울을 교환하는 것과 같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국가정보원, 통신 3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양자암호통신 상용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병원, 공장, 연구소 등에서 40여 개의 활용 사례를 확보했다. 국가기간망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도 시작됐다.
양자 센서에 대한 기대도 크다. 양자 센서는 양자 자력계, 양자 중력계, 양자 레이더 등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양자 센서를 활용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은 암 검사 정밀도를 ‘10㎜’에서 ‘0.01㎜’ 단위로 높여준다. 미세 암세포를 발견하고 치료하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양자 기술을 적용한 ‘심자도 시스템(MCG)’도 개발했다. 심장 근육에서 발생하는 미세 전류가 만들어내는 자기장을 양자 센서로 측정해 심장에 문제가 있는지를 진단한다.
양자컴퓨터는 양자물리학의 원리를 적용한 신개념 컴퓨터다. 슈퍼컴퓨터로 수만 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난제를 순식간에 풀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신약 개발, 신물질 개발에 활용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신약을 개발하려면 수십만 개 후보 물질의 효능을 일일이 분석해야 한다. 10년 이상 걸린다.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면 후보 물질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코로나19 같은 신종 전염병이 창궐하더라도 백신·치료제 개발이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분야로 금융이 꼽힌다. 현재 세계 금융회사는 ‘RSA 알고리즘(공개키 암호화)’을 쓴다. 한국 공인인증서도 RSA 방식이다. 슈퍼컴퓨터는 RSA 암호 해독에 100만 년 이상 걸린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짧은 시간 안에 RSA 알고리즘을 풀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2035년 세계 4위 양자 강국 목표
정부와 기업은 2035년까지 양자 과학기술 분야에 3조원을 투입한다. 기술 발전 속도와 경영 환경을 반영해 투자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양자 과학기술 분야 학과 신·증설을 지원하고 양자대학원 등을 통해 현재 384명 수준인 박사급 양자 핵심 인력을 2035년까지 2500명 수준으로 양성한다. 학·석사급 인력도 1만 명(현재 1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올해 1.8%(10위)에 불과한 세계 양자 시장 점유율을 10%(4위 수준)로 끌어 올리고, 양자 기술을 공급·활용하는 기업은 1200개(현재 80개)로 늘린다는 게 정부의 청사진이다. 1000큐비트급 이상 양자컴퓨터와 양자통신 전국망, 양자 인터넷, 양자 센서 등을 단계적으로 상용화하는 계획도 추진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세계에 흩어진 한국 양자 연구자들의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며 “플랫폼을 통해 신뢰성과 안정성을 보장하는 양자컴퓨터 시스템과 양자통신, 양자 센서 기술을 개발하는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자 기술은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경제, 화학, 의료, 보안, 에너지 분야에서 엄청난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