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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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의 생명과학부문이 ‘키 크는 주사’ 판매 증가 영향 등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동아쏘시오그룹 전문의약품 기업인 동아에스티 역시 성장호르몬제 판매 급증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2.7% 증가했다.

LG화학은 2분기 생명과학부문 연결 매출이 3170억원으로 전년 동기(2220억원) 대비 42.7% 증가했다고 지난 27일 실적설명회에서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 2002년 생명과학 사업을 개시한 이후 최대 규모다. 성장호르몬제인 유트로핀의 판매 증가와 올초 인수한 미국 항암 신약 기업 아베오 실적이 반영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아베오 주력 제품인 신장암 표적치료제 ‘포티브다’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다만 아베오 무형 자산에 대한 상각과 인수 시 현지 임직원에게 지급한 위로금 등 요인으로 2분기 생명과학부문 영업이익은 9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성장호르몬제는 아이 키를 키우려는 부모들의 수요가 늘면서 관련 시장 업계 1위 LG화학과 2위 동아에스티의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과거엔 성장호르몬 결핍증이나 터너증후군 등 키가 자라지 않는 유전질환 환자들에게 주로 처방됐지만 최근엔 자녀의 키를 키우기 위한 비급여 처방이 늘었다.

LG화학의 2분기 유트로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동아에스티 역시 성장호르몬제인 그로트로핀 처방액이 전년 동기 대비 41.5% 증가했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18년 1265억원이던 국내 성장호르몬제 시장은 지난해 2385억원으로 4년 만에 두 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업계는 올해 시장 규모가 3300억원으로 1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요즘 초등학교 자녀 부모들 사이에서 성장주사, 드림렌즈, 치아교정 등이 ‘3종세트’로 불리며 유행하고 있다”며 “성장호르몬제 영향으로 LG화학, 동아에스티 등 관련업체 수익성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LG화학이 7~13세 저신장증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치료 전 연간 평균 성장치가 3㎝에서 치료 후 12㎝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의료진은 이 주사가 무조건 성장을 담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소아과 의사는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아도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고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밝혀진 게 없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