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석배 "상온 초전도체 제조법 모두 공개…한 달이면 세계 연구진 따라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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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상온 초전도체 주장 물질 LK-99(사진)와 관련해 “제조법을 모두 공개해 뒀다”며 “한달 정도면 세계 연구진이 따라 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4일 한국경제신문과 통화에서 “LK-99 제조법은 다 공개를 해 뒀다”며 “전 세계의 연구진이 후속 연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대략 앞으로 한 달 정도면 세계 연구진이 다 따라 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모두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며 현재는 LK-99를 더욱 고도화 하는 후속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가 요청한 시편(샘플)에 대해선 "(동료 연구진인) 김현탁 교수 통해서 대응 할 것"이라고 했다. 김현탁 윌리엄앤메리대 연구교수는 작년까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근무했다. 김 교수는 최근 “(LK-99의 데이터는)초전도 현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 설명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내년 열리는 미국물리학회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는 현재까지 공개된 데이터와 영상으로는 LK-99를 상온 초전도체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증위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초전도체가 공중에 부양돼 고정되려면 마이스너 효과에 플럭스 피닝 효과가 더해져야 한다”며 “영상에서 LK99는 자석 위에서 떠있지만, 항상 일부가 자석에 붙어 있는 상태이고, 움직인 후 진동하는 모습을 보여 초전도체의 자기 부상과 다른다”고 했다.
검증위는 “논문에서는 이것이 완벽한 샘플이 아니라서 일부만 공중부양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자석과 시료 사이에 인력이 작용하는 부분이 있어 상대적인 반발력으로 시료가 자석에서 멀어져 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어, 이것이 정확히 마이스너 효과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상온과 대기압 조건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인다며 두 개의 논문을 공개했다. 아카이브는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은 논문을 빠르게 공개하기 위한 사이트로, 누구나 쉽게 게재할 수 있는 구조다. 저자로는 이 대표와 권영완 고려대 연구교수,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 김현탁 교수 등이 포함됐다.
상온 초전도체는 과학계의 오랜 꿈 중 하나다. 초전도 현상은 금속 등에서 전기저항이 어느 온도 아래에서 0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전기 저항을 없애면 저항이 소모하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 자기부상열차나 전력망 등에 사용처가 무궁무진하지만, 현재는 극저온이나 초고압에서만 초전도 현상을 구현할 수 있어 활용도가 낮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납과 인회석 결정 구조인 LK-99를 개발했으며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임계 온도가 섭씨 127도(400K) 이하라고 주장했다. 이는 온도가 127도 이하일 때는 초전도 현상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이들은 1990년대 고려대 화학과 최동식 명예교수가 주장한 이론을 바탕으로 20여 년에 걸쳐 연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퀀텀에너지연구소는 2008년 고려대 연구자들이 창업한 기업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에서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해외에서는 외신들이 잇따라 소개하는 등 주목을 받고 있지만, 과학계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다.
해외에서도 상온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발표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최근에도 재현성이 없다며 논문이 철회되는 등 부침을 겪고 있어서다. 앞서 미국 로체스터대 랭거 디아스 교수 연구팀이 2020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대기압 100만 배 압력에서 상온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지만, 재현이 불가능하다며 논문이 철회됐다. 디아스 교수는 올해 네이처에 다시 상온 초전도체 논문을 발표했지만, 2021년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낸 논문이 또다시 데이터 조작을 이유로 철회되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한국 연구진의 이번 논문 역시 발표한 데이터가 세부 사항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물질 특성상 초전도성이 발현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이번 논문에 대해 조망하며 "논문의 세부사항이 부족해 물리학자들이 회의감에 휩싸여 있다"고 학계의 반응을 실었다. 사이언스는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등이 논문 내 물질을 재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1주일 내로 물리학자들이 이번 주장을 검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 과학계도 이들 연구자가 국내 초전도체 학계와 교류가 전혀 없었던 상황인 만큼 검증이 되기 전에는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이 대표는 4일 한국경제신문과 통화에서 “LK-99 제조법은 다 공개를 해 뒀다”며 “전 세계의 연구진이 후속 연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대략 앞으로 한 달 정도면 세계 연구진이 다 따라 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모두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며 현재는 LK-99를 더욱 고도화 하는 후속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가 요청한 시편(샘플)에 대해선 "(동료 연구진인) 김현탁 교수 통해서 대응 할 것"이라고 했다. 김현탁 윌리엄앤메리대 연구교수는 작년까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근무했다. 김 교수는 최근 “(LK-99의 데이터는)초전도 현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 설명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내년 열리는 미국물리학회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는 현재까지 공개된 데이터와 영상으로는 LK-99를 상온 초전도체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증위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초전도체가 공중에 부양돼 고정되려면 마이스너 효과에 플럭스 피닝 효과가 더해져야 한다”며 “영상에서 LK99는 자석 위에서 떠있지만, 항상 일부가 자석에 붙어 있는 상태이고, 움직인 후 진동하는 모습을 보여 초전도체의 자기 부상과 다른다”고 했다.
검증위는 “논문에서는 이것이 완벽한 샘플이 아니라서 일부만 공중부양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자석과 시료 사이에 인력이 작용하는 부분이 있어 상대적인 반발력으로 시료가 자석에서 멀어져 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어, 이것이 정확히 마이스너 효과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상온과 대기압 조건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인다며 두 개의 논문을 공개했다. 아카이브는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은 논문을 빠르게 공개하기 위한 사이트로, 누구나 쉽게 게재할 수 있는 구조다. 저자로는 이 대표와 권영완 고려대 연구교수,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 김현탁 교수 등이 포함됐다.
상온 초전도체는 과학계의 오랜 꿈 중 하나다. 초전도 현상은 금속 등에서 전기저항이 어느 온도 아래에서 0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전기 저항을 없애면 저항이 소모하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 자기부상열차나 전력망 등에 사용처가 무궁무진하지만, 현재는 극저온이나 초고압에서만 초전도 현상을 구현할 수 있어 활용도가 낮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납과 인회석 결정 구조인 LK-99를 개발했으며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임계 온도가 섭씨 127도(400K) 이하라고 주장했다. 이는 온도가 127도 이하일 때는 초전도 현상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이들은 1990년대 고려대 화학과 최동식 명예교수가 주장한 이론을 바탕으로 20여 년에 걸쳐 연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퀀텀에너지연구소는 2008년 고려대 연구자들이 창업한 기업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에서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해외에서는 외신들이 잇따라 소개하는 등 주목을 받고 있지만, 과학계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다.
해외에서도 상온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발표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최근에도 재현성이 없다며 논문이 철회되는 등 부침을 겪고 있어서다. 앞서 미국 로체스터대 랭거 디아스 교수 연구팀이 2020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대기압 100만 배 압력에서 상온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지만, 재현이 불가능하다며 논문이 철회됐다. 디아스 교수는 올해 네이처에 다시 상온 초전도체 논문을 발표했지만, 2021년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낸 논문이 또다시 데이터 조작을 이유로 철회되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한국 연구진의 이번 논문 역시 발표한 데이터가 세부 사항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물질 특성상 초전도성이 발현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이번 논문에 대해 조망하며 "논문의 세부사항이 부족해 물리학자들이 회의감에 휩싸여 있다"고 학계의 반응을 실었다. 사이언스는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등이 논문 내 물질을 재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1주일 내로 물리학자들이 이번 주장을 검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 과학계도 이들 연구자가 국내 초전도체 학계와 교류가 전혀 없었던 상황인 만큼 검증이 되기 전에는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