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전도사’로 통하던 게임산업이 역성장에 직면했다. 올해 2분기 한국 게임 상장사 중 시가총액 상위 10곳의 매출과 영업이익 합산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천편일률적인 신작 포트폴리오가 ‘부메랑’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K게임’ 성공 신화를 안겨준 중국 시장도 보탬이 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중국 게임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한국 게임이 경쟁에서 밀리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게임 상장사 시가총액 상위 10곳의 지난 2분기 매출 합산액은 3조284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0%, 전분기 대비 6% 줄었다. 수익성 악화는 더 심각하다. 이들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 합산액은 40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전분기 대비 29% 급감했다. 시가총액이 49조3600억원(게임사 10곳 합산)에 달하는 게임업계의 덩치를 감안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표다.

게임사 10곳 중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늘어난 곳은 넥슨, 위메이드, 컴투스 등 세 곳뿐이다. 넷마블, 펄어비스, 위메이드, 네오위즈, 컴투스 등 다섯 곳은 적자를 냈다. 넥슨과 함께 업계를 이끌며 ‘3N’으로 불린 엔씨소프트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71% 급감했다. 3N의 또 다른 일원인 넷마블은 여섯 분기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역성장의 조짐은 지난해 예견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해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서 국내 게임시장 규모를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22조7723억원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6월 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시장 규모는 21조1847억원으로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영화(26%), 광고(19%), 음악(19%) 등 다른 콘텐츠 시장 규모가 20%가량 커진 것과 대비된다.

한국 게임사에 ‘기회의 땅’이던 중국 시장의 반응도 차갑다. 지난 11일 기준 중국 게임 앱 시장에서 매출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한국 게임은 전무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