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 "불규칙한 수면에도 각성도 예측하는 수리 모델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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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교수팀과 공동 개발
"9월께 모바일 앱 선보일 것"
"9월께 모바일 앱 선보일 것"
야간 근무 등으로 수면 습관이 무너진 사람들에게 최적의 수면 패턴을 찾아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일주기 리듬 등을 활용해 수면 상황을 계산하는 모델이 개발되면서다. 이를 활용해 저녁·야간 근무자의 효율적인 수면 패턴을 분석했더니 야간 근무 직전·후에 몰아서 자는 것보다 근무 직후 일주기 리듬에 맞춰 잠깐 눈을 붙인 뒤 야간 근무 직전 충분히 낮잠을 자는 게 밤 근무 중 졸음을 쫓는 데 더 효과적이었다.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와 최수정 임상간호학연구소 교수팀은 김재경 카이스트 수리과학과·IBS 의생명수학그룹 교수팀과 함께 일주기 리듬, 수면 압력 등을 계산해 매 순간 수면 각성도를 예측하는 수리 모델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를 수면 중재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앱도 개발하고 있다.
사람의 생체시계는 낮·밤 주기에 적응해 낮에는 높은 능률을 보이고 밤에는 회복을 위한 수면을 유도한다. 하지만 인공 조명 등이 발명된 뒤 현대 사회에서는 일반적인 근무시간에서 벗어나 야간에도 높은 각성도와 능률을 요구한다. 실제 전체 노동 인구의 20%가 교대근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 패턴이 불규칙해지면 낮 시간에 졸음이 쏟아져 업무 수행 효율이 떨어지고 업무 관련 부상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당초 연구팀은 교대 근무자의 근무 전후 각성도와 웨어러블 장치를 이용해 수집한 수면패턴을 분석해 야간 근무 시 높은 각성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수면 패턴을 찾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단순히 수면 시간을 늘리는 것으로는 원하는 시간에 높은 각성도를 유지하는 게 어려웠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 직업안전위생연구소 등이 수행한 기존 연구에서 다양한 수면 중재 방법을 제안했지만 이를 실천하는 데에 어려움이 컸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교대 근무자의 불규칙한 수면 기록을 모두 반영해 매 순간 각성도를 예측하는 수리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교대근무자 근무와 수면 패턴에 따라 변동하는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s)과 수면 압력을 정확히 시뮬레이션해 각성도를 예측하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수리모델을 활용해 저녁·야간 근무 전 특정 수면패턴을 취했을 때의 각성도를 예측해 여러 수면패턴과 비교했더니 야간 근무 직전이나 직후에 몰아서 잠을 자는 것보다 근무 직후 일주기 리듬에 맞는 최소한의 수면만을 취한 뒤 야간 근무 직전 충분한 낮잠을 자는 게 근무 중 높은 각성도를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
이런 패턴을 유지하면 생체리듬에 맞지 않은 시간대에 억지로 잠을 자거나 강제로 일어날 필요도 없었다. 근무 직후 최소한의 수면만 취해 수면 압력이 증가하면서 다음 근무 전에 취하는 낮잠에 쉽게 들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수면 패턴에 적응형 생체 분할 수면(Adaptive Circadian Split Sleep)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런 수면 방식은 개인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수면 일정을 조정할 수 있어 실생활에 적용하기도 쉬웠다.
연구팀은 이런 적응형 생체 분할 수면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앱도 개발하고 있다. 올해 9월께 완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앱은 자동으로 수집되는 수면 패턴을 이용해 현재의 각성도를 예측하고 다음 근무를 위한 적응형 생체 분할 수면 패턴을 계산해 알려준다.
주은연 교수는 "올해 하반기부터 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유용성을 평가하기 위한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시행할 예정"이라며 "교대근무 뿐 아니라 불규칙한 생활이나 시차로 발생하는 수면장애를 해결하는데 '가장 최적화된 수면 중재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재경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수리 모델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곧 개발될 예정"이라며 "많은 교대 근무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과 삼성생명과학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송윤민 카이스트·IBS 학생, 박세호 위스콘신-매디슨대·IBS 학생, 이수진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연구원이 참여한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SLEEP) 최신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와 최수정 임상간호학연구소 교수팀은 김재경 카이스트 수리과학과·IBS 의생명수학그룹 교수팀과 함께 일주기 리듬, 수면 압력 등을 계산해 매 순간 수면 각성도를 예측하는 수리 모델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를 수면 중재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앱도 개발하고 있다.
사람의 생체시계는 낮·밤 주기에 적응해 낮에는 높은 능률을 보이고 밤에는 회복을 위한 수면을 유도한다. 하지만 인공 조명 등이 발명된 뒤 현대 사회에서는 일반적인 근무시간에서 벗어나 야간에도 높은 각성도와 능률을 요구한다. 실제 전체 노동 인구의 20%가 교대근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 패턴이 불규칙해지면 낮 시간에 졸음이 쏟아져 업무 수행 효율이 떨어지고 업무 관련 부상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당초 연구팀은 교대 근무자의 근무 전후 각성도와 웨어러블 장치를 이용해 수집한 수면패턴을 분석해 야간 근무 시 높은 각성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수면 패턴을 찾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단순히 수면 시간을 늘리는 것으로는 원하는 시간에 높은 각성도를 유지하는 게 어려웠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 직업안전위생연구소 등이 수행한 기존 연구에서 다양한 수면 중재 방법을 제안했지만 이를 실천하는 데에 어려움이 컸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교대 근무자의 불규칙한 수면 기록을 모두 반영해 매 순간 각성도를 예측하는 수리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교대근무자 근무와 수면 패턴에 따라 변동하는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s)과 수면 압력을 정확히 시뮬레이션해 각성도를 예측하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수리모델을 활용해 저녁·야간 근무 전 특정 수면패턴을 취했을 때의 각성도를 예측해 여러 수면패턴과 비교했더니 야간 근무 직전이나 직후에 몰아서 잠을 자는 것보다 근무 직후 일주기 리듬에 맞는 최소한의 수면만을 취한 뒤 야간 근무 직전 충분한 낮잠을 자는 게 근무 중 높은 각성도를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
이런 패턴을 유지하면 생체리듬에 맞지 않은 시간대에 억지로 잠을 자거나 강제로 일어날 필요도 없었다. 근무 직후 최소한의 수면만 취해 수면 압력이 증가하면서 다음 근무 전에 취하는 낮잠에 쉽게 들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수면 패턴에 적응형 생체 분할 수면(Adaptive Circadian Split Sleep)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런 수면 방식은 개인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수면 일정을 조정할 수 있어 실생활에 적용하기도 쉬웠다.
연구팀은 이런 적응형 생체 분할 수면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앱도 개발하고 있다. 올해 9월께 완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앱은 자동으로 수집되는 수면 패턴을 이용해 현재의 각성도를 예측하고 다음 근무를 위한 적응형 생체 분할 수면 패턴을 계산해 알려준다.
주은연 교수는 "올해 하반기부터 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유용성을 평가하기 위한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시행할 예정"이라며 "교대근무 뿐 아니라 불규칙한 생활이나 시차로 발생하는 수면장애를 해결하는데 '가장 최적화된 수면 중재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재경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수리 모델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곧 개발될 예정"이라며 "많은 교대 근무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과 삼성생명과학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송윤민 카이스트·IBS 학생, 박세호 위스콘신-매디슨대·IBS 학생, 이수진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연구원이 참여한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SLEEP) 최신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