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기획드라마 "백야3.98"이 3일 20회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결과는 참담한 실패다.

"모래시계"의 김종학PD와 최민수 심은하 이병헌 이정재 진희경 등의
초호화 캐스팅이 무색할만큼 씁쓸한 퇴장이다.

서울시내 3백가구를 대상으로 한 시청률 조사에서 10월평균 시청률이
15%를 간신히 넘었을 뿐이다.

"백야..."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산만한 전개를 들 수 있다.

러시아 중동 카자흐스탄 평양을 오가며 첩보전이 펼쳐지는 바람에
시청자들이 줄거리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했다는 지적이다.

또 초반부 "모래시계"와 흡사한 분위기나 총알이 난무하는 액션만 있고
제대로 된 스토리가 없었다는 점도 외면당한 이유로 꼽힌다.

해외 촬영과 시청인 영상처리로 볼만한 화면은 많았지만 보는 사람들이
드라마에 빠져들게 하는 유인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반면 "백야..."는 몇가지 긍정적인 결과도 남겼다.

드라마 시작전 촬영을 거의 마쳐 "사전 전작제"를 비교적 충실히 지킨
것은 좋은 선례가 됐다.

TV드라마 소재를 장대한 스케일의 첩보전으로 확장한 것도 의미있는 일로
평가되고 있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