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의 달인에게 배우는 협상의 미학.

최근 출간된 ''어느 원로 대신의 협상에 관한 충고''(프랑수아 드 칼리에르 지음,남경태 옮김,위즈덤하우스,9천원)는 서양의 ''군주론''과 동양의 ''손자병법''을 합친 것같은 책이다.

17세기 프랑스 태양왕 루이 14세의 오른팔이었던 외교대신이 어린 루이 15세를 위해 쓴 것.

사실 ''협상''이란 말은 라틴어의 ''비즈니스''에서 비롯됐다.

저자가 가장 강조한 것은 협상가의 자질.통찰력과 순발력,융통성,폭넓은 이해력과 지식,신뢰감을 주는 자세가 얼마나 큰 힘인지를 알려준다.

쓸데없이 비밀스러운 태도를 취하거나 하찮은 것을 대단한 것인냥 부풀리는 일은 절대 금물.

신중한 사람은 눈치만 빠른 사람과 건방진 사람의 허세를 금방 꿰뚫어본다.

괜한 논쟁에 열을 올리다 비밀을 누설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

이 책이 도덕교과서인 것만은 아니다.

저자는 ''국가간 증오심을 조장하는 선동,경쟁자들을 부추겨 어부지리를 얻는 일''도 협상의 중요한 결과라며 돈 여성 정보의 힘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모든 고전은 시대를 초월하는 생명력을 지닌다.

추천사를 쓴 경영철학자 찰스 핸디는 ''군주를 CEO나 간부,협상을 경영으로 이해하면 현대적 경영기법도 옛 지혜의 반복임을 알 수 있다''며 극찬했다.

그의 권고대로 좋은 포도주를 맛보듯 한모금씩 천천히 음미하며 읽으면 지혜의 눈이 새롭게 열릴 것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