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생 동갑내기 이문열과 김용옥은 상이한 방법으로 한국 사회에 복수했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소설가 이문열과 철학자 김용옥에게 비판의 칼날을 들이댔다. 최근 나온 강 교수의 책 「이문열과 김용옥」(인물과사상사)에 나타난 두 인물에 대한 비판의 요지는 이렇다. 이문열은 수구 기득권 체제를 껴안는 정치 개입을 통해 '정치권력'을 누리고 있으며, 김용옥은 기존의 문화특권에 도전하는 파격과 기행을 통해 지적 엔터테이너로 인정받으면서 보통 사람들을 대상으로 '유사종교적 권력'을 누리고 있다는 것. 강준만에 따르면 이문열은 전혀 책임지지 않으면서 언제든지 정치에 마음대로 끼어들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적 문화권력'을 높이 평가한다. 그렇기에 이문열은 사적(私的) 보복을 제외하고는 동업자 비판은 절대 하지 않으며, 비판의 대상을 자신의 '성공 이데올로기'에 충실한 선에서 정략적인 정치비판또는 사회비판에 국한한다는 것. 이는 최근 자신의 발언이 '곡학아세(曲學阿世)'라는 비판을 받게 되자, "정치인의 잣대로 문화인을 폄하하지 말라"고 항변한 데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강준만은 강조한다. 강준만은 또 "(이문열은) 의도적인 이슈 만들기로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고 있다"면서 "(오히려) 자신이 탄압받고 있다고 엄살을 떨면서 순교자의 이미지까지 제조해 내는 정교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비판을 가한다. 스스로 '열린 권력'이라고 평하는 강준만은 이문열을 '닫힌 권력', 거대 권력에 기생하는 '기생 권력', 익명으로 '뒤통수 때리기' 수법을 즐겨 쓰고, 스스로 자기가세다고 주장하는 '골수 반(反)민주주의자'라고 종합하고 있다. 이문열에 비해 김용옥을 향한 칼날은 뭉툭하다. 강준만이 보기에 김용옥은 지식의 새로운 유통 경로를 통해 철학을 '엔터테인먼트'화함으로써 지식폭력과 권위에 찌든 기존 권력에 도전하는 인물. 하지만 이러한 지식의 대중화 과정에서 김용옥이 보인 기행은 너그러이 보아 줄수 있으나, 자기 스스로 기존 '학위'(學位)의 권위에 기대어 자신에 대한 비판을 부정한 행위는 또다른 '지식폭력'이라고 규정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