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 아동에 음악 교육" 외국인 뭉쳤다
“한국의 소외계층 아이들도 음악을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에 주한 외국인들이 뭉치게 됐습니다.”

주한 외국인 음악동호회 모임 ‘카마라타 뮤직컴퍼니’를 이끌고 있는 라이언 게슬 대표(31·미국인)는 첫 정규 기금모금 공연에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카마라타는 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봄으로의 노래(sing into spring)’라는 기금모금 공연을 연다.

게슬 대표는 “그동안 틈틈이 다문화가정이나 저소득층 자녀, 고아 등 소외계층 아이들을 위한 음악 교육 기부를 해왔으나 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기금을 모으기로 했다”며 “행사에서 모은 돈으로 악기를 구입하고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무료로 음악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마라타는 음악을 좋아하는 주한 외국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한국인과 교류하기 위해 2009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33개국 450명의 외국인이 그동안 참여해 정기적으로 연주회를 갖거나 비정기적인 음악 교육 기부활동을 해왔다. 비영리단체이다 보니 공연장 임대료나 안내책자 제작비 등은 회원들이 추렴하고 있다. 티켓을 팔기도 하지만 수익이 남으면 아동복지시설에 기부해 왔다.

카마라타에는 음악 전공 유학생부터 다국적기업 엔지니어, 교사, 회계사 등 다양한 외국인과 뜻을 같이하는 한국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앨런 팀블릭 서울글로벌센터장과 스티브 매키니 매키니컨설팅 사장 등 유명인사도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윤의중 한세대 교수와 국악인 장사익 씨 등이 멘토로서 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카마라타는 지난해 5월 청와대에서 공연을 갖기도 했다.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는 아마추어 모임이지만 음악 전공자로 이뤄진 세미프로 합창단도 구성돼 있다. 서울 외교가에서는 비교적 유명해 공연이 열릴 때마다 주한 외국대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미국대사는 대사관저로 초청해 공연을 갖기도 했다.

아시아지역을 여행하다 서울에서 1년간 머물던 게슬 대표는 일본 도쿄에 잠깐 들렀다가 그곳으로 여행 온 지금의 아내 현희수 씨를 만났다. 첫눈에 반해 결혼까지 골인한 그는 이후 서울에서 계속 살고 있다.

현재 한세대 성악과 박사과정에 있으며 객원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게슬 대표는 “가난해서 나 자신이 음악 교육을 많이 받지 못했다”며 “모든 이들이 음악을 즐기는 기회를 갖기를 바라기 때문에 앞으로도 소외계층을 위한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카마라타는 오는 5월 정동제일교회에서 정기연주회를 갖고 여름에는 소외계층 자녀를 위한 대규모 야외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아우디 유나이티드항공 크라운리로케이션(글로벌 이사전문업체) 그랜드하얏트호텔 등이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힌 게슬 대표는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와서 음악을 즐겨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