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거리에서 문화특구로…이태원의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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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공간'으로 재탄생한 서울 속의 지구촌
해밀턴호텔 맞은편엔 100여 고가구 상점 자리
빅사이즈 등 독특한 옷 파는 로데오거리엔 젊음이 가득
무슬림이 차린 이슬람 식당엔 양고기 즐기는 한국인도
미군 기지촌은 옛말…리움 미술관·블루스퀘어 등 문화공연장 속속 들어서
주말엔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더 많아…30~40대 가족들 대부분
해밀턴호텔 맞은편엔 100여 고가구 상점 자리
빅사이즈 등 독특한 옷 파는 로데오거리엔 젊음이 가득
무슬림이 차린 이슬람 식당엔 양고기 즐기는 한국인도
미군 기지촌은 옛말…리움 미술관·블루스퀘어 등 문화공연장 속속 들어서
주말엔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더 많아…30~40대 가족들 대부분
“딸아이 옷 사주러 왔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이태원에 대해 갖고 있었던 음침한 이미지와는 너무 달라요.” 22일 서울 이태원 로데오패션거리에서 만난 양모씨(51)는 기자를 보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10년 만에 이곳을 찾았다는 그는 변모한 이태원의 풍경에 낯설어 했다. 서울 다문화 거리의 원조 격인 이태원은 인근에 용산 미군기지가 들어선 탓에 오랫동안 미군들과 외국인들만 붐비는 곳으로 인식돼 왔다. 1990년대 후반부터 이곳을 찾는 내국인들이 늘어났지만 대부분 10~20대 젊은층에 국한됐다. 그러나 2000년대 중후반 들어 이태원은 개성있는 가족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등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음식거리에 고(古)가구거리까지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3번 출구 맞은편으로 들어서면 서울 속의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아치 모양의 조형물이 있는 이태원로 입구에 들어서면 영어와 일어로 된 간판을 내건 상점들이 즐비하다. 이날도 쇼핑을 즐기는 외국인들과 외출을 나온 미군들로 붐볐다. ‘이태원’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풍경이다.
하지만 이태원역을 지나 안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또 다른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 해밀턴호텔 뒤로 그리스, 터키, 멕시코 등 15개국의 전통음식을 판매하는 세계음식문화 거리가 조성돼 있다. 차광성 용산구 홍보담당과장은 “이태원 이미지 변화의 일등공신은 ‘세계음식거리’”라고 평가했다.
호텔 맞은편 골목엔 고(古)가구를 전시하는 ‘앤티크 거리’도 있다. 1960년대 미군들이 본국에서 가져온 가구를 팔기 위해 내놓은 데서 비롯됐는데, 어느덧 100여개의 고가구 상점이 들어섰다. 고가구 거리 바로 옆엔 독특한 의류를 판매하는 로데오 패션거리가 있다.
지난해 3월 좁고 거미줄처럼 얽혀 있던 골목길을 폭 8m의 소방도로로 넓히면서 패션숍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1990년대 용산기지에서 근무하다가 15년 만에 이태원을 다시 찾았다는 미국인 제럴드 워커는 이태원의 이런 풍경에 어리둥절해 할 정도였다.
과거와 달리 외국인들만 모이는 ‘그들만의 공간’이라는 특색이 희미해지는 것도 또 다른 변화다. 금요일인 22일 낮 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인근은 500여명이 넘는 무슬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국내에서 생활하는 무슬림들은 이슬람교 휴일인 금요일 낮에 매주 이곳에서 기도회를 연다. 성원 입구 골목길엔 이슬람교도가 지켜 먹는 ‘하랄’ 음식 재료를 파는 슈퍼마켓과 이슬람 식당 등 10여개 상점이 들어서 있다.
모로코 대사관저 주방장이 문을 연 ‘마라케쉬 나이트’에선 이날 무슬림들과 함께 양고기를 즐기는 내국인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무슬림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슬람 식당을 찾는 한국인들이 거의 없었지만 최근 들어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고급 문화예술공간도 속속 들어서
미군 기지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이태원이 본격적으로 변신하기 시작한 때는 1990년대 중반. 정부가 1993년 외국인 산업연수생 제도를 도입하면서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지의 노동자들이 이곳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태원로 뒤쪽 좁은 길에 다국적 먹거리 골목이 조성된 것도 이 때부터다.
이태원동·한남동 인근에 밀집해 있는 주한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을 위한 음식ㅈ점 및 술집들도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서울시와 용산구도 1997년 이태원을 관광특구로 지정하면서 이런 분위기 조성에 힘을 보탰다.
이태원은 2000년대 중후반 들어 또다시 변모했다. 2004년 리움 삼성미술관 개관을 시작으로 문화예술공간으로 또 한 번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제일기획 빌딩에서 6호선 한강진역까지의 700m길인 ‘꼼데가르송(Comme des Garcons)’ 거리는 부티크 상점, 고급 카페, 갤러리 등이 잇따라 들어서며 고급문화예술의 공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뮤지컬·콘서트 전용관인 블루스퀘어도 문을 열었다.
이태원 관광안내소에서 근무하는 최모씨는 “최근 들어 가족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 많아지면서 주말엔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이태원을 더 많이 찾는다”며 “30~40대 중년층과 가족단위 나들이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강경민/이지훈 기자 kkm1026@hankyung.com
◆ 톡톡 튀는 거리 세곳
경리단길…13㎡ 남짓 소규모가게 임대료 상승
꼼데길…뮤지컬 공연장·고급 패션숍 즐비
세계음식거리…15개국 전통요리 한자리에
이태원 상권은 크게 메인길, 경리단길, 꼼데가르송길(꼼데길) 등 세 곳으로 나뉜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해밀턴호텔을 중심으로 세계음식거리, 로데오거리, 고(古)가구 거리 등이 형성된 중심 대로가 가장 오래되고 번화한 상권이다. ‘강북의 가로수길’로도 불리는 경리단길과 문화 시설 및 패션숍들이 있는 꼼데길은 지난해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경리단길은 6호선 녹사평역에서 육군중앙경리단을 거쳐 그랜드 하얏트 서울호텔까지 이어지는 언덕길이다. 이태원역 메인길 상권 임대료가 급등하면서 이곳보다 50%가량 싼 경리단길이 주목받게 됐고 개성있는 가게들이 2~3년 전부터 속속 들어서기 시작했다. 경리단길을 따라 양 도로변에 늘어선 카페, 옷가게, 음식점 등은 대부분이 13~14㎡ 남짓의 한 뼘 가게다.
개성 강한 소규모 가게들 중 지난해 문을 연 곳만 8군데가 넘는다. 음악평론가 강헌 씨가 운영해 화제가 된 음식점 ‘와지트’를 비롯해 아기자기한 카페인 빅머그와 일본 정통 방식으로 만든 사케를 파는 핫토리키친 등은 이미 젊은층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상가 임대료도 상승 추세다. 지난해 초 1층 기준으로 33㎡ 상가의 임대료는 월 100만원에 못 미쳤지만 최근에는 월 120만~150만원 선으로 올랐다. 점포 권리금도 상승세다. 2년 전에는 권리금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3000만~5000만원 선(33㎡ 기준)으로 올랐다.
제일기획 본사에서 한강진역 사이의 꼼데길은 이태원 거리의 고급화를 선도한다. 지난해 11월 1700석의 뮤지컬 공연장과 1300석의 콘서트 공연장을 갖춘 ‘블루스퀘어’가 문을 연 데 이어 현대카드도 올해 말까지 300석 규모의 클래식 공연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삼성미술관 리움은 주말 가족 나들이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꼼데길은 삼성그룹이 부동산과 부지를 확보하면서 ‘제2의 삼성타운’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꼼데길 738에 있는 아우디 매장 건물을 삼성가에서 매입한 데 이어 제일모직과 삼성생명의 사옥도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윤택주 한국부동산 대표는 “3.3㎡ 당 1억원 선이었던 매매가가 1년 새 1억3000만원대로 올랐다”며 “삼성이 들어오면 땅값이 오른다는 속설이 여기에서도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원조 이태원거리라고 할 수 있는 해밀턴호텔 뒤편 세계음식거리 1층에 있는 식당은 3.3㎡당 4000만~5000만원 수준이던 매매가가 최근 1년 새 7000만~8000만원 선으로 훌쩍 뛰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 음식 명소 다섯곳
여행작가인 ‘이태원 전문가’ 이동미 씨(39)가 지난해 펴낸 ‘이태원 프리덤’은 이곳 거리의 음식 명소 54곳을 소개하고 있다. 이씨는 그중에서도 놓쳐서는 안 될 5곳의 명소를 한국경제신문에 추천했다.
(1) 이탈리아 레스토랑 ‘녹사라운지’
그가 추천한 이태원 명소 1번지는 ‘녹사라운지’다. 경리단길 최고의 명소로도 꼽히는 이곳은 이탈리아 음식에 와인, 칵테일 등을 마실 수 있는 레스토랑 겸 바(bar)다.
(2) 야외공연 감상하려면 ‘루프xxx’
음식과 함께 야외 공연까지 감상하려면 경리단길 주한 필리핀 대사관 인근의 ‘루프xxx’도 가볼 만하다.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 2층 테라스에서 내려다보이는 서울시 야경도 일품이다.
(3) 신선한 해산물 요리 ‘카페보리’
해밀턴호텔 뒤편에 위치한 ‘카페보리’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매일 직접 가져온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스파게티가 일품이라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4) 펍클럽 ‘디스트릭트 프로스트’
해밀턴호텔 뒷골목에선 펍(pub), 클럽, 바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디스트릭트 프로스트’도 각광받는다. 이씨는 “최근 이태원에서 ‘스타일 좋고 즐길 줄 안다는 사람’은 반드시 프로스트에 들른다”고 강조했다.
(5)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 ‘오 키친’
격식 있는 식사 자리엔 세계음식거리 입구에 있는 프랑스 레스토랑 ‘오 키친’이 제격이다. 입소문을 타고 각국 대사와 최고경영자(CEO) 등 VIP 단골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일본인 주방장이 국산 재료로 만드는 고급 프랑스 음식이 고풍스런 한옥 인테리어와 어우러진다는 평이다.
◆세계음식거리에 고(古)가구거리까지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3번 출구 맞은편으로 들어서면 서울 속의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아치 모양의 조형물이 있는 이태원로 입구에 들어서면 영어와 일어로 된 간판을 내건 상점들이 즐비하다. 이날도 쇼핑을 즐기는 외국인들과 외출을 나온 미군들로 붐볐다. ‘이태원’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풍경이다.
하지만 이태원역을 지나 안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또 다른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 해밀턴호텔 뒤로 그리스, 터키, 멕시코 등 15개국의 전통음식을 판매하는 세계음식문화 거리가 조성돼 있다. 차광성 용산구 홍보담당과장은 “이태원 이미지 변화의 일등공신은 ‘세계음식거리’”라고 평가했다.
호텔 맞은편 골목엔 고(古)가구를 전시하는 ‘앤티크 거리’도 있다. 1960년대 미군들이 본국에서 가져온 가구를 팔기 위해 내놓은 데서 비롯됐는데, 어느덧 100여개의 고가구 상점이 들어섰다. 고가구 거리 바로 옆엔 독특한 의류를 판매하는 로데오 패션거리가 있다.
지난해 3월 좁고 거미줄처럼 얽혀 있던 골목길을 폭 8m의 소방도로로 넓히면서 패션숍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1990년대 용산기지에서 근무하다가 15년 만에 이태원을 다시 찾았다는 미국인 제럴드 워커는 이태원의 이런 풍경에 어리둥절해 할 정도였다.
과거와 달리 외국인들만 모이는 ‘그들만의 공간’이라는 특색이 희미해지는 것도 또 다른 변화다. 금요일인 22일 낮 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인근은 500여명이 넘는 무슬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국내에서 생활하는 무슬림들은 이슬람교 휴일인 금요일 낮에 매주 이곳에서 기도회를 연다. 성원 입구 골목길엔 이슬람교도가 지켜 먹는 ‘하랄’ 음식 재료를 파는 슈퍼마켓과 이슬람 식당 등 10여개 상점이 들어서 있다.
모로코 대사관저 주방장이 문을 연 ‘마라케쉬 나이트’에선 이날 무슬림들과 함께 양고기를 즐기는 내국인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무슬림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슬람 식당을 찾는 한국인들이 거의 없었지만 최근 들어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고급 문화예술공간도 속속 들어서
미군 기지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이태원이 본격적으로 변신하기 시작한 때는 1990년대 중반. 정부가 1993년 외국인 산업연수생 제도를 도입하면서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지의 노동자들이 이곳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태원로 뒤쪽 좁은 길에 다국적 먹거리 골목이 조성된 것도 이 때부터다.
이태원동·한남동 인근에 밀집해 있는 주한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을 위한 음식ㅈ점 및 술집들도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서울시와 용산구도 1997년 이태원을 관광특구로 지정하면서 이런 분위기 조성에 힘을 보탰다.
이태원은 2000년대 중후반 들어 또다시 변모했다. 2004년 리움 삼성미술관 개관을 시작으로 문화예술공간으로 또 한 번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제일기획 빌딩에서 6호선 한강진역까지의 700m길인 ‘꼼데가르송(Comme des Garcons)’ 거리는 부티크 상점, 고급 카페, 갤러리 등이 잇따라 들어서며 고급문화예술의 공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뮤지컬·콘서트 전용관인 블루스퀘어도 문을 열었다.
이태원 관광안내소에서 근무하는 최모씨는 “최근 들어 가족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 많아지면서 주말엔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이태원을 더 많이 찾는다”며 “30~40대 중년층과 가족단위 나들이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강경민/이지훈 기자 kkm1026@hankyung.com
◆ 톡톡 튀는 거리 세곳
경리단길…13㎡ 남짓 소규모가게 임대료 상승
꼼데길…뮤지컬 공연장·고급 패션숍 즐비
세계음식거리…15개국 전통요리 한자리에
이태원 상권은 크게 메인길, 경리단길, 꼼데가르송길(꼼데길) 등 세 곳으로 나뉜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해밀턴호텔을 중심으로 세계음식거리, 로데오거리, 고(古)가구 거리 등이 형성된 중심 대로가 가장 오래되고 번화한 상권이다. ‘강북의 가로수길’로도 불리는 경리단길과 문화 시설 및 패션숍들이 있는 꼼데길은 지난해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경리단길은 6호선 녹사평역에서 육군중앙경리단을 거쳐 그랜드 하얏트 서울호텔까지 이어지는 언덕길이다. 이태원역 메인길 상권 임대료가 급등하면서 이곳보다 50%가량 싼 경리단길이 주목받게 됐고 개성있는 가게들이 2~3년 전부터 속속 들어서기 시작했다. 경리단길을 따라 양 도로변에 늘어선 카페, 옷가게, 음식점 등은 대부분이 13~14㎡ 남짓의 한 뼘 가게다.
개성 강한 소규모 가게들 중 지난해 문을 연 곳만 8군데가 넘는다. 음악평론가 강헌 씨가 운영해 화제가 된 음식점 ‘와지트’를 비롯해 아기자기한 카페인 빅머그와 일본 정통 방식으로 만든 사케를 파는 핫토리키친 등은 이미 젊은층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상가 임대료도 상승 추세다. 지난해 초 1층 기준으로 33㎡ 상가의 임대료는 월 100만원에 못 미쳤지만 최근에는 월 120만~150만원 선으로 올랐다. 점포 권리금도 상승세다. 2년 전에는 권리금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3000만~5000만원 선(33㎡ 기준)으로 올랐다.
제일기획 본사에서 한강진역 사이의 꼼데길은 이태원 거리의 고급화를 선도한다. 지난해 11월 1700석의 뮤지컬 공연장과 1300석의 콘서트 공연장을 갖춘 ‘블루스퀘어’가 문을 연 데 이어 현대카드도 올해 말까지 300석 규모의 클래식 공연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삼성미술관 리움은 주말 가족 나들이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꼼데길은 삼성그룹이 부동산과 부지를 확보하면서 ‘제2의 삼성타운’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꼼데길 738에 있는 아우디 매장 건물을 삼성가에서 매입한 데 이어 제일모직과 삼성생명의 사옥도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윤택주 한국부동산 대표는 “3.3㎡ 당 1억원 선이었던 매매가가 1년 새 1억3000만원대로 올랐다”며 “삼성이 들어오면 땅값이 오른다는 속설이 여기에서도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원조 이태원거리라고 할 수 있는 해밀턴호텔 뒤편 세계음식거리 1층에 있는 식당은 3.3㎡당 4000만~5000만원 수준이던 매매가가 최근 1년 새 7000만~8000만원 선으로 훌쩍 뛰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 음식 명소 다섯곳
여행작가인 ‘이태원 전문가’ 이동미 씨(39)가 지난해 펴낸 ‘이태원 프리덤’은 이곳 거리의 음식 명소 54곳을 소개하고 있다. 이씨는 그중에서도 놓쳐서는 안 될 5곳의 명소를 한국경제신문에 추천했다.
(1) 이탈리아 레스토랑 ‘녹사라운지’
그가 추천한 이태원 명소 1번지는 ‘녹사라운지’다. 경리단길 최고의 명소로도 꼽히는 이곳은 이탈리아 음식에 와인, 칵테일 등을 마실 수 있는 레스토랑 겸 바(bar)다.
(2) 야외공연 감상하려면 ‘루프xxx’
음식과 함께 야외 공연까지 감상하려면 경리단길 주한 필리핀 대사관 인근의 ‘루프xxx’도 가볼 만하다.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 2층 테라스에서 내려다보이는 서울시 야경도 일품이다.
(3) 신선한 해산물 요리 ‘카페보리’
해밀턴호텔 뒤편에 위치한 ‘카페보리’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매일 직접 가져온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스파게티가 일품이라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4) 펍클럽 ‘디스트릭트 프로스트’
해밀턴호텔 뒷골목에선 펍(pub), 클럽, 바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디스트릭트 프로스트’도 각광받는다. 이씨는 “최근 이태원에서 ‘스타일 좋고 즐길 줄 안다는 사람’은 반드시 프로스트에 들른다”고 강조했다.
(5)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 ‘오 키친’
격식 있는 식사 자리엔 세계음식거리 입구에 있는 프랑스 레스토랑 ‘오 키친’이 제격이다. 입소문을 타고 각국 대사와 최고경영자(CEO) 등 VIP 단골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일본인 주방장이 국산 재료로 만드는 고급 프랑스 음식이 고풍스런 한옥 인테리어와 어우러진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