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전유성 "개그 배달·주문 공연도 OK…청도군민 됐어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어떻게 지내십니까] '코미디철가방극장 1년'
평일에도 예약 안하면 자리 없어
공연 횟수 벌써 400회 돌파
신봉선·황현희 등이 대표 문하생
평일에도 예약 안하면 자리 없어
공연 횟수 벌써 400회 돌파
신봉선·황현희 등이 대표 문하생
“관객 20명 이상이면 공연시간 주문도 가능하고, 동네로 개그 배달도 나갑니다.”
작년 5월 개그맨 전유성 씨(63·사진)가 경북 청도군 풍각면에 ‘코미디철가방극장’(철가방극장)을 세웠다. 지금까지 공연 횟수 400회를 넘어선 철가방극장은 한 인터넷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지난주까지 45주 연속 예매율 1위를 차지하며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서울 한복판도 아닌 인구 100여명의 마을 소극장이 일군 작은 기적이다. 국내에 ‘개그맨’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고 공개방송 형식의 ‘개그콘서트’를 도입한 ‘개그계의 대부’ 전유성 코미디철가방극장 대표를 5일 만났다.
사람들은 ‘전유성의 코미디철가방극장’을 줄여서 ‘코철’이라 부른다. 10억원 이상을 들여 중국집 철가방 모양으로 공연장을 꾸민 것을 보면 그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철가방이 반쯤 열린 모양의 외벽엔 간짜장과 짬뽕이 쏟아져 내리는 형상과 젓가락 고춧가루통 등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높이 5.2m의 소주병 구조물은 반쯤 기울어진 채 붙어 있다.
객석은 고작 40석이다. “대도시에서도 100석을 온전히 채우기는 힘들죠. 100석 공간에 서른명밖에 안 차면 배우들도 공연하기 싫어하니 작게 만들어서 크게 채우자는 의미입니다.”
‘코철’을 세운 까닭은 단순하면서 기발했다.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그냥 오다가다 청도에 들렀는데 그게 인연이 됐어요.” 청도의 경치에 매료된 그는 2007년 불현듯 청도에 내려와 작은 교회 건물을 고쳐 카페로 꾸몄다. 짬뽕과 피자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주메뉴로 하는 ‘니가쏘다쩨’란 카페다. 이후 카페를 처남에게 넘기고 ‘코철’을 세웠다.
철가방극장은 전 대표가 운영하는 개그맨 육성 프로그램인 ‘코미디시장’ 단원 20명이 무대에 올라 4~5분짜리 콩트 16~18개를 선보인다.
관객들은 TV로만 보던 개그가 라이브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재미에 90분 동안 실컷 웃고 만족감을 얻어간다. 극장은 주말은 물론 평일 공연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다. 지금까지 유료 관객만 전국에서 2만여명이 다녀갔다. 그 사이 입장료도 짜장면값(4500원)에서 삼선짬뽕값(7000원)으로 올랐다. 그는 “예약하지 않고 왔다가 허탕을 치고 가는 관객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인기 비결을 묻자 전 대표는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으니까 관객들이 몰리는 것 같아요. 입소문도 나고…. 개그콘서트 같은 공개 코미디가 인기를 끌면서 관심도 높아진 것 같습니다”며 웃었다.
철가방극장에는 개그맨 지망생들의 꿈이 익어간다. 공연단원은 현재 35명. 이 중 10명 정도가 올해 방송사 개그맨 공채에 도전할 예정이다. 개그계의 대부답게 그는 이미 신봉선 박휘순 안상태 황현희 씨 등 개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후배들을 키워냈었다. 청도군민임을 자랑하는 전 대표는 “철가방극장이 청도 홍보의 첨병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청도군은 아예 청도를 대한민국 코미디 수도로 만들자며 코미디박물관 설립을 제안한 상태다. 그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공연을 많이 발굴해 청도를 지방 최고의 문화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청도=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
작년 5월 개그맨 전유성 씨(63·사진)가 경북 청도군 풍각면에 ‘코미디철가방극장’(철가방극장)을 세웠다. 지금까지 공연 횟수 400회를 넘어선 철가방극장은 한 인터넷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지난주까지 45주 연속 예매율 1위를 차지하며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서울 한복판도 아닌 인구 100여명의 마을 소극장이 일군 작은 기적이다. 국내에 ‘개그맨’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고 공개방송 형식의 ‘개그콘서트’를 도입한 ‘개그계의 대부’ 전유성 코미디철가방극장 대표를 5일 만났다.
사람들은 ‘전유성의 코미디철가방극장’을 줄여서 ‘코철’이라 부른다. 10억원 이상을 들여 중국집 철가방 모양으로 공연장을 꾸민 것을 보면 그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철가방이 반쯤 열린 모양의 외벽엔 간짜장과 짬뽕이 쏟아져 내리는 형상과 젓가락 고춧가루통 등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높이 5.2m의 소주병 구조물은 반쯤 기울어진 채 붙어 있다.
객석은 고작 40석이다. “대도시에서도 100석을 온전히 채우기는 힘들죠. 100석 공간에 서른명밖에 안 차면 배우들도 공연하기 싫어하니 작게 만들어서 크게 채우자는 의미입니다.”
‘코철’을 세운 까닭은 단순하면서 기발했다.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그냥 오다가다 청도에 들렀는데 그게 인연이 됐어요.” 청도의 경치에 매료된 그는 2007년 불현듯 청도에 내려와 작은 교회 건물을 고쳐 카페로 꾸몄다. 짬뽕과 피자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주메뉴로 하는 ‘니가쏘다쩨’란 카페다. 이후 카페를 처남에게 넘기고 ‘코철’을 세웠다.
철가방극장은 전 대표가 운영하는 개그맨 육성 프로그램인 ‘코미디시장’ 단원 20명이 무대에 올라 4~5분짜리 콩트 16~18개를 선보인다.
관객들은 TV로만 보던 개그가 라이브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재미에 90분 동안 실컷 웃고 만족감을 얻어간다. 극장은 주말은 물론 평일 공연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다. 지금까지 유료 관객만 전국에서 2만여명이 다녀갔다. 그 사이 입장료도 짜장면값(4500원)에서 삼선짬뽕값(7000원)으로 올랐다. 그는 “예약하지 않고 왔다가 허탕을 치고 가는 관객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인기 비결을 묻자 전 대표는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으니까 관객들이 몰리는 것 같아요. 입소문도 나고…. 개그콘서트 같은 공개 코미디가 인기를 끌면서 관심도 높아진 것 같습니다”며 웃었다.
철가방극장에는 개그맨 지망생들의 꿈이 익어간다. 공연단원은 현재 35명. 이 중 10명 정도가 올해 방송사 개그맨 공채에 도전할 예정이다. 개그계의 대부답게 그는 이미 신봉선 박휘순 안상태 황현희 씨 등 개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후배들을 키워냈었다. 청도군민임을 자랑하는 전 대표는 “철가방극장이 청도 홍보의 첨병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청도군은 아예 청도를 대한민국 코미디 수도로 만들자며 코미디박물관 설립을 제안한 상태다. 그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공연을 많이 발굴해 청도를 지방 최고의 문화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청도=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