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개월째인 주부 김명희(29)씨는 요즘 얼굴 여기저기 올라오는 여드름성 뾰루지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사춘기 때도 나지 않던 여드름이 임신 후 얼굴 곳곳에 울긋불긋 올라와 당황스럽기도 하고, 또 태아에게 해가 될까 함부로 약을 사용하지 못해 증상이 점점 악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임신 중 피부트러블이 심하면 아들, 피부가 더 좋아지면 딸”이라는 속설이 있어 나름 기분이 좋은 김 씨… 내심 첫째는 아들이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던 터라 그녀는 이 속설을 굳게 믿으며 피부트러블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뎌내고 있는 중이다.

이 씨처럼 임신 후 갑작스러운 피부변화를 기준으로 태아가 아들인지 딸인지를 점쳐보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그들이 믿는 속설에 따르면 아들을 임신하게 되면 모체 내 호르몬과 태아의 호르몬이 달라 그 충돌작용으로 인해 피부트러블이 발생하게 되고, 딸이면 여성호르몬 농도가 높아져 피부가 더 좋아진다는 게 그 주장이다.

실제로 인터넷 상에는 “임신 중 피부가 더 좋아졌었는데 딸을 낳았다”, “아이를 가진 후 피부가 급격히 나빠졌는데, 역시 아들을 낳았다” 등 본인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속설을 뒷받침하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어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임신 중 피부상태가 태아의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게 정말 사실일까?

김선태 미엘르피부과 노원점원장은 “아들을 임신하면 피부가 나빠지고, 딸을 임신하면 피부가 좋아진다는 속설은 의학적으로 증명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임신 중 피부트러블이 발생한다든지, 피부상태가 더 좋아진다든지 등의 급작스러운 피부변화는 임신으로 인한 다양한 호르몬 변화에 의해 유발되는 현상일 뿐이지 태아의 성별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임신 중 갑작스럽게 여드름성 피부트러블이 발생하였다면 세안에 더욱 신경 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임신에 의한 여드름은 호르몬 과다발생으로 인한 피부 유분 배출의 증가로 인해 과다하게 배출된 피지가 모공을 틀어막아 유발되는 경우가 많은데, 꼼꼼한 세안을 통해 모공을 깨끗하게 관리해 주면 그 발생 정도를 줄일 수 있다.

또 세안 시에는 태아에게 해가 될 지 모르는 파라벤 등의 유해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세정제 세안을 피하고, 녹차 세안 등 항균 ∙ 항염 효과가 있는 천연세안을 통해 여드름을 진정시켜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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