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칠은 시가를 문 채 빨리 촬영을 마치라는 듯 카메라를 바라봤다. 순간, 카쉬는 처칠의 시가를 빼앗았다. 젊은 사진가의 돌발 행동에 기분이 상한 처칠은 카쉬를 노려봤다. 작가는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용맹하고 굳센 정치지도자였던 처칠의 모습을 제대로 담아낸 이 작품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인물사진이 됐다. 처칠은 카쉬에게 “당신은 으르렁거리는 사자도 꼼짝 못하게 할 사람”이라고 했다.
카쉬는 이 사진의 제목을 ‘으르렁거리는 사자(Roaring Lion)’라고 붙였다. (한미사진미술관 8월30일까지)
신경훈 편집위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