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레퀴엠을 들려주는 필립 헤레베헤.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들려주는 필립 헤레베헤.
‘레퀴엠’은 죽은 자를 위한 미사다. 이 중 18세기 최고의 레퀴엠은 단연 모차르트의 것이다. 어느 백작이 죽은 아내를 추모하는 자작곡으로 위장할 목적으로 의뢰했지만 모차르트는 자신에게 떠오른 최고의 악상을 그대로 오선지에 옮기다가 미완으로 남긴 채 타계한다.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는 남편의 조수로 일한 적이 있는 쥐스마이어에게 마무리를 부탁해 무사히 백작에게 넘겼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다양한 완성본이 등장하고 있다. 쥐스마이어에 입각한 바이어 판과 레빈 판, 다른 작곡가의 최초 보필분을 인정한 랜던 판, 쥐스마이어의 후반 작업을 제거한 몬더 판 등이 대표적이다.

세월호 침몰 1주년을 맞아 레퀴엠이 듣고 싶어진다. 아마도 모든 진실을 밝히지는 못한 채 미완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대신 모차르트의 레퀴엠처럼 오래 기억되기를 바란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