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차이코프스키 오페라 '스페이드 퀸'
푸시킨의 단편에 의한 차이코프스키의 ‘스페이드 퀸’은 제목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도박에 관한 오페라다. 평범한 가문 출신인 게르만은 직업군인이 된 것에 만족하지 않고 많은 재산과 신분 상승을 꿈꾼다. 도박에 탐닉하고 백작부인 집안의 아리따운 처녀를 노리는 것은 그 때문이다. 결국 약혼자까지 있는 리자의 사랑을 얻어내지만 그녀를 절망에 몰아넣은 채 도박장으로 달려간다. 게르만에게 도박은 인생을 건 외줄타기였지만 땄던 돈까지 마지막 판에 모두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다. 푸시킨은 정신병원행, 차이코프스키는 자살로 처리했으니 동정했을망정 용서하지 않은 셈이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유명인의 해외 원정 도박은 절망으로부터의 몸부림이 아니라 배부른 자의 무절제한 탐욕이요 향락처럼 보인다. 게르만보다 죄질이 나쁠 것이다.

유형종 음악·무용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