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그리그 '서정 모음곡' 중 '트롤의 행진'
노르웨이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1843~1907)의 가장 대표적인 곡은 무엇일까? 피아노 협주곡 a단조, ‘페르 귄트’의 부수음악, 홀베르그 모음곡 등이 유력한 후보겠지만 실제로는 피아노 독주를 위한 ‘서정 모음곡’일 것이다.

24세 때부터 죽기 6년 전까지 34년에 걸쳐 10개의 모음곡으로 묶은 평생의 노작이며, 모음곡마다 6곡 내지 8곡씩 전체 66곡으로 구성돼 있다.

거의 모든 곡이 짧은 소품인데, 작은 체구의 연약한 남자였지만 상상력만큼은 누구보다도 풍부했던 그리그의 성품과 장점이 잘 드러난다.

다섯 번째 모음곡 Op.54의 세 번째 곡인 ‘트롤의 행진’을 예로 들자면 전설적인 난쟁이 괴물들을 익살스럽게 묘사한 것인데, 주제 선율은 괴기스럽지만 중간부에 삽입된 아름다운 멜로디에는 역시 그리그 특유의 서정성이 담겨 있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