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불사조)’는 1853년 ‘라 트라비아타’가 초연된 아담하고 유서 깊은 오페라하우스다. 1996년 보수공사 중 화재로 소실됐지만 불사조답게 옛 모습대로 복원되면서 내부가 가장 아름다운 극장이란 명성을 되찾았다. 재개관 직후 2004년부터 세계적인 지휘자와 성악가들을 초빙한 신년음악회에 공을 들여 빈필하모닉 신년음악회 다음가는 위상을 확보했다.
[음악이 흐르는 아침] 정명훈이 지휘한 '라 페니체' 신년음악회
지난 1일 열린 올해 신년음악회 지휘는 2013년 이 극장의 평생음악상을 수상한 정명훈이 맡았다. 1부는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 2부는 오페라 속의 노래와 관현악곡으로 꾸몄다. 마무리를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과 ‘축배의 노래’로 하는 것은 이곳 이탈리아 신년음악회의 전통이다. 빈필 신년음악회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와 ‘라데츠키 행진곡’처럼.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