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여탕에 남자아이 입장 몇 살까지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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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글에 대한 네티즌의 냉철한 의견을 공유하고 전문가와 함께 생각해보는 [와글와글]. 남자아이를 동반하고 여탕에 입장하는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는 두 여성이 사연이다.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20대 여성 A씨는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은 리조트에 놀러 갔다가 남자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들이 많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싫은 티도 낼 수 없었던 A씨는 친구들에게 "빨리 씻고 가자"고 말하고 비누 칠을 하고 있었다.
그때 한 남자아이가 와서 A씨를 빤히 쳐다보더니 가슴 쪽으로 손을 뻗었다.
이에 놀란 A씨는 "꺅" 소리를 질렀고 아이 엄마가 바로 와서 사과를 했다.
아이 엄마는 "아이가 커 보여서 그렇지 이제 16개월이니까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A씨는 아이가 나쁜 의도로 쳐다본 게 아니라는 건 알지만 아이 개월 수와 상관없이 정말 기분이 좋지 않았다면서 "아빠들은 손이 없나. 왜 남의 자식도 아니고 자기 자식 씻기는 것도 못하고 엄마들이 굳이 남자아이까지 다 씻기고 돌봐야 하나. 제발 걸음마 뗀 아이들은 여탕에 데리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A씨의 토로에 네티즌들은 "16개월이면 아직 아기인데 넘 과한 반응이다", "몇 살까지의 문제가 아니라 남자를 여탕에 데리고 온다는 거 자체가 이해 안 된다. 그걸 여자들이 왜 이해해줘야 하나", "아이가 저 나이 땐 엄마랑 안 떨어진다. 16개월이면 아직 말도 못할 텐데. 지하철에서 눈만 마주쳐도 시선 성폭행 당했다 할 분이다", "난 개인적으로 3-4살까지는 이해된다" 등의 의견으로 갑론을박을 벌였다.
또 다른 B씨는 10살 남자아이의 여탕 입장을 목격했다는 사연을 네티즌과 공유했다.
탕 속에 몸을 담그고 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9~10살은 돼 보임직한 남자아이가 욕탕으로 들어왔다. 시선이 느껴지자 B씨는 목까지 탕에 담그고 딴 곳을 봤다.
'왜 저렇게 큰 아이가 여탕에 들어왔을까' 하는 순간 목욕탕 관리인 아주머니가 들어오더니 남자애를 가리키며 '아이 엄마 어디 있냐'고 찾았다.
누군가 다른 입장객이 관리인에게 신고를 했던 것.
아이 엄마의 대답은 더 가관이었다. "아직 10살 밖에 안된 순진한 아기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인데 뭐 어때서 그러냐. 어려서부터 내가 씻겨 버릇해서 혼자서는 못 씻는다. 엄마 없으면 운다. 다들 자식 안 키워봤냐"는 것이 요지였다.
관리인 아주머니가 '나가라'고 하자 '마무리만 하면 된다. 나가지 말래도 나갈 거다'하면서 버텼다.
그러는 중간중간 젊은 여자들은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아주머니들도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급기야 관리인이 "빨리 나가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그제서야 투덜거리며 나갔고 나중에 보니 카운터에서 "관리인이 내쫓았으니 환불해 달라"고 주인아저씨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5살 남자아이까지만 허용되는데 주인아저씨가 없고 아르바이트생이 있을 때 모르고 입장을 시켰던 것.
B씨는 "5살~7살짜리가 뭐 어때서라고 하는 분들 있는데 당신들한테만 귀여운 '아기'일 뿐이지 다른 사람들한테는 '불편한' 남자일 뿐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네티즌들은 10살 남자아이와 여탕에서 맞닥뜨린 B씨의 사연에 "남탕에 못 보낼 처지면 집에서씻기길", "아이가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알게 된 이후부터는 조심해야 한다", "걸어 다니는 남자아이들이 목욕탕에 오는 게 싫다. 아빠랑 가는 게 당연한 거 같은데 왜 아빠랑 가지 않나", "3-4살 아이들을 남편한테 보내면 소홀히 할 수도 있고 잘 씻기지 못할 것 같아서 데려가기도 하지만 저 사연은 정말 심하다", "말도 잘 못하는 3살 우리 조카도 목욕탕 데리고 같이 여탕 들어가기 좀 그렇던데 10살은 정말 심하다. 개념 없는 엄마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일로 목욕탕 입구에서는 주인과 이용자 간에 동반 출입 여부를 놓고 실랑이가 벌어지는 것은 다반사다. 아울러 탕 내에서도 미혼 여성과 엄마들 간에 말다툼으로 이어지는 일이 많다.
현행 관련 법상에는 남아의 여탕 출입 연령이 '만 5세'로 규정돼 있다.
목욕탕 내에서 남아 출입 기준 연령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한국목욕업중앙회는 2014년 '만 5세'에서 '만'을 뺀 '5세'로 개정하자는 의견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연령을 낮추는 것에 현재 유보적인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편모·편부 등 한부모가정을 비롯해 반대 목소리도 높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며 "당분간은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20대 여성 A씨는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은 리조트에 놀러 갔다가 남자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들이 많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싫은 티도 낼 수 없었던 A씨는 친구들에게 "빨리 씻고 가자"고 말하고 비누 칠을 하고 있었다.
그때 한 남자아이가 와서 A씨를 빤히 쳐다보더니 가슴 쪽으로 손을 뻗었다.
이에 놀란 A씨는 "꺅" 소리를 질렀고 아이 엄마가 바로 와서 사과를 했다.
아이 엄마는 "아이가 커 보여서 그렇지 이제 16개월이니까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A씨는 아이가 나쁜 의도로 쳐다본 게 아니라는 건 알지만 아이 개월 수와 상관없이 정말 기분이 좋지 않았다면서 "아빠들은 손이 없나. 왜 남의 자식도 아니고 자기 자식 씻기는 것도 못하고 엄마들이 굳이 남자아이까지 다 씻기고 돌봐야 하나. 제발 걸음마 뗀 아이들은 여탕에 데리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A씨의 토로에 네티즌들은 "16개월이면 아직 아기인데 넘 과한 반응이다", "몇 살까지의 문제가 아니라 남자를 여탕에 데리고 온다는 거 자체가 이해 안 된다. 그걸 여자들이 왜 이해해줘야 하나", "아이가 저 나이 땐 엄마랑 안 떨어진다. 16개월이면 아직 말도 못할 텐데. 지하철에서 눈만 마주쳐도 시선 성폭행 당했다 할 분이다", "난 개인적으로 3-4살까지는 이해된다" 등의 의견으로 갑론을박을 벌였다.
또 다른 B씨는 10살 남자아이의 여탕 입장을 목격했다는 사연을 네티즌과 공유했다.
탕 속에 몸을 담그고 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9~10살은 돼 보임직한 남자아이가 욕탕으로 들어왔다. 시선이 느껴지자 B씨는 목까지 탕에 담그고 딴 곳을 봤다.
'왜 저렇게 큰 아이가 여탕에 들어왔을까' 하는 순간 목욕탕 관리인 아주머니가 들어오더니 남자애를 가리키며 '아이 엄마 어디 있냐'고 찾았다.
누군가 다른 입장객이 관리인에게 신고를 했던 것.
아이 엄마의 대답은 더 가관이었다. "아직 10살 밖에 안된 순진한 아기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인데 뭐 어때서 그러냐. 어려서부터 내가 씻겨 버릇해서 혼자서는 못 씻는다. 엄마 없으면 운다. 다들 자식 안 키워봤냐"는 것이 요지였다.
관리인 아주머니가 '나가라'고 하자 '마무리만 하면 된다. 나가지 말래도 나갈 거다'하면서 버텼다.
그러는 중간중간 젊은 여자들은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아주머니들도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급기야 관리인이 "빨리 나가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그제서야 투덜거리며 나갔고 나중에 보니 카운터에서 "관리인이 내쫓았으니 환불해 달라"고 주인아저씨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5살 남자아이까지만 허용되는데 주인아저씨가 없고 아르바이트생이 있을 때 모르고 입장을 시켰던 것.
B씨는 "5살~7살짜리가 뭐 어때서라고 하는 분들 있는데 당신들한테만 귀여운 '아기'일 뿐이지 다른 사람들한테는 '불편한' 남자일 뿐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네티즌들은 10살 남자아이와 여탕에서 맞닥뜨린 B씨의 사연에 "남탕에 못 보낼 처지면 집에서씻기길", "아이가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알게 된 이후부터는 조심해야 한다", "걸어 다니는 남자아이들이 목욕탕에 오는 게 싫다. 아빠랑 가는 게 당연한 거 같은데 왜 아빠랑 가지 않나", "3-4살 아이들을 남편한테 보내면 소홀히 할 수도 있고 잘 씻기지 못할 것 같아서 데려가기도 하지만 저 사연은 정말 심하다", "말도 잘 못하는 3살 우리 조카도 목욕탕 데리고 같이 여탕 들어가기 좀 그렇던데 10살은 정말 심하다. 개념 없는 엄마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일로 목욕탕 입구에서는 주인과 이용자 간에 동반 출입 여부를 놓고 실랑이가 벌어지는 것은 다반사다. 아울러 탕 내에서도 미혼 여성과 엄마들 간에 말다툼으로 이어지는 일이 많다.
현행 관련 법상에는 남아의 여탕 출입 연령이 '만 5세'로 규정돼 있다.
목욕탕 내에서 남아 출입 기준 연령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한국목욕업중앙회는 2014년 '만 5세'에서 '만'을 뺀 '5세'로 개정하자는 의견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연령을 낮추는 것에 현재 유보적인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편모·편부 등 한부모가정을 비롯해 반대 목소리도 높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며 "당분간은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