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투어리즘 해법 찾자"… 전문가 500명 서울 집결
바르셀로나와 베네치아, 암스테르담 등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과잉관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외 도시의 관광 전문가들이 서울에 집결한다. ‘모두가 행복한 관광, 미래 공정관광’을 주제로 1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2018 서울 공정관광 국제포럼’을 통해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다. 서울시 주최, 서울관광재단 주관, 세계관광기구(UNWTO) 후원으로 열리는 이 포럼에는 국내외 관광 전문가 500여 명이 참여한다.

◆미래 관광시장의 모델 ‘공정관광’

반(反)관광 시위에 나선 스페인 마요르카 섬 주민들이 붙여 놓은 스티커
반(反)관광 시위에 나선 스페인 마요르카 섬 주민들이 붙여 놓은 스티커
오버투어리즘은 수용 능력을 뛰어넘는 관광객이 몰려 주민들의 삶을 침해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바르셀로나와 베네치아 등에서 시작된 오버투어리즘은 최근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서울, 제주 등 국내로 확산되며 ‘투어리즘 포비아(tourism phobia·관광공포)’라는 신조어까지 등장시켰다.

올해 3회째인 포럼은 관광객과 지역 주민 등 모든 관광 주체가 행복한, 공정한 관광시장 조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나효우 포럼 조직위원장(착한여행 대표)이 공정관광의 미래를 주제로 하는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리브 코핀 벨기에 르코르동블루대 학장이 진행하는 패널 토론이 열린다. 토론에는 지오바니 안드레아 마르티니 베네치아자치구 의장과 세르지 마리 바르셀로나 시의회 관광국장, 니코 멀더 암스테르담관광청 마케팅전략실장, 엔버 듀미니 케이프타운관광청 대표 등이 패널로 나선다. 모두 최근 2~3년 사이 과잉관광으로 관광객 반대 시위 등을 경험한 지역의 관광정책 담당자다.

◆공정관광 중심도시 노리는 ‘서울’

서울이 직면한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션도 열린다. 2016년 외래관광객 1300만 명을 돌파하며 세계 7위의 관광도시에 오른 서울은 북촌한옥마을과 세종마을, 이화벽화마을 등에서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갈등이 불거졌다.

공정관광 기획세션은 ‘오버투어리즘에서 공정관광으로: 삶을 위한 관광, 지속가능한 도시’를 주제로 서울의 도시관광 정책과 공정관광을 통한 도시 활성화 방안 등을 찾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국내외 관광업계 관계자와 마을관광 단체 및 담당자 등 99명이 실제 정책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공정관광 아이디어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시의 마을관광 사례를 대내외에 알리는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조성부터 운영까지 시민의 참여로 이뤄진 성수동 서울숲 공원과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 제품을 판매하는 공정무역회사, 사회적기업 등 현장 방문이 포럼의 테크니컬 투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이 외에 공정관광 확산과 도시, 전담기관 간 상호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서울과 베네치아, 서울관광재단과 암스테르담 관광청 간 협약식도 열릴 예정이다.

이재성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세계 도시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연대해 과잉관광의 피해를 극복하고 관광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해나갈 계획”이라며 “외래 관광객 유치뿐 아니라 서울을 방문한 모든 관광객의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서울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