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국회의사당 국회 정론관에서 ‘구하라법’의 계속적인 추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故 구하라의 친오빠인 구호인 씨가 참석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사진=chokob@hankyung.com
22일 오전 서울 국회의사당 국회 정론관에서 ‘구하라법’의 계속적인 추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故 구하라의 친오빠인 구호인 씨가 참석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사진=chokob@hankyung.com
부양 의무를 게을리하면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하는 '구하라 법'이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가운데 가수 고(故) 구하라 씨의 친오빠인 구호인 씨가 "동생에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며 21대 국회를 향해 구하라 법의 재추진을 촉구했다.



구 씨는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동생은 친모에게 버림받았다는 트라우마를 갖고 있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구 씨는 "동생은 생전 친모에 대한 아쉬움을 자주 토로했다. 하지만 동생이 지난해 떠나 장례를 치르던 중 친모는 장례식장에 찾아왔다"라면서 "가족들 항의도 아랑곳하지 않고 조문을 온 연예인과 사진을 찍으려 하는 등 현실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뒤 친모 측 변호사들이 찾아와 동생 소유 부동산 매각대금의 절반을 요구해 충격을 받았다"라면서 "구하라 법이 만들어져도 적용을 받지 못하겠지만, 어린 시절 친모에 버림받고 고통받은 하라와 저의 비극이 우리 사회에서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 입법 청원을 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구하라 법은 동생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며 "비록 20대 국회에서 법안이 만들어지지 않았으나,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될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앞서 구 씨는 동생의 사망 뒤 '부양 의무를 저버린 친모는 구하라의 재산을 상속받을 자격이 없다'라면서 국회에 입법 청원을 올려 10만 명의 동의를 얻은 바 있다.

이들의 친모는 20여 년간 연락을 끊고 살았으나 구하라 씨의 사망이 알려진 뒤 재산 상속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9일 소위를 열고 구하라 법 등 민법 개정안 5건에 대해 다음 회기에 심사를 이어나가겠다는 '계속심사'를 결정했지만, 해당 회의가 마지막 회의였던 만큼 법안은 사실상 폐기됐다.

글=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영상=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