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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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랜드'는 시청자 투표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제2의 방탄소년단을 배출할 수 있을까.

24일 Mnet 'I-LAND'(아이랜드)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 조작 사건으로 허민회 CJ ENM 대표까지 고개숙여 사과를 한 후 선보여진 아이돌 선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쏟아졌다. 그럼에도 '아이랜드' 측은 투표 방식과 비율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의구심을 자아냈다.

'아이랜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CJENM이 합작해 선보이는 보이그룹 선발 프로젝트다. 차세대 글로벌 케이팝 아티스트의 선발한다는 목표를 갖고 '아이랜드'라는 복합 공간에서 24명의 연습생들이 함께 생활하며 12명의 데뷔조를 선발한다.

하지만 이미 방송도 되기 전 사전 녹화를 진행하면서 연습생 1명이 무대에서 추락, 골절상을 당해 방송에서 하차해 23명의 연습생만 참여하게 됐다. 아직 '프로듀스' 시리즈 순위 조작으로 신뢰성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CJ ENM이 무리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정형진 Mnet 상무는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프로그램 준비 과정에 대해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면서 "저희는 즉각 촬영장 점검하고, 안전펜스 설치하고 제작인원을 충원했다. 좀 더 안전하고 좋은 환경에 대해 후속 절차를 취하고 소속사와 논의해 회복 이후 지원책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중요했던 시청자 투표 방식과 투표 반영율 등도 공개하지 않았다.

'아이랜드'는 제작발표회 직전까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CJ ENM이 함께 신인 보이그룹을 론칭한다는 것 외에 알려진 것이 없었다.

때문에 제작발표회를 앞두고 취재진을 대상으로 진행한 질문 취합에서 "'아이랜드'에서도 시청자 투표가 있는 거냐,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얼마 만큼의 비중을 차지하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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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랜드'를 통해 선발된 12인조 보이그룹은 방시혁 대표가 앨범을 프로듀싱하고, 양사가 합작해 설립한 빌리프랩 소속으로 활동을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제작비로만 200억 원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시청자 투표는 스타성을 가늠할 수 있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프로듀스' 시리즈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투표 100%로 데뷔조가 선발된다'는 규칙 때문이었고, 조작 정황이 드러난 것도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것도 대중의 선택이었던 '투표' 결과를 뒤집고 제작진 마음대로 멤버를 구성하면서 불거졌다.

대중의 선택을 무시한 결과는 엄중했다. 지난해 7월 '프로듀스X101' 마지막 방송이 종료된 후 불거진 의혹으로 경찰 수사와 검찰 조사, 재판까지 1년 여의 시간 동안 검증이 이뤄졌고, 앞서 1심 재판부는 연출자인 안준영 PD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약 3700만원을, 김용범 총괄프로듀서에게는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이들은 '프로듀스' 시리즈를 진행하는 동안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혜택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부터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서 여러 차례에 걸쳐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도 받았다.
'프로듀스' 시리즈 연출자 안준영 PD /사진=연합뉴스
'프로듀스' 시리즈 연출자 안준영 PD /사진=연합뉴스
투표 조작에 대해선 인정했던 안준영 PD는 선고 결과는 불복하면서 항소장을 접수했다. 검찰도 함께 항소하면서 '프로듀스' 투표 조작 사건은 항소심 재판부로 넘어가게 됐다.

'아이랜드'에서 데뷔조를 선발하는 과정에서도 시청자 투표는 진행된다. 다만 투표 비율이나 방식에 대해선 정형진 상무는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공정성과 신뢰성 담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투표를 외부 플랫폼을 진행하고, 외부 참관인 제도를 운영해 투표를 직접 참관하고 검수할 수 있도록 해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투표는 하지만 룰과 투표 반영 결과를 공개하지 못한다는 빅히트, Mnet 측의 결정에 일각에서는 "이미 데뷔조 12명이 정해진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 '아이랜드'가 모든 우려와 의혹을 벗어던지고 제2의 방탄소년단을 내놓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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