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군 단독후보지 고수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사실상 '무산위기'
제주 2공항은 시민단체 반발…동남권공항은 수년째 논란으로 답보
대구경북 신공항 운명 코앞…다른 신공항 사업도 대체로 '삐걱'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사업의 운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산과 제주, 전북 등 일부 지역에서 추진중인 신공항 및 공항 이전 건설사업이 대체로 삐걱거리고 있다.

지자체간의 협의 불발이나 지역내 시민단체 등의 강한 반발로 신공항 건설 사업들이 지연되거나 터덕거리는 것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공항건설 사업을 보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제주 제2공항, 동남권 공항, 광주공항 무안 통합이전, 새만금 신공항 건설, 3개섬 공항(울릉공항, 백령공항, 흑산공항) 건설 등을 들 수 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부지 후보 적합여부 판단 기한이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 사업은 군위군이 이미 부적합 결론이 내려진 '단독 후보지' 유치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사업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제주 2공항도 추진을 원하는 제주도에 맞서 시민단체가 자연 보전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동남권신공항 사업도 가덕도 유치를 고수하는 부산지역 민심이 가라앉지 않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구경북 신공항 운명 코앞…다른 신공항 사업도 대체로 '삐걱'
◇ 대구경북신공항, 제주공항 '입지 선정 갈등에 골머리'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경우, 국방부는 대구 군(軍) 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가 31일까지 공동후보지(군위군 소보면·의성군 비안면) 적합 여부 판단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공동후보지 중 하나인 군위군이 지난 29일까지 소보면에 대한 유치 신청을 하지 않고 있어 신공항 사업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군위군은 공동후보지 중 한 곳인 소보면이 아닌 군위군 주민의 찬성률이 높은 단독후보지로 군위군 우보면을 선정해놓고 현재까지 소보면으로는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 및 공동후보지 중 다른 한곳인 의성군은 군위군에 공동후보지로 유치 신청하자고 설득하거나 압박하고 있지만, 군위군수는 소보면 단독후보지 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급기야는 의성군이 공동후보지에 신공항 유치를 위해 지난 27일 대구지방법원에 군위군을 피고로 한 '유치신청 절차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정 다툼으로 번질 태세다.

대구경북 신공항 운명 코앞…다른 신공항 사업도 대체로 '삐걱'
관광의 섬 제주에 제2공항을 건설하는 사업도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발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와 제주도는 기존 제주공항의 수용능력이 한계에 다다랐기에 2공항 건설 사업의 추진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재보완해 환경부에 제출했으며, 현재 환경부의 평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공항개발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제2공항 건설로 섬 지역인 제주에 관광객이 더 많이 유입되면 도민들의 생활 환경이 악화하고 자연환경이 훼손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구경북 신공항 운명 코앞…다른 신공항 사업도 대체로 '삐걱'
광주시내 한복판에 있는 광주군공항 외곽 이전 사업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국방부가 지난해 전남 무안·해남·영암·신안을 군 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압축하고 주민 설명회를 추진했지만, 해당 지자체 주민들의 반발로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광주시는 답보 상태인 군 공항 이전과는 별개로 민간 공항은 전남 무안공항으로 2021년까지 이전·통합할 방침이지만 군 공항 이전 문제도 해결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간공항의 이전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구경북 신공항 운명 코앞…다른 신공항 사업도 대체로 '삐걱'
◇ 수년째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동남권신공항 논란
지난 2016년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두고 가덕도와 밀양을 놓고 고심하다가 두 곳 모두 부적합하다며 기존 김해공항에 활주로 1본을 더 건설하는 내용의 김해신공항안(김해공항 확장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2018년 민선 7기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취임하면서 "김해신공항안은 안정성과 소음, 환경, 항공 수요 예측치, 시설 확장성 등에서 동남권 관문 공항이 될 수 없다"며 김해신공항안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이후 부·울·경 검증단이 6개월여 동안 안전성과 항공소음, 항공시설 설계, 활주로 용량, 항공 수요 등을 검증한 결과를 제시하며 국토부가 제시한 김해신공항안이 입지 선정과 정책 결정 과정에서 공정성이 부족했다고 결론 내렸다.

국토부가 부·울·경 검증단 결과를 반박하자 부산시 등은 이 문제를 총리실에서 검증해 달라고 요청했고 총리실은 지난해 12월부터 김해신공항 재검증을 시작해 이르면 내달 결론을 낼 예정이다.

부산시는 김해공항 확장안이 문제가 많다는 결론이 나오면 가덕신공항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해 최북단 인천 백령도에 소형 공항을 건설하는 사업도 정부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장기간 난항을 겪고 있다.

2016년부터 옹진군 백령면 솔개간척지 25만4천㎡ 터에 추진중인 백령공항 건설 사업은 올해 5월 예비타당성 조사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전남 신안군 흑산공항도 국립공원 가치 훼손과 철새 보호 대책, 안전성 등의 문제로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2년 넘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 새만금공항 기본계획 수립중, 울릉공항 연내 착공할 듯…다른 공항사업과 대조
반면 새만금에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중인 새만금 신공항은 전북도민의 높은 기대 속에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이 수립 중이다.

신공항 예정부지는 군산공항 서쪽으로 1.3㎞ 떨어진 새만금 내부다.

새만금 신공항은 건설에 총 8천억원 정도가 투입될 예정이며 3.2km 길이의 활주로, 6만㎡ 규모의 계류장, 여객터미널(1만3천㎡), 화물터미널(1만2천㎡) 등을 갖출 예정이다.

울릉읍 사동항 일원에 6천633억원을 들여 건설하는 소형공항인 울릉공항도 지난해 12월 실시설계 적격자를 선정하고 현재 실시계획 인가 검토와 환경영향평가·산지 전용에 대한 관계기관 협의, 기본계획 변경 협의가 진행 중이다.

도는 하반기에 실시계획인가를 거쳐 올해 안에는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025년 12월 준공해 2026년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창수, 최영수, 이승형, 장덕종, 손현규, 고성식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