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지만 괜찮아' 조용 작가 "인생에 혼재된 코믹·멜로·스릴…장르 결합으로 녹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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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K드라마 돌풍' 이끈
지난 9일 종영한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사진)는 7일 넷플릭스 글로벌 종합 순위 6위에 올랐다. 한국 드라마로는 역대 최고 순위다. 아시아 7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페루 호주 등 27개국에서 10위권에 들었다. 다양한 장르의 혼합으로 해외 시청자들로부터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집필한 조용 작가는 18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인생에도 코믹, 멜로, 휴먼, 스릴이 혼재돼 있듯 드라마에도 여러 장르를 결합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며 “장르가 탈바꿈되는 과정이 잘 연결만 된다면 장르의 혼재는 꽤 매력적인 장치”라고 말했다.
조 작가는 2017년 K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저글러스’로 데뷔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두 번째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병동 보호사 강태(김수현 분)와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로 사랑의 감정을 잃은 동화 작가 문영(서예지 분),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강태의 형 상태(오정세 분)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아무리 감정이 없는 사람도 외로움을 느낀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외로움을 채워줄 온기를 찾아 더듬는 게 인간의 본능이라는 얘기죠. 온기를 찾아 힘겹게 뻗어오는 손을 부디 외면하지 말고 잡아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작품에 담고 싶었습니다.”
이야기는 주로 정신병동을 배경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다 보면 환자와 비환자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이 세상엔 환자복을 입지 않은 환자가 훨씬 더 많지”라는 대사도 나온다. “그저 다수가 정상이 되는 건 이제 폭력이 되는 시대가 아닌가 싶어요. 누구나 ‘하자’가 있고 ‘안 괜찮기 때문에’ 서로 의지하며 살아야 하죠.”
작품에서 각 캐릭터는 긴밀하게 연결돼 상호 작용한다. “가장 보호받아야 할 인물처럼 보였던 상태가 타인을 포용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 강태의 헌신과 문영의 공감이 있었습니다. 강태가 자신의 자아를 찾기까진 형의 포용과 문영의 자극이 있었고, 문영이 잃어버린 감정을 되찾기까진 강태의 사랑과 상태의 순수함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결국 세 캐릭터는 유기적으로 얽힌 거대한 하나의 캐릭터인 셈입니다.”
정신병동의 수간호사 박행자(장영남 분)가 문영의 친어머니였다는 반전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모두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공감하는 듯 보였지만, 알고 보면 그들을 ‘약자’라고 비웃고 조롱하는 이중적 캐릭터가 필요했습니다. 그 악인이 자신도 똑같이 뒤통수를 얻어맞고 쉽게 나가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약자들이 뭉치면 거대해 보였던 어둠의 그림자도 한방에 물리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조 작가는 앞으로도 여러 성격을 띤 작품을 쓸 계획이다. “전 웃긴데 슬프고, 슬픈데 웃긴 이야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찌질해도 괜찮아’ 같은 웃기면서 슬픈 연애물과 비도덕적인 엽기 패밀리의 ‘모범 가족극’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조 작가는 2017년 K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저글러스’로 데뷔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두 번째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병동 보호사 강태(김수현 분)와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로 사랑의 감정을 잃은 동화 작가 문영(서예지 분),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강태의 형 상태(오정세 분)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아무리 감정이 없는 사람도 외로움을 느낀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외로움을 채워줄 온기를 찾아 더듬는 게 인간의 본능이라는 얘기죠. 온기를 찾아 힘겹게 뻗어오는 손을 부디 외면하지 말고 잡아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작품에 담고 싶었습니다.”
이야기는 주로 정신병동을 배경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다 보면 환자와 비환자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이 세상엔 환자복을 입지 않은 환자가 훨씬 더 많지”라는 대사도 나온다. “그저 다수가 정상이 되는 건 이제 폭력이 되는 시대가 아닌가 싶어요. 누구나 ‘하자’가 있고 ‘안 괜찮기 때문에’ 서로 의지하며 살아야 하죠.”
작품에서 각 캐릭터는 긴밀하게 연결돼 상호 작용한다. “가장 보호받아야 할 인물처럼 보였던 상태가 타인을 포용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 강태의 헌신과 문영의 공감이 있었습니다. 강태가 자신의 자아를 찾기까진 형의 포용과 문영의 자극이 있었고, 문영이 잃어버린 감정을 되찾기까진 강태의 사랑과 상태의 순수함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결국 세 캐릭터는 유기적으로 얽힌 거대한 하나의 캐릭터인 셈입니다.”
정신병동의 수간호사 박행자(장영남 분)가 문영의 친어머니였다는 반전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모두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공감하는 듯 보였지만, 알고 보면 그들을 ‘약자’라고 비웃고 조롱하는 이중적 캐릭터가 필요했습니다. 그 악인이 자신도 똑같이 뒤통수를 얻어맞고 쉽게 나가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약자들이 뭉치면 거대해 보였던 어둠의 그림자도 한방에 물리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조 작가는 앞으로도 여러 성격을 띤 작품을 쓸 계획이다. “전 웃긴데 슬프고, 슬픈데 웃긴 이야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찌질해도 괜찮아’ 같은 웃기면서 슬픈 연애물과 비도덕적인 엽기 패밀리의 ‘모범 가족극’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