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전 항암제 치료받는 게 재발 막는 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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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인터뷰 - 백선경 경희대병원 종양내과 교수
국내 유방암 환자 10년간 2배 급증
검진자 90%는 수술 가능한 시기 발견
미세하게 남은 암세포 제거 노력 필요
국내 유방암 환자 10년간 2배 급증
검진자 90%는 수술 가능한 시기 발견
미세하게 남은 암세포 제거 노력 필요
“반응이 좋은 표적 치료제와 호르몬 치료제가 개발되고 국가 암검진으로 유방암을 조기 발견해 국내 유방암 5년 생존율은 주변 선진국보다도 높습니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 다양한 암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쓸 수 있는 것도 영향을 줬죠. 암이라는 단어가 주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좌절하지 말아야 합니다.”
백선경 경희대병원 종양내과 교수(사진)는 “유방암을 극복하기 위해 환자와 가족 모두 희망을 잃지 말고 용기를 가져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백 교수는 항암제 등을 활용해 유방암 환자를 치료하는 종양내과 의사다.
국내 유방암 환자는 10년간 2배 넘게 증가했다. 검진자가 늘면서 환자 90% 정도는 수술 가능한 시기에 발견된다. 수술은 유방암을 근치적으로 치료하는 핵심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유방에 미세하게 남은 암세포까지 제거해 재발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시행하는 것이 보조치료다. 비교적 초기로 진단돼도 유방암 세포가 혈액 속에서 발견되는 등 수술을 통해서는 암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백 교수를 통해 유방암 보조치료로 활용되는 항암치료 등에 대해 알아봤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백선경 경희대병원 종양내과 교수(사진)는 “유방암을 극복하기 위해 환자와 가족 모두 희망을 잃지 말고 용기를 가져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백 교수는 항암제 등을 활용해 유방암 환자를 치료하는 종양내과 의사다.
국내 유방암 환자는 10년간 2배 넘게 증가했다. 검진자가 늘면서 환자 90% 정도는 수술 가능한 시기에 발견된다. 수술은 유방암을 근치적으로 치료하는 핵심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유방에 미세하게 남은 암세포까지 제거해 재발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시행하는 것이 보조치료다. 비교적 초기로 진단돼도 유방암 세포가 혈액 속에서 발견되는 등 수술을 통해서는 암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백 교수를 통해 유방암 보조치료로 활용되는 항암치료 등에 대해 알아봤다.
▷유방암 수술 보조치료에는 어떤 것이 있나.
“항암제·표적·호르몬 치료 등 전신 치료와 유방의 국소 재발을 줄이기 위한 방사선 치료 등이 있다. 항암제 치료는 조기 재발을 줄이는 목적으로 시행한다. 대개 3년 안에 재발하는 암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항암치료 대상은 병기와 아형에 따라 다르다. 수술 환자의 50% 안팎에게 시행한다. 그동안 항암제 치료는 수술 후 보조적 치료를 하는 보조화학요법을 주로 시행했다. 최근에는 암 덩어리가 너무 크거나 수술 범위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수술 전 선행화학요법을 시행하는 추세다. 수술 전후 시행하는 선행 또는 보조항암치료는 수술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재발을 줄이는 데 큰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유방암 환자 항암치료는 어떻게 진행하나.
“대개 치료기간이 정해져 있다. 유방암은 보통 3주 간격으로 4~8번 진행해 3~6개월 정도 시행한다. 환자의 병기, 종양 크기, 림프절 양성 여부, 유방암의 아형(호르몬 수용체 양성·HER2 수용체 양성·삼중음성 유방암), 재발 위험도 등에 따라 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이고 림프절 음성인 조기 유방암 환자 중 재발 위험이 낮으면 보조항암치료를 시행하지 않기도 한다. 다만 이들 환자의 재발 위험을 판단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는데 국내에서는 유전자 검사를 해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비용도 비싸 모든 환자에게 시행하는 데는 제한이 있다.”▷선행화학요법은 아직 낯선 개념이다.
“수술 후 보조화학요법은 암세포를 수술로 제거한 뒤 남은 미세 암을 항암제로 박멸한다. 선행항암요법의 장점은 암세포 크기를 줄이고 항암제에 대한 치료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종양이 줄면 전절제가 필요한 환자는 수술 범위가 줄어 보존술을 시행할 수 있다. 선행화학요법에 쓰는 항암제는 수술 후 보조화학요법에 활용했던 항암제와 같은 약제다. 유방암 환자의 암 재발률과 생존율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수술 전 선행화학요법을 시행하고 수술받은 환자와 수술 후 보조화학요법을 시행한 환자의 원위 재발률과 생존율에는 차이가 없었다.”▷어떤 환자에게 시행하나.
“암 덩어리를 줄일 필요가 있는 환자다. 암 덩어리가 크거나 암이 여러 군데 있어 전절제술 대상이 되는 환자에게 시행한다.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도 시행한다. 재발에 대한 예측이 필요한 림프절 양성 환자 중 표적치료제가 개발돼 완전 관해율이 높은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유방암 아형 중 예후가 비교적 나빠 선행요법 후 보조항암치료 대상이 되는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가 주요 대상이다.”▷장점은 뭔가.
“수술 전 항암제 치료를 하면 암 덩어리가 있는 상태에서 항암제를 쓰기 때문에 항암제에 대한 감수성을 수술로 제거한 암 덩어리를 통해 판별할 수 있다. 항암제 치료 반응이 좋으면 아형에 따라 다르지만 6~60%까지 병리학적으로 완전 관해를 보인다. 병리학적 완전 관해는 유방암 예후를 예측하는 인자가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유방암은 병기에 따라 재발률과 생존율이 다른데 같은 병기에 진단돼도 병리학적으로 완전 관해에 이른 환자 재발률은 완전 관해에 이르지 못한 환자보다 현저히 낮다. 생존율도 높다. 최근에는 이 때문에 수술 전 선행화학요법이 주목받고 있다.”▷국내에선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아 가임력 보존 치료도 중요하다.
“생리하는 환자 대부분이 항암치료 중 생리가 불규칙해지거나 생리를 하지 않는다. 가장 확실한 치료는 항암치료 전 난자를 채취해 보관하는 방법이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유방암 환자는 배란 유도를 위한 호르몬 치료가 유방암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배란 채취에 시간이 걸리는 등 현실적 제한이 있다. 흔히 시행하는 방법은 난소 기능을 떨어뜨려 배란을 억제하는 약제를 항암치료 동안 사용하는 방법이다. 가임력을 높일 수 있고 한 달에 한 번 피하주사 투약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많이 시행한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