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들다"…숨진 택배기사가 새벽 4시에 남긴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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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사망 사고…올해만 10번째
"집에 가면 새벽 5시, 너무 힘들다" 토로
'근무 환경' 개선 필요성 목소리
"집에 가면 새벽 5시, 너무 힘들다" 토로
'근무 환경' 개선 필요성 목소리
또다시 택배기사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만 10번째다.
지난 12일 한진택배 동대문지사에서 일하던 30대 노동자가 숨졌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해당 택배기사가 평소 지병이 있었다는 점과 업무 처리량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는 것을 근거로 들며 과로사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택배기사가 새벽 4시께 "너무 힘들다. (일부) 물량을 안 받으면 안 되겠냐"는 내용의 문자를 남긴 뒤 나흘 만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로사 여부를 더 명확히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조 측은 김씨가 하루 200~400여건을 배송한 것을 근거로 들면서 "명백한 과로사"라고 주장한다. 또 "김씨가 평소 아무런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과로사를 부인하는 사측의 입장을 전면 반박하고 있다.
이어 노조 측은 배송 건수와 더불어 배송 시간을 고려해야 김씨의 노동 강도를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진택배는 CJ대한통운보다 물량이 적어 상대적으로 배송구역이 넓은데, 이를 고려하면 200건을 배송한다고 해도 총 배송 시간은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300~400건에 맞먹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노조가 확보한 김씨의 카카오톡 메시지에 따르면 김씨가 지난 7일 배송한 물량이 400건을 넘었을 뿐만 아니라. 근무 종료 시각도 새벽 5시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일 새벽 4시 28분께 작성된 메시지에서 고인은 "오늘 420개 들고 다 치지도(처리하지도) 못하고 가고 있다. 집에 가면 5시"라며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또 물건 정리해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고인은 "16번지 (물량을) 안 받으면 안 되겠냐. 어제도 새벽 2시에 집에 도착했다"며 "형들이 제게 '돈 벌어'라고 하는 것은 알겠지만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8월에 고용노동부 장관과 택배업계가 모여서 심야 배송 금지를 포함한 공동선언을 했는데 말뿐이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며 "김씨는 남들 다 쉬는 한글날에도 근무했을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오후 3~4시까지 분류작업을 하고 나서야 배송을 시작해 밤늦게까지 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진택배 측은 "국과수 부검 결과 고인은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정됐다"고 말하며 과로사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사측의 발표에도 최근 택배기사들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근본적인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김원종씨(48)가 배송 작업 도중 가슴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으며, 12일 경북 칠곡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인 20대 장모씨가 숨을 거뒀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지난 12일 한진택배 동대문지사에서 일하던 30대 노동자가 숨졌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해당 택배기사가 평소 지병이 있었다는 점과 업무 처리량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는 것을 근거로 들며 과로사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택배기사가 새벽 4시께 "너무 힘들다. (일부) 물량을 안 받으면 안 되겠냐"는 내용의 문자를 남긴 뒤 나흘 만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로사 여부를 더 명확히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택배기사 "집에 가면 5시, 너무 힘들다" 토로…노조 "명백한 과로사"
19일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에 따르면 한진택배 서울 동대문지사 소속 김모씨(36)는 지난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가 연락도 없이 출근하지 않자 동료가 자택으로 찾아가 김씨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1년 3개월 간 택배기사로 근무했다.노조 측은 김씨가 하루 200~400여건을 배송한 것을 근거로 들면서 "명백한 과로사"라고 주장한다. 또 "김씨가 평소 아무런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과로사를 부인하는 사측의 입장을 전면 반박하고 있다.
이어 노조 측은 배송 건수와 더불어 배송 시간을 고려해야 김씨의 노동 강도를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진택배는 CJ대한통운보다 물량이 적어 상대적으로 배송구역이 넓은데, 이를 고려하면 200건을 배송한다고 해도 총 배송 시간은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300~400건에 맞먹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노조가 확보한 김씨의 카카오톡 메시지에 따르면 김씨가 지난 7일 배송한 물량이 400건을 넘었을 뿐만 아니라. 근무 종료 시각도 새벽 5시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일 새벽 4시 28분께 작성된 메시지에서 고인은 "오늘 420개 들고 다 치지도(처리하지도) 못하고 가고 있다. 집에 가면 5시"라며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또 물건 정리해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고인은 "16번지 (물량을) 안 받으면 안 되겠냐. 어제도 새벽 2시에 집에 도착했다"며 "형들이 제게 '돈 벌어'라고 하는 것은 알겠지만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8월에 고용노동부 장관과 택배업계가 모여서 심야 배송 금지를 포함한 공동선언을 했는데 말뿐이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며 "김씨는 남들 다 쉬는 한글날에도 근무했을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오후 3~4시까지 분류작업을 하고 나서야 배송을 시작해 밤늦게까지 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고인의 노동 강도는 낮은 수준" 사측 해명에도…근무 환경 개선 목소리
이에 한진택배 측은 "8일 고인이 맡았던 물량은 300가량"이라며 "평소 고인은 다른 택배기사보다 조금 낮은 수준인 200개 내외의 물량을 담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이어 한진택배 측은 "국과수 부검 결과 고인은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정됐다"고 말하며 과로사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사측의 발표에도 최근 택배기사들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근본적인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김원종씨(48)가 배송 작업 도중 가슴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으며, 12일 경북 칠곡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인 20대 장모씨가 숨을 거뒀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