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살 美 '풀드포크', 장조림처럼 손으로 찢어 샌드위치에 넣어 먹죠
소주를 곁들이는 삼겹살 구이, 김장 김치와 함께 먹는 수육 등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돼지고기 요리다.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돼지고기 요리를 즐길까.

중국엔 ‘동파육’이 있다. 항저우 전통 요리로 소동파가 즐겨 먹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삼겹살 부위를 지방과 살코기 덩어리째 삶아 간장과 굴소스, 팔각 등의 양념을 넣어 졸인다. 조리 후 두툼하게 잘라 청경채와 함께 먹는다.

독일 요리로는 족발과 비슷한 ‘슈바인스학세’가 유명하다. 독일 남동부 바이에른주의 전통 음식. 돼지 앞다리로 만든 독일식 족발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 맥주 안주로 일품이다. 물에 맥주를 넣어 돼지고기를 삶는다. 새우젓 대신 독일식 김치인 사우어크라우트나 크뇌델을 곁들인다. 사우어크라우트는 양배추를 발효해 만든 피클, 크뇌델은 감자와 밀가루 빵 등을 뭉쳐 익힌 메뉴다.

이탈리아식 ‘포르케타’는 고대 로마시대 때 시작된 음식이다. 껍질은 바삭하고 속은 지방과 살코기가 층을 이뤄 부드럽다. 소금, 후추로 간을 한 통돼지를 마늘과 허브 등 각종 향신료로 속을 채워 꼬챙이에 끼워 굽는다.

미국식 ‘풀드포크’는 돼지 어깨살에 바비큐 소스를 발라 긴 시간 익힌 뒤 결대로 찢어 만든 요리다. 햄버거와 샌드위치의 속재료로 많이 쓴다. 10시간 이상 100~135도의 낮은 온도에서 간접적으로 열을 가해 훈연한다. 부드럽게 익기 때문에 장조림처럼 칼을 대지 않고 손으로 찢어서 먹을 수 있다.

일본 요리에서도 돼지고기는 빠지지 않는 식재료다. 차슈가 대표적이다. 요리 고명에 자주 사용되는 차슈는 원래 중국 음식으로 광둥 요리가 원조다. 고기를 덩어리째 재워 삶고 굽는데 일본식은 간장과 맛술, 정종 등에 생강, 마늘, 산초를 넣는다. ‘쇼가야키’로 불리는 돼지고기 생강구이는 일본 가정식의 대표적인 메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