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원정대'로 본 언니 전성시대 … 여성작가 8명의 '언니 믿지?'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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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를 믿느냐고? 당연하지, 언니인데!"
'언니 믿지?(폴앤니나)'는 여성연대를 이야기하는 단편소설 여덟 편을 엮은 소설집이다. 김서령, 최예지, 송순진 소설가 등 여덟 명의 작가는 이 땅에서 여성들이 연대하고 어울리고 위로하는 세상을 발랄하고 또 잔잔하게 그려냈다.
지금 이 시대, 대한민국을 사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 절절하게 고민하고 열망했을 <여성연대>. 한국의 여성 소설가들은 어떤 식의 여성연대를 꿈꾸고 있을까. 그들의 소설 속에서 어떤 주인공은 씩씩하고, 어떤 주인공은 아득하고, 어떤 주인공은 유쾌하고, 어떤 주인공은 여태 어리바리하다.
할머니의 삶에서 여성의 삶을 끄집어내 복원하고(할머니는 엑소시스트_송순진), 이혼하고 돌아온 이웃집 딸을 위해 온갖 오지랖으로 빨래방 창업을 돕는다(언니네 빨래방_김서령). 친구의 실종된 딸을 찾으러 모든 것을 팽개치고 떠나기도 하고(안부를 물어요_윤화진), 자신의 존재가 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자궁으로만 집계되는 현실에 기막혀하기도 한다(에그, 오 마이 에그_김지원). 바람을 피우고도 뻔뻔한 언니의 남자친구를 처단하기 위해 자매가 싸움판을 벌이고(엄마한텐 비밀이야_최예지), 디지털성범죄를 저지른 아들을 엄마가 제손으로 신고한다(한 사진관_정여랑). 비혼여성이라 당연히 돌봄노동을 도맡게 되는 현실이 그려지는가 하면(우리들의 방콕 모임_이명제), 그래야 하는 이유도 모르면서 완벽한 식탁을 차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도 한다(완벽한 식사_임혜연).
연대로 인해 더 단단해지고, 연대로 인해 더 다정해지고, 연대로 인해 또 애잔해지고 눈물겨워지는, 우리 시대 언니들을 그려낸 소설집이다. 어쩌면, 이런 세상은 <판타지>일까? 아니었으면 좋겠다. 진짜 우리가 사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8인의 작가 중 이명제 작가는 "심하게 앓을 때마다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는 소설을 읽고 있었다. 부대끼는 사람들 속에서 아픈 것을 잊거나 더 아픈 이를 만나 같이 울거나 대책 없이 명랑해지곤 했다"면서 "이야기에는 언제나 끝이 있었고, 끝에 다가서면 새로운 무언가가 시작되었다. '언니 믿지?'가 이처럼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소설이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언니 믿지?(폴앤니나)'는 여성연대를 이야기하는 단편소설 여덟 편을 엮은 소설집이다. 김서령, 최예지, 송순진 소설가 등 여덟 명의 작가는 이 땅에서 여성들이 연대하고 어울리고 위로하는 세상을 발랄하고 또 잔잔하게 그려냈다.
지금 이 시대, 대한민국을 사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 절절하게 고민하고 열망했을 <여성연대>. 한국의 여성 소설가들은 어떤 식의 여성연대를 꿈꾸고 있을까. 그들의 소설 속에서 어떤 주인공은 씩씩하고, 어떤 주인공은 아득하고, 어떤 주인공은 유쾌하고, 어떤 주인공은 여태 어리바리하다.
할머니의 삶에서 여성의 삶을 끄집어내 복원하고(할머니는 엑소시스트_송순진), 이혼하고 돌아온 이웃집 딸을 위해 온갖 오지랖으로 빨래방 창업을 돕는다(언니네 빨래방_김서령). 친구의 실종된 딸을 찾으러 모든 것을 팽개치고 떠나기도 하고(안부를 물어요_윤화진), 자신의 존재가 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자궁으로만 집계되는 현실에 기막혀하기도 한다(에그, 오 마이 에그_김지원). 바람을 피우고도 뻔뻔한 언니의 남자친구를 처단하기 위해 자매가 싸움판을 벌이고(엄마한텐 비밀이야_최예지), 디지털성범죄를 저지른 아들을 엄마가 제손으로 신고한다(한 사진관_정여랑). 비혼여성이라 당연히 돌봄노동을 도맡게 되는 현실이 그려지는가 하면(우리들의 방콕 모임_이명제), 그래야 하는 이유도 모르면서 완벽한 식탁을 차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도 한다(완벽한 식사_임혜연).
연대로 인해 더 단단해지고, 연대로 인해 더 다정해지고, 연대로 인해 또 애잔해지고 눈물겨워지는, 우리 시대 언니들을 그려낸 소설집이다. 어쩌면, 이런 세상은 <판타지>일까? 아니었으면 좋겠다. 진짜 우리가 사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8인의 작가 중 이명제 작가는 "심하게 앓을 때마다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는 소설을 읽고 있었다. 부대끼는 사람들 속에서 아픈 것을 잊거나 더 아픈 이를 만나 같이 울거나 대책 없이 명랑해지곤 했다"면서 "이야기에는 언제나 끝이 있었고, 끝에 다가서면 새로운 무언가가 시작되었다. '언니 믿지?'가 이처럼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소설이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